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코리아 2019

트렌드 코리아 2019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9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8년 10월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나름의 의식이 있다. 다이어리를 준비하고, 대청소를 하고, 새해를 잘 시작하게 해주는 여러 용품들을 구매한다. 그리고 계획도 세워본다. 꿈도 꿔본다. '올해는 이렇게 살아봐야지..' 그리고 다소 강한 톤의 자기계발서와 트렌드코리아 책을 꼭 읽는다. 나만의 의식은 그렇게 몇 년 동안 습관처럼 행해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나는 [트렌드코리아 2019]를 샀고 읽으면서 다가올 새해엔 이런 것들이 대세고 유행이고 알아야 하는 것들이구나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트렌드코리아 2019는 '모두에게 돼지꿈을' 주기 위해 부제를 piggy dream'으로 정했다. 황금돼지해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것이 또 있을까? 서울대 소비트렌트 분석센터의 2019년 전망을 한 권의 책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이 책은 10가지 소비트렌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무엇이 중요하고 가치있으며 알아야하는 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황금돼지해가 도래하면서 많은 이들은 기해년의 밝은 미래를 꿈꿨다. 침체된 내수경기가 회복되고 돼지처럼 잘 먹고 잘 사는 삶을 기대하였다.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되돌아보니 작년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할 수도 있겠다.

따뜻한 컬러인 '피치핑크'가 올해의 컬러가 되어 인테리어, 화장품, 심지어 책표지까지 뒤덮고 있다. 내 립스틱도 벌써 여러 개가 피치핑크 색상이다.

2019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이미 많은 키워드들의 강력한 힘을 느껴볼 수 있다. 개인화된 1인가구화가 증가하면서 원자화된 형태에서 지가만의 기준으로 소비하고 스스로를 지켜내는 나나랜드 소비자들, 고객이 왕인 시대를 지나 매너소비자의 역할이 커지는 현실, 개체로서의 정체성을 재모색하는 새로운 밀레니얼 가족 관계, 환경을 필수로 여겨야 하는 필환경 시대, 인공지능을 넘어선 데이터 지능의 기술, 마케팅을 넘어 컨셉팅을 해야 하는 신개념의 공간인 카멜레존의 주목, 신세대가 열광하는 뉴트로, 소셜 인플루언서들의 세포마켓, 감정 표현조차 대리인을 찾아야 하는 감정대리인까지 10가지 키워드를 통해 알아본 트렌드는 지금 이 시대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는 2018년도 10대 트렌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작년 한 해 우리가 느꼈던 트렌드 상품들엔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제시된 10가지를 확인해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정말 딱 맞는 것들만 골랐다. 가정식 대체상품, 관찰예능, 굿즈, 근거리 단기여행, 방탄소년단, 베틀로얄 장르게임, AI 스피커, 키오스크, 팻 관련 용품 및 서비스, 홈뷰티가 그 주인공들이다.

올 해 트렌드 중에서 '컨셉을 연출하라' Play the Concept은 가성비나 품질보다 컨셉이 화두가 된 이 시대의 이야기를 잘 들려주고 있었다. 나부터도 컨셉러라고 불리울 정도로 컨셉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셀카 한 장을 찍어도 특별한 상황이어야 하는 디지털 세대의 민감함에 컨셉만큼 명쾌한 해답은 없다. 이제 마케팅하지 말고 컨셉팅하라는 말이 공감 백배로 다가온다.

"1인 1마켓의 시대,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는 셀슈머의 탄생은 시장의 세포분열을 촉진시키며 새로운 유통혁명을 불러오고 있다"

"레트로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지난날의 향수에 호소하는 것이라면, 뉴트로는 과거를 모르는 1020 세대들에게 옛것에서 찾은 신선함으로 승부한다. 뉴트로 감성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는 모자람이 주는 충족감, 불안전함이 갖는 미학에 매력을 느끼며 낡고 보잘것없는 것에서 정신적 충족감을 얻는다"

"카멜레존이란 특정 공간이 협업,체험, 재생, 개방, 공유 등을 통해 본래 가지고 있던 하나의 고유 기능을 넘어서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트렌드코리아는 읽을 때마다 지적으로 풍성해지는 느낌이 강하다. 무언가 알아야 할 내용을 발빠르게 캐치한 듯한 느낌에 뿌듯해지기까지 한다. 원리를 알고 공식을 접하면 쉽게 이해되듯이 트렌드를 알고 이 시대를 살아간다면 더 민감하고 편리하게 내 주변을 정리할 수 있다. 올해의 트렌드 중 나를 즐겁게 해주고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것들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