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작 듄,은 데이비드 린치의 듄, 이후 거의 이십칠년만에 만들어졌다. 한달 전인가 딸애가 듄,을 보고 와서 나랑 한번 더 보러 가자고 했지만 그다지 댕기지 않아서 사양했다.
나이가 드니 책은 읽어도 영화는 보기 힘들다. 이십대때 컬트영화나 b급영화들, 아주 오래된 서구 영화나 장뤽 고다르같은 프랑스 흑백 영화를 보기 위해 찾아다녔던 열정은 이제 사라지고 없다. 언제부터일까? 영상 보는 게 힘들어진 게.
지금 찾아보니 린치의 듄이 1984년에 만들어졌지만, 정작84년에는 우리 나라에 개봉하지 않었던 것으로 안다. 린치 감독의 블루벨벳과 트윈 픽스의 화제에 힘입어 90년대에 개봉했었을 것이다. 비디오 전성기때라 아마 업계에서는 듄, 이 어느 정도 흥행하지 않을까하는 기대치가 있을 것이고.
그 때 나는 트윈 픽스의 괴상함에 듄,을 보러 갈 생각도 없었고, 린치 감독은 내 정서에 딱히 맞는 감독은 아니다라고 어렴풋 느꼈다. 트윈 픽스 이후, 더 이상 그의 작품을 찾아보지 않었다.
오히려 나는 심리적 공포를 담백하게 묘사한 존 카펜터쪽이 나한테 더 맞고 재밌게 봤다. 존 카펜터 영화들 언제 영화제 안 해 주려나!!! 같은 레벨의 b급 감독이라도 난 존 카펜터의 공포와 미스터리, 코믹은 군더더기가 없어서 리메이크해도 본전은 뽑을 것 같다.
90년대 영화 담론을 지배했던 정성일 평론가의 평에 지배 당했던 터라 블루벨벳과 트윈 픽스를 뭔가 대단한 작품쯤으로 여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현학적이고 의미 없는 사유 놀이의 글들이 왜 그리 멋있어 보였는지. 지금은 부질없는 의미 놀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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