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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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가족'이라는 흔한 주제와 '타임슬립'이라는 흔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몰입감과 감동을 주던 소설. 어느 정도 예측을 하며 읽어나갔음에도 마지막에는 주르륵 눈물 흘리게 했던 소설. 너무 가까워 소홀하기 쉽고, 서로를 잘 안다고 생각해 오히려 더 오해하기 좋은 '가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어주던 소설이다.

 

청소년을 위한 소설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청소년을 위한 소설이라고 해서 꼭 청소년에게만 유익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이 소설도 그렇다.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에 치유되지 못한 채 웅크리고 있는 어린아이를 품고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소설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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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의 눈 + 어린 왕자 (문고판) 세트 - 전2권
저우바오쑹 지음, 최지희.김경주 옮김 / 블랙피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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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마다 깨닫는 것도, 다가오는 느낌도 다르다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나 역시 서너 번 읽어보았고, 읽을 때마다 『어린왕자』가 다르게 다가왔었다. 아주 어렸을 때 읽은 『어린왕자』는 그냥 재미있는 동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중학교 때 독후감 숙제로 읽은 『어린왕자』는 보아구렁이 그림을 통해 내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과 어른들은 역시나 바보라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안 그래도 사춘기가 시작되어 어른들에 대한 반항심이 막 생겨날 때라 나에게 『어린왕자』는 든든한 아군 같았다. 그리고 대학생 때 읽은 『어린왕자』는 여우를 통해 '그리움'이란 무엇인지 내게 알려주었다. 『어린왕자』는 이처럼 나에게도 읽을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던 책이었다. 그런 『어린왕자』를 한동안 잊고 지냈다. 바쁘다는 핑계도 있었고, 다른 새로운 책들을 읽어야 한다는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3번이나 읽었고(스치듯 읽은 것까지 합하면 어쩌면 그보다 더 많이 읽었을지도 모르겠다), 더는 『어린왕자』를 통해 내가 얻을 깨달음은 없을 거라는 오만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웬걸. 이번에 읽은 『어린왕자의 눈』을 통해 나는 내가 알지 못한 또 다른 모습의 『어린왕자』를 만나고 적잖이 당황했다. 그리고 이 당혹감은 『어린왕자의 눈』을 다 읽을 때까지 계속되었고 감히 『어린왕자』를 다 이해했다고 생각한 나 자신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어린왕자의 눈』은 홍콩의 정치철학자가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철학적으로 재해석한 책이다. 철학자가 쓴 책이라고 해서 어렵거나 딱딱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에세이처럼 술술 읽히는 책이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알아보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라고 외치며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알아보는 지혜를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통해 일러주고 있던 『어린왕자의 눈』은 동심과 자유, 고독, 길들여짐, 사랑과 우정 등 다양한 주제들을 철학적으로 쉽게 풀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어린왕자에게 장미의 소중함을 알려주면서 여우가 말했던 '길들여짐'에 대한 해석 부분이 굉장히 새로웠고, 그동안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이라 인상적이었다. 그 '길들여짐'을 통해 여우에게 어린왕자가, 어린왕자에게 장미가 어떤 의미인지 깨달을 수 있었고, 문득 내 인생의 장미와 여우는 무엇인지, 나는 지금 '길들여짐'을 통한 관계 맺기를 잘하고 있는지 내 인생을 돌아보게도 되었다.



여우가 말했다.
"우리가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면
우리 관계 속에서 하나밖에 없다는 것의
새로운 의미를 경험할 수 있어."

-p.75-




세상에 오직 하나뿐이라 생각했던 장미가 사실은 무수히 많은 장미들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 어린왕자에게 여우는 '길들여짐'을 통한 관계 맺음으로 그 장미가 어린왕자에게 여전히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장미임을 일깨워준다. 서로를 세심하게 돌봐주고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관계. 그런 관계 속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하나뿐인 존재가 되어간다. 사랑이든 우정이든 '길들여짐'을 통한 관계 맺기가 되지 않으면 결국 수많은 사람들 중에 그저 한 사람일 뿐이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길들여져야 한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인 것 같다.




반면 어린왕자는 힘들어하는 여우를 보며 미안한 감정을 느끼면서도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책임을 여우에게 떠넘겼다. 그럼에도 여우는 조금도 화내지 않고, 길들여짐에는 상처받는다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여우는 후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어린왕자가 '밀밭의 색깔'을 남기고 갔기 때문이다. 이번에 헤어지면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살아가야 하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기 힘들다 할지라도 '얻은 게 하나도 없는 게' 아니었다.

p.94-95


『어린왕자의 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존재는 여우가 아닐까 싶다. 나에게 '그리움'의 의미를 가르쳐주기도 했던 여우는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놓치면 안 되는지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존재였다. 그리고 가장 성숙한 존재이기도 했다. 여우는 '길들여짐'을 통한 관계 맺음에는 상처받는 것까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고 있노라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왕자에게 길들여달라 부탁한다. 그리고 어린왕자가 자신을 길들여 놓은 채 자신의 장미에게로 다시 돌아가겠다 했을 때, 여우는 화도 내지 않고 붙잡지도 않는다. 대신 앞으로는 밀밭의 색깔을 보면 어린왕자가 생각날 거라며 자신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말한다.


나는 그동안 누군가에게 길들여진다는 게 무서웠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고, 실컷 길들여졌는데 이별이라도 찾아오면 그 이별의 아픔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쿨하게 상대방을 보내주면 모르겠는데, 그럴 자신도 없었기에 결국 처음부터 거리를 두고는 했다. 그런데 여우는 그 아픔을 알면서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어린왕자에게 자신을 길들여달라 말한다. 그리고 자신을 길들여놓고 떠나는 어린왕자를 원망하지 않고 보내준다. 자신에게는 그리워할 누군가가 생겼고, 밀밭의 색깔을 보며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생겼으니 괜찮다면서 말이다. 나를 돌아본다. 나에게는 그런 그리움의 대상이 있는가. 나에게는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 있는가.



『어린왕자의 눈』을 읽으면서 『어린왕자』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정원 속 오천 송이 장미들처럼 생각해보지 못했던 존재들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면서 『어린왕자』에 담긴 숨겨진 의미를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직 『어린왕자』를 읽어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어린왕자의 눈』이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왕이면 『어린왕자』를 먼저 읽고 『어린왕자의 눈』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이 깨달으면서 자신이 깨달은 것과 비교하며 읽는 재미도 마음껏 누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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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달라진다 - 의지 따위 없어도 저절로 행동이 바뀌는 습관의 과학
션 영 지음, 이미숙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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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년에 다이어트 어플 '다노'의 대표가 『습관성형』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그리고 나는 그 책 제목을 따와 야심 차게 블로그를 통해 습관성형 프로젝트(?!)를 시작했었다. 다이어트 겸 나태해진 내 생활 전반을 고치기 위해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는 그러나 아쉽게도 끝마치지는 못했었다. 100일 동안 '하루 30분 책 읽기'를 하면서 독서하는 습관을 만든 후라 사실 습관성형도 거뜬히 성공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68일 도전으로 쫑이 나고 말았다. 포스팅이 귀찮다는 이유로 포스팅 작성을 한, 두 번 건너뛰기 시작했더니 결국에는 습관화하려고 했던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포스팅이 귀찮다면 다른 방법을 이용해 습관 만들기를 해보자 싶어 습관 만들기와 관련된 단톡방에도 가입을 해보았지만 포스팅보다 강제력이 떨어져 한 달도 못 채우고 나와버렸다. 그나마 습관홈트라고 해서 하루 10분 동안 3가지 습관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에 올해부터 참여하고 있는데, 간혹 빠지기는 했지만 이 프로그램 덕분에 하루 물 8잔 마시기와 플랭크 2분, 책 3p 읽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습관홈트는 정말 최소한의 양만을 정해놓고 하는 거라 예전처럼 다시 생활 전반을 고칠 수 있는 나만의 습관성형을 시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포기하지 않도록 단단히 준비하고 시작하자 싶어 습관과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다가 『무조건 달라진다』를 만나게 되었다.


『무조건 달라진다』는 SCIENCE라는 이름 붙인 행동 프로세스를 통해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7가지 심리적인 힘을 소개하고 있다. 이 7가지 힘은 자동 행동, 열정 행동, 일반 행동으로 분류되는 인간의 행동에 적용되어 우리가 행동을 바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기존의 습관 관련 책들이 의지와 열정에서 습관의 시작을 이야기했다면, 『무조건 달라진다』는 행동을 습관의 시작으로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기존 책들과 달라 신선했다.


몸에 습관 패턴을 새기는 7가지 힘 : SCIENCE

『무조건 달라진다』에서 강조하고 있는 SCIENCE는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Stepladder), 커뮤니티에 의지하기(Community), 우선순위 정하기(Important), 일을 쉽게 만들기(Easy), 뇌 해킹하기(Neurohacks), 매력적인 보상 주기(Captivating), 몸에 깊이 새기기(Engrained)를 의미(p.15) 한다.

1.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Stepladder) : 작은 단계에 집중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힘
2. 커뮤니티에 의지하기(Community) :
주변 사람 또는 모임을 적극 활용해 공유하고 싶은 것을 찾아 공유함으로써 함께 유지해 나가는 힘
3. 우선순위 정하기(Important) :
돈, 인간관계, 건강 등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정해 아주 작은 것부터 행동함으로써 그것을 계속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는 힘
4. 일을 쉽게 만들기(Easy) : 일을 단순하고 쉽게 만들어서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힘
5. 뇌 해킹하기(Neurohacks) : 지금 하는 행동이 뇌를 속여서 변화가 가능하다고 인식하게 만드는 힘
6. 매력적인 보상 주기(Captivating) : 포인트, 배지, 돈 같은 보상을 통해 특정한 활동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계속할 수 있게 하는 힘
7. 몸에 깊이 새기기(Engrained) : 반복을 통해 몸에 패턴을 깊이 새겨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힘



그렇다면, 이 7가지 힘을 이용해 어떻게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일까? 『무조건 달라진다』에 의하면, 인간의 행동은 대개 자동 행동(무의식적으로 하고 있는 행동), 열정 행동('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고 싶다'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열렬한 욕구가 있거나 그 행동에 대한 생각을 멈추기 어려운 행동), 일반 행동('새로운 취미나 외국어를 배우고 싶다'처럼 의도적, 계획적으로 하는 행동)으로 나뉜다고 한다. 이 행동 각각에다가 SCIENCE라고 이름 붙인 위 7가지 힘을 적용하면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우선, ① 바꾸고자 하는 행동이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확인을 한다. 그리고 나서 ② 해당 유형의 행동을 바꾸기 위해 7가지 힘 중 필요한 힘을 적용한다. 예컨대, 자각하지도 못한 채 커피를 마시는 행동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인 자동 행동에 해당하므로 7가지 힘 중 일을 쉽게 만들기, 뇌 해킹하기, 매력적인 보상 주기, 몸에 깊이 새기기를 이용(p.271) 하면 되는 것이다. 더불어 7가지 힘을 이용할 때는 최대한 많이 이용하되 7가지 힘을 항상 이용할 필요는 없다(p.264)고 조언한다. 7가지 힘을 언제 어떻게 이용할지를 이해하면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면서 말이다.



내 삶에 적용하기

저자는 바꾸고 싶거나 새로 만들고 싶은 행동의 유형을 먼저 파악한 뒤 7가지 힘 중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필요한 힘을 적용하라고 했지만, 아직 이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는 따라 하기에 다소 벅찬 면이 있기에 난 일단 행동 유형을 파악하지 않고 7가지 힘 중 행동의 사다리 만들기(Stepladder), 일을 쉽게 만들기(Easy), 매력적인 보상 주기(Captivating)를 습관성형을 다시 시작할 때 적용해볼까 한다.

 

 

 

 

① 사다리 만들기(Stepladder) : 그동안 최종 꿈만을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는데, 그러다 보니 그 꿈이 거창하고 너무 멀게 느껴져 포기하기 일쑤였다. 사다리 만들기(Stepladder) 힘을 이용해 앞으로는 작고 구체적인 목표 완수에 초점을 맞춰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해봐야겠다. 숲이라는 꿈을 꾸되 매일 내가 심어야 하는 나무에 더 집중을 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도록 해야겠다.
② 일을 쉽게 만들기(Easy) : 습관성형 중 커피와 군것질 안 하기가 있었는데, 이 역시 지켜지지 않기 일쑤였다. 그래서 나중에는 일주일에 몇 번 먹기 이런 식으로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늘 집에 커피와 군것질거리를 쌓아두고 있었기 때문에 끊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커피나 과자 같은 음식 대신 과일이나 채소를 준비해둬야겠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위해 알람을 적극 활용해야겠다. 그동안 알람을 아침에 일어나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했는데, 학교 종처럼 일정한 간격으로 울리도록 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③ 매력적인 보상 주기(Captivating) : 단계를 완수하면 곧바로 스스로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퀵 픽스와 기대하지 않던 시점에 보상을 제공하는 트릭 픽스를 적절히 활용해 포기하지 않고 최종 꿈까지 갈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작년에 습관성형을 시작했을 때 따로 스스로에게 보상을 해주는 게 없다 보니 의욕이 자꾸 떨어졌던 게 아닌가 싶어서다. 습관성형을 다시 시작한다면 스스로에게 잘했다는 칭찬도 해줄 겸 매력적인 보상 주기(Captivating) 힘을 이용해봐야겠다.


뇌는 반복되는 행동을 생각할 필요가 없도록 '습관'으로 만든다.
일단 습관이 형성되면 뇌는 항상성을 유지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말하자면 습관은 단축키 같은 행동인 것이다.

(p.239)



우리 뇌의 단축키 역할을 하는 습관. 『무조건 달라진다』에 나왔던 내용들을 참고해 올해는 정말 나만의 습관성형을 성공해서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저자의 말처럼 나무를 심을 최적의 시기는 20년 전이었다는 중국 속담을 기억하자. 그리고 두 번째 적기는 바로 지금이라는 말도 함께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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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 리더 - 왜 우리는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가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이지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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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과 2017년은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정치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해이다. 우리는 권위적인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내려오게 했다는 점에서 그랬고, 미국은 우리와 반대로 독선적이고 권위적인 대통령을 뽑았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왜 민주주의가 발전한 나라인 미국에서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일까? 또 우리는 왜 과거 독재자의 딸이기도 했고 권위적인 성향이 강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선택했던 것일까? 뿐만 아니라 요즘 전 세계적으로 유럽 국가들을 비롯해 많은 국가들이 민주적인 성향의 리더보다 강력한 통치를 바탕으로 #권력을 앞세운 #지도자들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한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에 읽은 『나르시시스트 리더』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왜 사람들이 그토록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가를 #나르시시즘과 #나르시시스트라는 심리학 용어를 가지고 설명하고 있는 책인데, 단순히 사람들이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 이유만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르시시즘적 성향이 강한 지도자들의 특징과 그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권력을 행사했을 때 발생하게 되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미국 대통령 #트럼프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정치인들을 예시로 들며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이런 #독재 성향의 지도자들에게 현혹되지 않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나르시시스트 리더』에 의하면, 우리가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의 나르시시즘' 때문이라고 한다. 나르시시즘은 크게 독재자 유형에서 많이 보이는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와 이들을 추종하는 '보완적 나르시시스트'로 나눌 수 있는데, '보완적 나르시시스트'의 역할을 할 때 우리는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를 이상화함으로써 그의 유혹 기술과 마력에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완적 나르시시스트'도 엄밀히 따지자면 나르시시즘적 성격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 양상은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와는 반대로 나타난다.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가 과대자기 성향이 고착되어 있고 지배권 추구와 자기중심주의적 태도 등을 통해 공공연히 나르시시즘을 발산한다면 '보완적 나르시시스트'는 자아존중감의 결핍, 과도한 민감성, 자기 파괴적인 성향 등이 수반된 은밀한 나르시시즘(p.79)을 발산하기 때문에 이러한 나르시시즘적 결함으로 인해 '보완적 나르시시스트'들은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의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도자가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르시시스트 리더』에서는 나르시시즘적 지도자의 특징을 밝힘으로써 우리가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 지도자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들은 크게 5가지 특징을 보여주는데, 그 특징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들이 가지고 있는 악성 나르시시즘은 흔히 권력 남용의 형태로 목격되며, 강한 공격성, 파괴성, 반사회성과도 결부되어 있다.(p.21)
② 이들은 또한 자아도취적인 성향이 강한데,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을 뒤쫓는 데만 그치지 않고 주변 환경과 타인들에게서도 그런 모습을 찾아내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자기 자신에게 하듯 그들에게도 똑같은 완벽성과 위대함, 의미, 외모 기준을 적용하게 되고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열등한 존재로 간주하며 경멸하거나 무시해버린다.(p.34)
③ 건전한 이기주의가 아닌 자기중심주의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로지 자신의 제국에만 골몰해 그것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행동한다. 타인은 오로지 이 제국을 지지하고 유지하기 위해 존재할 뿐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p.40)
④ 이들이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이 경우에는 누군가를 특정한 방향으로 유혹할 때이다. 이들은 빼어난 달변과 카리스마로 빠르고 노련하게 타인과의 접촉점을 형성하고 상대방을 사로잡는 데 두각을 나타낸다.(p.41-42) 또한 쇼, 화려함과 호사스러움의 과시, 그리고 괴벽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해 자신을 위대하다 못해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발산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움츠러들게 만드는(p.53-54) 특징이 있다.
⑤ 마지막으로 그들은 반민주적이라는 것이다. 이들에게는 개인의 이익이 모든 것에 우선하며, 세상도 그 자신만을 위해 돌아가야 한다. 겉으로는 공익을 내세우는 '나르시시스트'도 뒤에서는 독자적인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모색한다. 나르시시즘은 개인의 우상화는 물론이고 개개인이 정치, 사회 영역에서 행하는 지도자 역할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시를 유발한다.(p.152)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가 지도자가 되었을 때, 우리 사회는 두려움과 위협, 혼란을 겪게 된다. 특히 경제 영역은 나르시시즘이 수없이 관찰되는 영역인데, 『나르시시스트 리더』에서는 경제분야의 나르시시즘적 구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이 유용성, 이자, 수익, 부가가치 위주로 돌아갈 때 우리는 공동체의 안녕 및 인간으로부터
경제를 분리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성이 제거되었을 때, 경제 영역에선 사회적 보호와 책임의
중요성 또한 제거된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투자자가 피해를 입게 될지 고려하지 않은 채
수많은 은행 거래가 이루어지고, 타 국가들의 국민경제가 파괴될지 고려하지 않은 채
값싼 제품이 전 세계로 유통된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벌어지는 일이다.

(p.149)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가 지도자가 되었을 때,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측면은 정치 영역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나르시시스트 리더』의 저자는 한 사람이 꼭대기에 서서 모든 권력을 쥐고 모든 결정권을 행사할 경우, 어떻게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올 수 있겠느냐(p.152)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예시로 들며 설명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직 수행 태도나 각종 행정명령을 내릴 때 그가 보여주는 행동을 보면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위협과 협박, 제재를 일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자신이 옳음을 인정받으려고 끊임없이 애쓰지만 정작 그에게 중요한 것은 사실관계가 아니라 자신의 지위를 다지는 것일 뿐이며 이는 나르시시즘에 젖은 지도자들의 전형(p.153)이라고 분석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민이 참여할 때도 마찬가지로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강력한 지도자의 등 뒤에 숨기보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고 참여해야 하며,
변화의 속도가 느리더라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민주적 결정 절차에는 수많은 의견이 고려되며,
매우 오랜 숙고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좌절감을 극복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또한 절실하게 요구된다.
감정을 '단순히' 분출하기보다는 사실에 입각한 배출구를 찾아야 한다.
지도층의 혐오 조장 슬로건에 감정적으로 가열되어서는 안 된다.

(p.154)




결국 문제적 리더와 조직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과시적인 나르시시스트'에게 유혹 당하지 않도록 이들과 교류할 때는 자의식과 주체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들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일을 방지하고 나아가 잠재우기 위해 해당 문제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비폭력 대화법을 이용(p.160) 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인지한 것과 혼란을 공유하고 함께 현실을 점검할 수 있는 집단이나 사람들을 찾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신중함과 연대감(p.108)을 갖추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악성 나르시시즘을 가진 지도자가 아닌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을 가진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안목을 우리 스스로 키우는 것일 것이다.

"건전한 나르시시즘을 지닌 사람은 자아존중감의 측면에서 기복을 보이기는 하되,
자기비하 또는 자기과시라는 극단에 빠지지않고 상황에 따라
자아비판과 자기만족이라는 양극 사이를 적절히 오갈 수 있다."

(p.19-20)


우리 사회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그리고 이슬람 국가 IS처럼 악성 나르시시즘을 지닌 리더나 집단도 있지만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나 전 독일 연방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 저자가 함께 일했던 상사처럼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을 지닌 리더와 집단도 분명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우리 안의 나르시시즘을 살펴봄과 동시에 위에 살펴본 내용들을 바탕으로 건전하고 긍정적인 나르시시즘을 가진 리더와 집단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운다면 우리 사회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줄 훌륭한 지도자를 제대로 뽑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땅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고 살기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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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착한 여자 1~2 세트 - 전2권
공지영 지음 / 해냄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총평 : '오정인'이라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어린 시절 불우했던 그녀의 가정사를 시작으로 고통스럽고 불행했던 그녀의 청춘을 보여주고 있다.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누구보다 당당하고 빛날 수 있었던 그녀는 스스로를 '착한 여자'라는 틀 안에 가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특히 남자) 삶을 산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떠나고 스스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와서야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오정인'을 중심으로 90년대 사회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책이었다. 여권 신장의 초창기 모습도 엿볼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여전했던 남존여비 사상과 고졸과 대졸의 학력차별, 가정폭력(아내폭력) 등 당시의 사회 문제이자 오늘날의 사회문제들이기도 한 것들을 마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인과 그 주변 여성들이 만들어가던 가족의 의미가 인상 깊었다. 기존의 부모, 자녀로 구성된 가정의 개념을 확장해 한부모 가정을 또 하나의 가정으로 받아들이고 서로 식사와 육아를 도우며 함께 사는 모습이 보기에 참 좋았다. 각 가정에 맡겨놓았던 육아와 가사를 정인과 그 주변 사람들이 함께 설립한 '사람이 사는 집'처럼 우리 사회가 공동으로 분담한다면 어떨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20년 전쯤에 나온 작품이라고 들었는데,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족, 육아, 가사에 대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이 소설에서 찾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해본다. 

 *** 해당 리뷰에는 소설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이번에 읽은 공지영소설 『착한여자』는 읽는 동안 참 많이 나를 답답하게 했던 소설이었다. 제목에서 이미 예상은 했지만 너무나도 착해 답답하기만 했던 주인공 '오정인'으로 인해 읽는 동안 화도 많이 나고, 그녀에게만 유독 가혹한 세상에 욕도 많이 하며 읽었던 것 같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이 이토록 불행하기만 할 수 있는지....

오정인은 어느 한 시골마을에 일남 이녀 막내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집은 가난하면서 화목하지도 못한 집이었다. 아버지는 수원에 딴 살림을 차린 것도 모자라 집에 오기만 하면 어머니를 때렸고 결국 그녀의 어머니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어린 정인 앞에서 말이다. 정인은 똑똑했지만 가정형편으로 대학 진학을 하지 못한 채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 우체국에서 일을 하며 20대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명수를 사랑하는지도 모른 채, 다른 여자에게 버림받은 현준을 만나 결혼을 한다. 상처 입은 사람들끼리 서로 위하며 살고자 했던 그녀의 바람과 달리 그와의 결혼생활은 불행하기만 했고, 결국 그녀도 그녀의 어머니처럼 가정폭력의 피해자가 되어 그와 이혼을 하게 된다. 2권 초반까지 이어지던 정인과 현준의 이야기는 정말 참혹하기 그지없었다. 불온한 가정에서 자란 정인은 자신의 가정은 온전하기를 바랐다. 아니. 진실이 어떻든 타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기를 바랐다.



모르겠어요. 온 힘을 다해서 행복해 보이고 싶었어요. 그게 누구든...... 말하자면 불행은 내게는 어쩌면 익숙한 것이었고...... 더 이상 동정 같은 것은 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이...... 저를 지배한 거죠...... 또다시 어린 시절부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동정까지 받는다는 것은 정말 싫었어요...... 이해하시겠어요? 더군다나 명수 오빠 앞에선...... 더, 더욱......

『착한 여자 1』 p.286



먼 훗날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의 바람과 달리 그녀의 가정은 결국 깨지고 만다. 비록 이혼녀가 되었지만 정인은 친구 미송의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자신을 감싸고 있던 불행에서 빠져나와 조금씩 회복해간다. 그러나 남호영이라는 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녀의 인생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결국 그와의 만남도 행복한 결말을 맺지 못하고 정인은 그녀의 어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삶의 마지막을 자신이 선택하게 된다.

소설의 시작이기도 했던 정인의 마지막 선택은 그러나 소설의 마지막은 아니었다. 그것은 30년 가까이 정인을 옭아매고 있던 그녀의 불행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을 뿐. 새로 살게 된 삶에서 그녀는 새 생명과도 함께하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만끽하게 된다. 그리고 '오정인'이라는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의 주인이 되어 살 수 있게 된다.



어릴 때 나는 착한 아이였어요. 엄마 말도 잘 듣고 공부도 열심히 했지요. 그게 사랑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으니까요. 엄마, 내가 말 잘 들을게. 날 좀 사랑해줘, 날 낳은 걸 후회하지 말아줘...... 날 버리고 죽지 말아줘, 제발! ...... 그리고 어른이 되었어요. 한 남자를 만날 때마다 나는 그런 거래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아시겠어요? 흥정 말이지요. 내가 착할게, 날 좀 사랑해줘, 내가 참을게, 내가 노력할게, 내가 밥을 해주고, 내가 빨래를 해주고 밤늦게까지 기다렸다가 문을 열어주고 술국을 끓여주고 뭐든지 다 해줄게. 너희들이 나를 버리고 나를 때리고 나를 내팽개치고...... 희망을 주었다가 그것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그걸 빼앗아가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빼앗아가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벼랑까지 날 밀어버린다 해도 내가 이를 악물고 참을 테니 제발 날 사랑해줘! 그랬던 거지요. 그건 사랑이 아니었어요. 그건 거래였다는 말이지요......
( 중 략 )
그런 거래를 하는 나를 사람들은 착한 여자라고 부르더군요. 저는 이제 다시는 그렇게 살지 않겠어요.

『착한 여자 2』 p.315



다시 시작하자는 남호영에게 내뱉던 이 말은 그녀가 그녀 스스로 자신을 가두고 있던 새장을 깨고 나옴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뒤늦게나마 깨달은 것이다. 자신의 불행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정인은 자신의 딸 효빈과 함께 자신들처럼 한부모가정인 다른 가족들과 또 다른 가족 공동체를 이루며 살게 된다.

소설은 정인이 기존 가족제도에서 다소 벗어나는 또 다른 가족 공동체 '사람이 사는 집' 대표가 되어 모든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저녁 식탁 등을 켜주는 것을 꿈꾸며 행복해 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늘 버림받기만 했던 그녀는, 그래서 늘 세상 어느 곳에도 자신의 자리가 없다고 느끼며 살았던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나는 나로 인하여 얽힌 인연들을 사랑하며 살았을까'




사랑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남에게 기대를 너무 많이 하는 거...... 그게 문제겠지요.
사랑한다는 건 내가 못다 푼 한을 대신 풀어달라고 남에게 기대를 하는 거,
안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건 아닌 것 같아요. 자식이든 남편이든.

『착한 여자 2』 p.334



공지영 작가가 던진 저 질문에 대한 답을 정인의 말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얽힌 인연들과의 관계가 힘들었던 이유는 그들을 사랑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그들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어서, 그게 문제였던 게 아닐까. 조금 덜 기대했더라면 어쩌면 정인의 삶이 그토록 불행하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랬더라면 정인은 지금 그녀가 느끼고 있는 그 온전한 행복을 느낄 수도 없지 않았을까.


『착한여자』는 단순히 '오정인'이라는 한 여자의 인생을 보여주는 소설이 아니다. 이 소설은 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는 소설이기도 했고, 이 땅에 퍼져있는 수많은 차별과 멸시들을 보여주는 소설이기도 했다. 그리고 사회문제 제기를 넘어 그 해결책도 함께 알려주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정인과 그녀의 주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세운 '사람이 사는 집'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그 수많은 사회문제들 중 가족문제, 가사·육아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사람이 사는 집'처럼 우리 공동체가 서로의 가사와 육아를 돕는 시스템을 마련한다면 맞벌이 부부를 비롯해 한부모 가정까지 우리 사회가 껴안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사회가 규정한 그 온전한 가족을 만들기 위해 정인이처럼 착한 여자로 살아야만 하는 이 땅의 또 다른 정인이가 조금은 살기 좋은 세상이 될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른 누구보다도 아픈 청춘을 보낸 정인이가 이제는 부디 자신을 사랑하며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더불어 늘 힘들 때마다 자신의 곁을 지켜주었던 명수하고도 잘 되기를, 부디 많은 사랑을 주고 받으며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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