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의 기적 - 생각을 멈추고 여유를 찾는 뇌의 비밀
스리니바산 필레이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불과 몇 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멍 때리기의 효과는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성과위주의 과도한 몰입과 집중이 미덕이었던 시대를 지나 이제 적당히, 알아서, 정도껏 일하고 그외는 신경쓰지 말고 멍 때리는 시간을 가지며 사색을 하고 심심하게 살 것을 당부하는 것이다. 늘 무언가를 생각하고 끊임없이 멀티 태스킹을 요구받아왔기에 이런 변화는 짐짓 혼란스러웠다. 어디까지 심심해야 하고 어느 정도 공상에 빠져야 되는지 괜히 걱정스러웠다. 그러나 관련 책들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생각하고 우려한 것들은 결국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몇 주 전에 비슷한 컨셉의 책을 읽었던 터라 스리니 필레이의 [멍때리기의 기적]이 주는 신선함이 얼마나 될까 의구심이 들었다.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는 자만이었을까? 그러나 책의 첫 페이지를 펼치며 '아! 그동안 읽어왔던 류와는 조금 다른 컨셉이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버드대 정신과 의사이자 뇌 기반 기술 혁신가답게 스리니 필레이는 굉장히 지적으로 왜 우리가 멍때려야 하는지, 집중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풀어주고 있었다.

현대인들은 과잉 집중에 시달리고 있다. 과잉 집중하면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이 인생의 큰 문제로 돌아온다. 저자는 이 책의 핵심을 이렇게 말한다.
'세상을 클로즈업하는 관점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관점의 균형은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바로 '비집중 능력'을 발달시키면 된다.
여기서 말하는 비집중능력이 바로 멍때리기다. 우리에겐 다소 뉘앙스가 부정적인 어감이 있는 멍때리기는 사실 비집중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집중과 비집중을 통합해 새롭고 의식적인 리듬을 만들면 생산성, 창의성, 독창성을 발휘하거나 자신이 추구하는 전반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의견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저자는 비집중과 집중 사이를 마음대로 오간다면 스트레스와 위험을 관리하고 삶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 심오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관건은 우리에게 익숙한 집중 상태가 아닌 비집중 상태를 효과적으로 가지는 것이다.
'단호하고 노련하게 비집중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매일 실천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그 과정을 능동적으로 통제하거나 최소한 조종하는 방법을 설명할 것이다'
[멍때리기의 기적]에서는 다양한 방법과 사례로 비집중 상태를 습득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방랑이라고 하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는 것이 연상되는데, 책에서 마음방랑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마음방랑(mind wandering)은 공상보다 명백한 비집중 형태로서 분명한 기억과 흐릿한 기억을 캐내어 행동을 지적으로 향상시키는 훌륭한 방법이다. 마음방랑은 하던 일에 대한 생각도 접고 아무 곳에도 집중하지 않는 것이다.
비집중방법으로 소개된 마음방랑 이외에도 상상, 공상, 자기대화, 명상, 몸을 사용하기 등이 있다.

 

비집중을 습관화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일과 일상에서 벗어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행이나 휴가도 있겠지만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과 매 시간 짧게 휴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간 일정표에 자율시간을 정해 그 시간 만큼은 하고 싶은 일을 즉석에서 정해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겠다.
[멍때리기의 기적]에서는 비집중을 설명할때 뇌의 디폴트 모드에 대해 언급한다.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정교해지면 인지 건강을 향상시키고 행복을 증진할 뿐만 아니라 자신과 타인에 대한 민감성을 증진시켜 정신적 무용가가 된다는 말, 너무 멋지지 않는가?

 

가장 생산적인 행위인 마음 방랑과 공상, 자신을 용서하는 훈련, 복잡성을 수용하고 과감하게 도약하며 만지작거리고 낙서하고 비우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뇌 사용법을 터득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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