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느질 수다 에디션L 1
천승희 지음 / 궁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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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임신하고 어떤 태교를 할까 알아보던 중 마음을 사로잡은 건 퀼트였다. 알록달록 예쁜 천들을 손바느질로 이어 붙이면 작품같은 결과물이 탄생했고 무엇보다 핸드메이드가 전해주는 느낌이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이다. 회사 퇴근 후 잠이 들 때까지 바늘을 놓치 않았고 아이 출산일에 맞춰 예쁜 이불을 완성하려 애썼던 시간들이 어느새 추억 속에 곱게 저장되었다. 아이는 성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 이불은 이불장 깊숙한 곳에 곱게 개어 있다. 첫 애에 이어 둘째까지 잘 덥고 자랐다. 그 당시 바늘을 잡았던 나의 마음은 모성애로 가득찬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


바늘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과의 연대도 좋았다. 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선생님과 수강생들뿐 아니라 동대문 종합상가 퀼트 부자재를 판매하던 사장님과도 잘 지냈다. 우리 사이엔 바늘과 실, 천으로 만들어진 끈끈한 연대감이 있었다. 지금도 내가 만들었던 가방, 소품들을 버리지 못하고 간직하고 있다. 비록 낡고 유행 지난 것들이지만 나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며 함께 하니 더 애착이 간다.


이번에 읽은 책 < 나의 바느질 수다>는 나보다 더 오랜 세월 바느질과 함께 살아온 천승희 작가의 한 땀 한 땀 인생이 담겨 있다. 스트레스와 문제, 고민으로 무거운 삶 속에서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바느질이었다. 바느질로 인생의 응어리를 풀고 실마리를 찾아가는 모습에서 누구보다 바느질을 사랑하고 아끼는 그녀를 만날 수 있다.

책에서는 시침질, 홈질, 박음질, 감침질로 나눠 이야기가 전개된다. 어머니와의 애틋한 추억, 두 딸을 바느질로 만들어 입혔던 옷과 인형 이야기와 함께 9살에 바느질을 시작해 수많은 옷과 물건들을 만들면서 함부로 버리지 않고 소유를 소중히 여기는 단정한 마음에 대해 만날 수 있었다. 모두가 함께 모여 수다 떨며 바느질을 할 수 있는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그 여정을 떠나는 그녀의 손이 참 예쁘다. 아끼고 만들고 가치를 세워 나가는 그 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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