요네자와 호노부,

이 작가를 처음 만난 건 우리 나라 첫 출간작인 인사이트밀이었다. 밀실 미스터리였는데, 흥미진진 하게 읽었다. 그 후 호노부 작품을 꽤나 읽었다. 이 작가 참 특이한 게, 한결같이 미스터리를 쓰지만, 주인공은 특정 세대가 아닌 십대에서 중년까지 다양하고, 빙과 같은 고전부 십대 미스터리물은 정확하게 십대에 맞춰 쓰고 있다는 것이다.

가볍게 미스터리물을 입문하는 십대들이 읽을 수 있는 수준으로 맞춰 글을 쓰는, 작가의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휘발성처럼 가볍고 십대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평이한 사건들. 빙과나 소시민 시리즈를 읽고 작가의 수준이 겨우 이 정도밖에 안되나?! 라고 수준을 낮게 보다가,

왕과 서커스, 부러진 용골, 추상오단장 같은 작품들은 스케일도 크고 웅장하다. 추상오단장 같은 경우 단편집이지만, 꿀꺽 삼키기 어려운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경향이라는 게 있는데, 작가 자신의 작품을 쓸 때 작품성이 상중 수준을 다 맞출 수 있다는 것은 작가의 글쓰기가 노련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일본작가들이 이야기의 재미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고, 작가의 현실 비판이나 정치관여도 낮아 어떨 땐 그게 아쉽긴 하지만, 이야기만의 재미라는 점에서 볼 때 호노부도 히가시노 게이고 정도로 비견 될 수 있지 않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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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1-03 2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아이가 좋아해서 애니로 봤었습니다. 주제가랑 삽입된 클래식이 좋았던 ㅎㅎ 작가분이 다른 책도 많이 쓰셨군요

기억의집 2022-01-03 23:27   좋아요 1 | URL
다작이예요. 일본 작가들은 꾸준히 이야기를 만들어 내더라구요. 지치지도 않나봐요. 저도 아들이 빙과 좋아해서 만화로도 소설로도 읽었는데.. 애니도 있군요!!

물감 2022-01-03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과는 영 시시해서 고전부 시리즈는 안 읽게 되더라고요. 인사이트 밀은 재밌게 읽었어요🙂 노련한 작가란 말에 공감합니다~

기억의집 2022-01-03 23:44   좋아요 1 | URL
고전부 시리즈 소시민 시리즈 다 딱 십대들에게 맞춰져 있어서 본격미스터리물 지향하는 독자로서 시시하죠. 이거 뭐야!!! 싶더라구요. 그런데 또 왕과 서커스나 부러진 용골은 정성 드려 써서.. 헷갈렸던 작가였어요. 지금은 좀 멀리서 바라보니 작가 자신이 중경을 다 쓸 수 있는 작가처럼 느껴지네요. 꾸준히 쓰는 게 작가의 완성 같습니다~

stella.K 2022-01-04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런 거 알려주시는 기억님 넘 고마운데
그 웅장하고 스케일 큰 작품들은 거의 절판이네요.
진작 읽어 볼 걸...ㅠ

기억의집 2022-01-04 19:31   좋아요 1 | URL
ㅎㅎ 중고 있지 않나요? 전 중고책 잘 안 사는데.. 생각보다 중고가격이 새책이랑 그렇게 차이가 안 나서 중고는 안 사거든요, 알라딘 중고 서점에 구경 갔다가 사서 읽었거든요. 읽으면 지네 나라 걱정이나 해랴.. 이런 생각 드는 작품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