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배신 - '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워킹 푸어 생존기 바버라 에런라이크의 배신 시리즈
바버라 에런라이크 지음, 최희봉 옮김 / 부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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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시간 52시간이 적어, 사업자나 노동자들이 불만스러워 한다는 기사에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지난 5년간 포장 알바와 편의점 알바를 했는데, 포장 알바는 장사가 잘 되는 사업체여서 월요일경우 13시간까지, 화요일 경우 9시간, 10시간까지 일하곤 했었다.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량은 월화가 가장 많고 수요일부터 줄어들기 시작해서 금요일에는 그다지 주문량이 많지 않아 일찍 끝나곤 했었다.

노동자의 일일 노동 시간은 휴게시간 1시간을 뺀 8시간이고 주 40시간 일한다. 대한민국 노동법은 주 52시간을 넘지 못한다. 만약에 보통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일하면 퇴근 시간은 6시이지만, 52시간 풀로 일할 경우 1일은 10시에, 4일은 8시에 끝난다. 일 끝나고 집에 가면 노동 시간이 많은날은 11시, 아닌 날은 9시 정도다. 집에 가서 밥 먹고 잠시 티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거나 개인적인 일 보고 잠자고 일어나 출근 준비하는 쳇바퀴가 5일 동안 반복된다.

개인적으로 하루 13시간, 다음 날 9시간 정도 일해본 경험에 의하면 처음엔 큰 돈을 제법 만질 수 있어 견딜만 했다. 그 생활을 4년 가까이 한 후, 서서히 몸이 망가졌다. 제일 먼저 망가진 데가 다리였다. 족저근막염은 말할 것도 없고 다리가 욱신욱신 쑤셔서 견딜 수가 없었다.

노동 강도가 쎈 곳은 아니였지만, 결국 서서 작업하는 일이라 몸이 받쳐주질 못했고 개인적인 생활이 너무 없어 사년 만에 그만두었는데, 52시간도 부족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얼마나 강철인간일래, 52시간이 모자르다고 외치는 걸까?!!! 그들은 인생에서 아예 저녁있은 삶을 삭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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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12-02 0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전에 OECD국가중 우리나라보다 노동시간 긴 곳이 오직 한 나라 멕시코라고 들었는데요, 지금 검색하니 코로나 사태에도 멕시코가 제일 노동시간 길다고. 아무튼 우리나라도 노동시간 너무 길어요.행복지수도 순위가 비슷한게 저는 두가지가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의집 2021-12-02 07:35   좋아요 1 | URL
물론 저 같은 경우는 성수기에 한정되서 13시간 9시간 이렇게 일해봤는데 월화의 노동 시간이 길면 일주일 내내 힘들더라구요. 돈 받으면 좋긴 한데.. 저녁이 있는 삶이 힘들었어요. 친구중에 한명이 미국에 일찍 정착해서 모텔업을 하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멕시코인들 고용하면 임금을 많이 안 줘도 서로 하겠다고 미국 내 최저임금파괴자들이라고 한 적 있어요. 꽤 오래된 일이라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맥시코 사람들은 미국까지 와서 고생하는구나 싶었어요. 멕시코나 남미쪽의 정치 불안은 그들의 행복도 다 앗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거서 2021-12-02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2시간 모자르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뒷조사를 해보면 거대한 조직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사업자 편에 선 노동자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아니면 정말 벌이가 절실한 사람이 있을 텐데 한 명이라도 목소리를 내면 윤색되기도 하구요.

기억의집 2021-12-02 07:43   좋아요 1 | URL
예전에 저 위에 언급한 인터넷 쇼핑몰에사 일할 때 한 엄마가 자기 남편도 52시간 너무 하다고 불만스럽다고 돈 더 벌고 싶은 사람도 있는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하길래, 8시간도 정시 퇴근하면 겨우 내시간 조금 갖는데 52시간 풀로 채우면 삶이 삶이 아니다 보통 집에 가며 9시 10시일텐데 애들하고 말할 시간도 없겠다 이랬는데도 정부에 불만스러워 하긴 했어요. 52시간을 시간의 덩어리로 봐서 얼마 안 되는 것 같이 보이지 막상 요즘처럼 저녁 있는 삶을 강조하는 흐름에선 52시간 노동 시간도 많다고 봐요. 사무직도 힘들지만 육체 노동은 진짜 몸이 부서질텐데… 그리고 제가 저 단순노동하면서 느낀 건데 정말 일이 많을 땐 9시에 가서 저녁 10시에 끝나곤 했는데 최저 임금만 받어요. ㅠㅠ

stella.K 2021-12-02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기억님 못 보는 동안 정말 열심히 사셨군요. 족저근막염은 정말 최악이더군요. 그건 중년이라면 흔히 걸리는 병이기도 하고. 지금은 어떤가요? 그래서 정형외과가 그렇게 잘 되는가 봅니다. 우리동네만 해도 세 네군데쯤있더군요. 진짜 그렇게 일하다가 번돈 병원에 다 바치게 생겼어요. 몸 보호하시길.😔

기억의집 2021-12-02 12:01   좋아요 1 | URL
열심히 살었다기 보다 학비 대기 바쁜 것 같은 … ㅎㅎ 저의 나이에 그럴듯한 직업은 하늘에 별따기고… 이런 육체노동을 하게 되는데 힘들었지만 아줌마들하고 재미있기도 했어요 ㅎㅎ 지금은 치료 받어서 많이 좋아졌어요~

icaru 2021-12-02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생한 현장의 언어인 것 같아서 경건한 마음까지 드는 글이어요~~ 치료받고 다리 많이 좋아지셨다니까, 다행인데! 아무튼 5년을 하셨다니 우아! 연초에 까대기라는 만화를 읽었었는데, 택배 상하차 일을 하는 내용을 다룬 만화였는데, 쫌 훈훈했거든요. 그 만화도 생각나고 그러네요!
학비 대기 바빴다는 말씀에도 뭉클~~ 뭐 저역시 그러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요 ㅎㅎㅎ

기억의집 2021-12-02 21:18   좋아요 0 | URL
지금은 많이 좋아졌고 대신 이렇게 날이 추워지면 걷다가 다리는 꺽여지더라구요 ㅠㅠ 나이는 못 속이는 것 같어요 !!

저의 아들이 택배 상하차 한번 하고 다시는 안 하던데.. 엄청 빡세다고 하루 일하고 며칠 힘들다고 뭐라뭐라 하더라구요.

사실 지금도 뭔가 해야하는데 이러고 있어요 요즘은 될대로 되라는 식입니다. 다들 그럴 것 같아요. 이카루님 끝까지 버티세요. 저의 남편도 버티고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