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요, 그런 마음
김성구 지음, 이명애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랫동안 읽어왔던 잡지가 있다. 물론 잡지를 좋아하는 내게 애독하는 잡지 수는 많지만 가슴이 따뜻해지고 싶을 때 읽는 잡지는 단 하나, '샘터'다. 샘터는 나와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다. 1970년 창간한 샘터는 출판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결호 없이 독자곁을 지키고 있다. 책을 좋아하기에 출판사 직원과 만나는 일이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그들은 나날이 안좋아지는 출판경기를 긴 한숨과 함께 토로하곤 했다. 국내 최장수 월간 교양지 샘터가 의미있는 이유다.

샘터를 펼치면 칼럼을 통해 독자에게 인사하는 이가 있었다. 발행인인 김성구가 그 주인공인데 매달 가슴 훈훈하면서 사람 냄새 나는 글로 샘터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이였다. 그의 책 [좋아요, 그런 마음]은 서툰 마음이 괴로울 때, 흔들리는 마음을 붙들고 굳은 마음을 풀어줄 좋은 마음 탐구기를 담고 있다. 그가 샘터의 칼럼을 통해 독자와 마음 등배지기를 했던 글들이 모아져 나온 책이다.
삶을 살면서 누구나 겪는 작고 소소한 에피소드, 구체적이면서도 꾸밈없는 내면을 닮는 글, 글 속에 담긴 반성과 자기성찰, 부끄럽지만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용기가 그의 글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떤 이의 글을 읽으면 그의 현학적인 자세에 부담스럽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너무 잘난 맛이 느껴져서 김이 빠지기도 하는데, 김성구 발행인의 글은 언제나 인생을 보듬고 쓰다듬으며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에너지가 있다.

책은 재밌는 그림 삽화가 함께 들어 있어 마치 그림책을 읽듯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이들과의 폭넓은 교류를 가지고 사는 그는 그것으로 인해 생각이 유연하고 틀에 박힌 삶을 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나도 모르게 꼰대와 같이 자신만의 틀에 갇혀 상대를 평가하고 잣대질 하는 경우가 많기에 그렇지 않게 사는 사람에겐 더 특별한 관심이 가진다.
"책을 읽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내가 그 책을 읽기 전과 후의 생각과 간접경험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아닐까요. 무한한 삶의 경험을 모두 본인만의 체험으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자신만의 좁은 세상에서 보다 넓고, 다양한 삶을 여행할 수 있는 책의 세상에 한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p140)

"이제부터 세월의 길목 길목마다 거울을 보는 대신 제 자신의 사진을 찍어볼까 합니다. 나는 지금 잘 늙고 있는가, 나는 지금을 똑바로 잘 살고 있는가. 이런 질문의 답을 그 사진 속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p174)
"완벽하지 못하더라도 저는 무엇인가 계속 도전을 하고 싶습니다. 그 끝은 여전히 알 수 없겠지만 그 과정에서 배움이 계속되고 성숙해질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를 위해 일단은 가볍게 출발해봐야겠지요."(p222)

누군가가 내 마음의 이야기를 듣고 "좋아요"라고 말하는 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바람이 생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