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다면 잘 되고 있는 것이다 - 날마다 더 나아지고 싶은 그대에게
이상민 지음 / 맛있는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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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끌려 서평단 지원을 했다. 당시 가장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던 터라 '불안하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라는 말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 의문을 풀고자 읽게 되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끼고 있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도 품으면서 책장을 넘겨보았다.

 

불안과 관련해서 총 28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삶을 통해 말하기도 하면서 불안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님을, 오히려 불안을 인생의 동반자로 생각하면서 껴안고 가야 함을, 그러면서 불안을 극복하고 성장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이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해결법이라든가, 누그러뜨릴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있었는데, 불안하다면 불안한 이유에 대해 글로 적어보는 시간을 가져 보라던가, 스스로 너무 옥죄이지 말고 가면을 벗고 솔직하게 살아보라거나,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보라는 것등이 그랬다. 개인적으로 가장 실천할 만하다 싶은 해결법은 불안한 이유를 글로 적어서 그 불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했던 방법인 것 같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서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를 한 바퀴 돌면서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불안에 대해 고민을 해본 후, 어디 조용한 카페 혹은 집으로 돌아와 그 불안에 대한 글을 써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보는 방법인 것 같다. 예전에 한참 진로 문제로 고민할 때,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다가 해운대 어느 카페에서 일기를 쓰며 그 시간을 견디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당장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분명 기분 전환은 되기 때문에 나 역시 이 방법은 추천해주고 싶다.

 

 

저자는 불안을 달리 말하면, "인생에 대해 위기의식을 지니고 있다.", "항상 긴장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항상 찾으면서 산다."(p.54)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불안이 우리를 지켜주는 백신과 같은 존재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예시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정말 우리는 항상 불안과 함께 공존하며, 그러면서 우리 자신을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하는 '불안 DNA'(p.56)가 있기 때문에 개인을 비롯해 기업도 성장하고 변화에 맞춰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결 불안에 대하여 편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사례들이 풍부해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던 것 같다. 특히 장효조 선수와의 일화는 나에게 남다르게 다가왔다. 그가 말했다는 "이 세상에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네가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네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그 점은 분명히 알고 살아야 한다."(p.159)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야구에 워낙 관심 없던 터라 그가 얼마나 유명하고 대단했던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아마도 최근에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있음을 절실히 배웠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좋은 말들도 많고, 본보기 삼을만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았지만, 간혹 적절치 못한 이야기도 있어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다. 예컨대, 근처 대형마트로 인해 수입이 좋지 않아 표정도 어두웠던 슈퍼마켓 아주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상황이 힘들다고 실망하면서 그 상황에 안주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노력을 해야 한다'라는 이야기는 대형마트로 인해 생계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분들에 대한 이해가 모자라는 부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분들의 노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시장 유통 과정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단순히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고 부정적인 마음가짐 때문이라는 식의 이야기는 와 닿지 않았다. 저자는 돈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품고 살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쓴 말 같았지만, 이 말을 하기 위해 사용한 사례로는 적절치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불안과 대면하는 방법으로 치열하게 사는 쪽으로만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해 그 점도 불편했다.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너가 변해야 한다, 너의 정신과 마음가짐의 문제다.'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쉬움이 드는 책이기는 했으나, 불안을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했다는 점에서는 배울 것이 많았던 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불안한 시간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기운을 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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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 유니스, 사랑을 그리다
박은영 글.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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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들어 그림 에세이집을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책도 예쁜 그림과 감성을 자극하는 글들이 모여 있는 그림 에세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어른 동화'라고 하는게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보통의 에세이집과 달리 이 에세이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5장부터는 다소 연결고리가 끊어지면서 기존 에세이집처럼 부제에 따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했지만, 시련을 치유해가는 한 여인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생각한다면 이별후를 이야기하고 있는 앞장과 연결이 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야기는 <사랑해>라는 제목과 달리 이별로 시작이 된다. "내가 떠나도 되겠니?"(p.14)라는 말과 함께 연인은 화자를 떠난다. 그리고 화자는 떠난 연인을 그리워하며 함께했던 지난 시간들을 추억하고, 떠난이를 여전히 사랑하며 기다린다. 그리고 마침내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듯 그리운 이가 다시 돌아와 재회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이야기는 격정적인 갈등도, 상실감으로 인한 화자의 심한 감정 기복도 찾기가 어렵다. 세밀한 감정표현으로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잔잔한 느낌을 준다. 이별로 인한 분노와 원망보다는 담담함과 그리움이 강하게 느껴진다. 흔하디 흔한 연인들의 일상을, 누구나 한번쯤 사랑을 했다면 있을 추억을, 너무나 평범한 이야기들일 수도 있는 '그' 사랑하는 동안의 이야기를 담담히, 때로는 그리움에 사무쳐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전체적으로 잔잔한 느낌이 강하다보니 다 읽고 났을 때 기억에 남는 구절이나 감정의 잔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냥 누군가의 지나가버린 오래전 사랑 이야기를 듣는 듯 먹먹하게만 느껴질 뿐.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먹먹함이 감동으로 연결 될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스토리 구성에서는 조금 아쉬웠다.

 

p. 98

 

하지만, 이 책의 그림은 그림 그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 책의 가치를 한껏 높여주었던 것 같다. 그림이 참 따뜻했다. 색채도 예쁘고, 그림도 아기자기하면서 여성스러워 화자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읽기에 좋았던 것 같다. 초반에 이별의 슬픔을 말하고 있는 화자의 말과 그림이 주는 따뜻함이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이는 이별은 했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화자의 사랑을, 그 사랑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어했던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록 이별로 시작되는 이야기였지만, 화자는 이별로 혼자가 된 그 순간들에도 지난날을 추억하며 자신의 사랑을 이어간다. 그리고 그리운이가 돌아왔을 때, 연인이 내미는 손을 잡으며 연인을 따뜻하게 맞아준다.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도 사랑은 그 자리를 지킨다(p.194), 라고 말하던 화자답게 화자의 사랑은 항상 그 자리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모르겠다. 에세이를 읽으면서 이렇게 답답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아직 사랑을 모르기 때문인지, 화자의 그 깊고 깊은 사랑을 아직은 이해하기가 힘들다. 내가 지금보다 더 성숙하고,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되었을 때 읽는다면 화자의 그 마음을, 저자의 그 깊은 뜻을 알 수 있을까?

 

추운 겨울, 사랑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읽기에는 좋을 듯 하다. 어떤 이는 화자의 사랑에, 나와 같은 이는 저자의 그림에서 온기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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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일본여자들처럼 - 매일 채소를 찾게 되는 놀라운 변화
강한나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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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검은콩과 두부가 피부 트러블에 좋다고해서 밥대신 하루 2끼를 콩과 두부로 식사를 한적이 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필요한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한다고 해서 말이다. 하지만, 한달도 못가서 두손, 두발 다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쌈에 싸먹어도 생두부에서 나는 그 특유의 냄새가 견디기가 힘들었고, 소스를 곁들여 먹어도 같은 음식만 먹다보니 지겹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채소 위주의 식습관을 생활화해도 피부 트러블을 완화하는데 좋다고 해서 또 한참을 나름 열심히 상추와 깻잎, 오이, 파프리카, 그리고 브로콜리로 구성된 식단을 먹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손도 많이 가고, 역시나 맛도 없어 꾸준히 하지 못했다. 결국 다시 병원의 힘을 빌리게 되었고, 피부는 어느 정도 좋아지기는 했으나 몸 상태가 많이 나빠지는 등 독한 피부과 약으로 인한 안좋은 증상들이 생겨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에 다시 채식 관련 자료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그러다가 가입한 카페에서 우연찮게도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단순히 채소로 만들 수 있는 음식 레시피만 소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책에서 소개되어 있듯, '채소 에세이'로 저자가 채식을 하면서 알게된 채소 관련 정보들과 일본인들의 채식 위주의 식습관 및 그들의 레시피 등을 두루 담고 있다. 또한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당과 판매점 소개들도 겸하고 있어 참고하기에 좋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일본인들의 장수비결로 꼽히는 채식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더없는 좋은 기회였다는 점이다. 그동안 채식과 관련해 일본의 사찰음식이 많이 언급되는 것을 보아왔지만, 일반 일본인들도 채소를 위주로 하는 식단을 하는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일반 일본인들의 채소 사랑과 식습관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 채소의 중요성과 그동안 내가 얼마나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지고 살았는지 되돌아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다.

 

간략하게나마 각 장에 대한 소개를 해볼까 한다.

 

Chapter 1

 

저자가 채소를 좋아하게 된 계기부터 채소가 가지고 있는 효능 및 특성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장이 채소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해 특히 도움이 되었다. 음식에도 궁합이 있다는 것(p.30), 효과적으로 채소를 먹는 방법(p.63-65)과 - 특히나 이 부분은 생 채소로만 먹어야 좋다고 생각하던 나의 인식을 바꾸어 놓기도 했다. - 제철 채소가 좋은 이유 및 소개(p.71), 마크로비오틱 소개(p.78-80) 등 새로이 알게 되거나 기존에 잘 못 알고 있던 부분들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p. 71

 

그리고 또 하나 새로이 알게 된 사실로 "채소 소믈리에"(p.82)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협회의 인증을 받아 우리나라에서도 취득 가능한 자격증이라고 하던데, 장수시대를 맞아 점점 건강한 삶과 더불어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아 각광 받는 직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채소 케이크 전문점인 <파티스리 포타지에>를 운영하는 카키자와 아야와 같은 "채소 파티시에"도 이색 직종으로 먼 훗날 각광 받지 않을까 싶다.

 

 

Chapter 2

 

이 장에서는 7명의 일본 여자들의 채소 사랑과 그녀들만의 비밀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그린 스무디'를 소개하고 있던 마유미의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할 줄 아는 요리라고는 라면밖에 없는 나에게 조리할 것이 없는 이 그린 스무디는 굉장히 편리하면서도 내가 꾸준히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p. 140

 

마지막에 소개되었던 제철 채소와 사랑에 빠져있던 노리코의 말은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인듯해 남겨본다.

 

" ...(중략) 좋은 음식을 꾸준히 먹어야 몸의 변화를 금방 알아챌 수 있다는 사실을요... 갑자기 어느날 먹고 싶어지는 음식이 있잖아요. 그건 사실 그 영양소가 우리 몸에 필요하다는 신호예요. 건강한 식습관을 하다 보면 내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무엇인지 내 몸이 스스로 말해주거든요. 예를 들어 여성 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하지 못할 땐 연근이나 토마토가 먹고 싶어지고, 몸이 갑자기 붓기 시작하면 수박이나 생강이 먹고 싶어져요. 하지만 매일 인스턴트 식품이나 정크 푸드를 즐겨 먹는 사람은 몸의 감각이 둔해져서 몸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게 돼요.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죠. 꼭 잊지 마세요."

 

p.199-200

 

 

Chapter 3

 

채소에도 트렌드가 있다고 한다. 이 장에서는 그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세계가 어떤 채소 라이프를 주목하고 있는지를 언급하고 있는데, 1장과 마찬가지로 이 부분에서도 채소와 관련된 많은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 소개되었던, '채소 50℃ 세척'은 그동안 찬물로 씻어야 채소의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던 나의 기존 지식을 뒤엎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방법이었다.   최근에는 일본 가정집에서도 도입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채소 뿐만 아니라 육류, 생선, 과일도 이 방법을 사용하면 더 싱싱하게 먹을 수 있단다. 단, 재료에 따라 물에 담가놓는 시간이 다르므로 주의 해야 한다고 한다.

 

p. 213

이외에도 채소 수프 - 특히나 '생명의 채소 수프'라 불리우는 "키세키노 야사이 수프"(p.238-239) - 와 채소 스톡에 대한 내용도 눈길을 끌었고, 사찰음식에 대한 설명도 왜 일본의 사찰음식이 그토록 유명해질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와 사찰음식에 담긴 의미를 새로이 깨닫게 해주었다.

 

 

2장에 비해 1장과 3장에서는 사진이 많지 않아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채소와 요리들을 떠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어 아쉬웠다. 또한 레시피 위주의 책이 아니다보니 레시피 관련 설명 부분이 자세하지 못했던 것도 아쉬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책 디자인이 아기자기하고 색감들이 풍부하게 표현이 되어 있어 요리관련 서적 답게 눈을 즐겁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채소와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채소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이미 채소와 친한 사람들에게는 채소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채소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라고 한다. 그래야 채소를 가까이 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말은 책 앞에서 언급되었던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사람 입맛도 바뀐다.'(p.19)와 통하는 말인듯 하다. 지금 나에게 채소란, '피부미용'이다. 지긋지긋한 피부약과 안녕을 고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생각이 든다. 당장 그린 스무디부터 시작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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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청우탁 - 문식 인문학 수프 시리즈 4
양선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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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수프 시리즈 중 처음으로 접한 책이다. 서평단 신청하기전에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부터 차례로 읽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인문학이라는데 많이 어렵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하지만, 요즘 가장 고민인 나의 이 독서편식1을 고치기에는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신청하여 읽게 되었다.

 

우선, 초반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도 잘 파악이 되지 않았고, 무엇을 위해 작성한 글인가 싶기도 했다. 저자의 이야기와 함께 작품들이 소개가 되고 그 작품에 대한 해설로 각각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 연결이 어떤때는 내게는 확실히 와 닿지가 않아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그랬다. 하지만, 초반을 지나 중반부부터는 저자의 문장에 익숙해지면서 재미나게 읽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은 조금 어려운 문장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나처럼 그동안 책과 친하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글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저자의 글에 익숙해지고 나면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가 '저자의 말'을 통해 전하고 있듯 문학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 책이다. 테마별로 해당되는 책을 소개하고 그 책의 일부분을 인용해 그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덧붙여 이해를 돕고 있다. 문학 공부라고 해봐야 중고등학교때 국어시간에 공부한 것이 다인 나에게는 문학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제공해주었던 책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문학의 구조와 감상 위주로만 끝났던 소설들 속에 숨겨진 인문학적인 내용과 심리학적인 부분 및 비유 등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워낙 초보인 나에게는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온전히 흡수되지 않았을뿐더러 사용되는 용어들도 어려울때가 있어 인터넷 검색을 하며 찾아보기 바빴지만, 그렇게 하나 하나 배워가면서 읽으니 한결 문학을 접할 때 어떤식으로 다가가야하는지 감은 잡히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이책을 통해 다른 다양한 문학들을 짧게나마 접할 수 있었던 것이 정말 좋았다. 그러고보니 나는 제대로 된 문학들을 읽은게 하나도 없었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문학들이 많이 언급 되고 있었는데 그 중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몇 개 되지 않았다. 꼽자면 황순원의 <소나기>정도가 다였다.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가장 좋아하는 소설로 꼽으면서도 헤세의 다른 소설들은 아직 접해보지를 못했다. 그 유명한 <데민안>조차도. 이번 기회에 황순원의 전집부터 헤르만 헤세의 전집까지 한번 다 읽어보아야겠다. 이 외에도 내게는 낯선 '하진'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어 기쁘다. 그의 <십 년>이라는 소설은 꼭 전문으로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다.

 

부록으로 독서 지도와 관련된 내용도 있는데, 이 부분은 독서 초보자인 나에게 독서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제대로 할 수 있는지 그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기 전에 이부분을 먼저 읽고 본문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첫번째 테마였던 <소단적치인>에서 저자는 저자 자신도 젊은날에는 이 글을 이해하지 못했었노라고 말한다. 연암의 수준을 넘볼 수 있는 정도의 글 솜씨가 본인에게 없었기 때문이었다면서 말이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제일 앞부분에 있던 이 말이 유독 생각이 나는 이유는 지금 딱 내 이야기 같아서 인듯하다. 읽는 내내 정말 나는 생각이라는 것을 하지 않고 살았구나, 단지 눈으로만 쫓는 읽기를 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가 부끄러웠다. 지금부터라도 한 권씩 읽어나가면서, 언제가는 이 책을 다시 읽었을 때 그 의미를 제대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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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인문학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진실한 대답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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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독 내 자신과 나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한 해였던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과 내가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내가 가고자하는 길이 정말 나에게 맞는 길인가 의문도 많이 가졌고,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끝없이 질문을 하면서 지나간 나의 20대와 꼭 그만큼 남은 나의 20대 - 나이를 '만'으로 했을 때 기준으로 - 를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지냈지만, 2013년이 한달도 남지 않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것들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을 하고 있다. 아직은 청춘이라고 하고 싶은거 마음껏 해보라는 사람들과 이제는 현실을 생각하라는 사람들 틈에서 갈팡질팡하고만 있었다. 그래서일까? 표지도 너무나 딱딱하고, 청춘과 인문학의 만남도 내게는 어색해 보이는 이 책이 눈에 띈 이유 말이다.

 

이 책은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달리 여러 사상가와 사상들을 소개하고 있지는 않다. 중간 중간 내용과 어울려 사상가와 사상들이 나오기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충적 역할을 하는 것이고, 그 양도 아주 적다. 그래서 인문학과 관련해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 대신에 자신이 살아가야할 방향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적극 권하고 싶은 책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던 이 책은 1부에서는 오늘날의 청춘과 과거 청춘을 비교 · 분석하고, 2부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인문학적 지식을 접목시켜 우리가 '현대'라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밝히며, 3부에서는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하는지 그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 이렇게 굳이 책의 구성을 설명하고 있는 이유는 이 책은 이러한 구성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고 읽어야 읽는 도중 길을 잃지 않고 그 의미를 음미하며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 글솜씨가 모자라는 관계로 전체적인 감상을 위주로 남기기보다는 이러한 책 구성을 바탕으로 각 부에서 언급하고 있던 내용들 중 몇가지 골라 내 생각과 함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Ⅰ. 청춘이라는 문제

 

1부에서는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잉여'라든가, '엄친아'와 같은 단어들과 관련해 오늘날 청춘들이 안고 있는 고민과 문제들을 분석하고 있다. 이 중 개인적으로 "잉여"와 관련된 부분은 오랜 시간 내 눈길을 머물게 했다. 나 스스로 지금 이렇게 보내고 있는 시간과 과거 열심히 살지 못하고 빈둥 빈둥 보낸 시간들을 생각하며 '잉여인간'이라고 자조를 수 없이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안하고 지내지는 않았다. 학교 다닐때는 장학금 받으려고 학과공부 열심히 했었고, 나름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보내기도 했다. 올해도 원하는 공부를 했다. 분명 팔자 좋은 백수마냥 놀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나는 내 자신이 '잉여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일까?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취직이나 현실적인 성공으로 연결되지 않았기에, 돈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임을. '잉여'라는 말 속에는 이럴수도, 저럴수도 없는 딜레마와 불안이 있다(p.19)는 것을 말이다. 나는 불안에 떨며 나의 시간들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하지만, 저자는 책에서 실제로 삶을 누리는 것은 '삶의 낭비'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이 낭비의 시간(p.25)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때의 낭비는 최근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주제도 없이 메신저를 통해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화들까지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단지 돈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삶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해 하는 대화까지 잉여로 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무슨 일을 하든 나의 앞날에 도움이 될까를 먼저 생각했었다. 그래서 하고 싶지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일은 지레 포기하고 말았던 것 같다. 그렇게 고민하고 포기하고 보낸 시간들이 결국 나 자신을 '잉여인간'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말이다. 적어도 앞으로는 이런 고민을 할 시간에 일단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하고 후회하나, 하고 후회하나 후회하기는 마찬가지라면 하고 후회하는 편을 택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p. 42

 

1부에서는 이외에도 청춘들의 방황을 대학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하고, 인생을 단순하게 살려고 하는 청춘들을 비판도 하고 있다. 단순성은 겸손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오히려 오만함과 내가 옳다는 나르시즘을 남길뿐(p.41)이라고 말이다. 이 부분은 읽으면서 얼굴이 붉어졌던 부분이기도 했던 것 같다. 나 역시 타인의 말은 귀기울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만 찾아 다녔기 때문이다. '상대주의'라는 개념을 들먹이며 나와 다른 생각은 인정하는 척하면서 배척했던 것 같다. 반성하고 또 반성하는 부분이다. 보편적인 기준들을 세우고 상대주의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나만 옳다는 생각도,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오만함도 버리도록 노력해야 겠다.

 

 

Ⅱ. 현대라는 문제

 

2부에서는 1부에서 분석한 청춘의 고민과 문제들을 '현대'와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가 '현대'라는 기반속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다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거대하고 복잡해진 현대에서는 현대인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일치감을 느끼지 못하고 단절되어 살아가게 되며, 사라진 현실 대신 '소비문화'와 '대중매체'가 이 공간을 채우게 된다는 것이다(p.108-109). 하지만, 현대인들은 자신들이 느끼는 것과 달리 현실 속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고, 현실도 계속 침투해 들어오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한다.

 

p. 134

 

솔직히 이 part는 100% 흡수하지 못했다. 아무리 적다고 하나 생소한 철학자들의 이름과 사상의 개념 및 용어들은 기존의 나의 지식과는 배치되는 부분도 있고 같은 단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기도해 혼란을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과 관련해 흔히 우리가 '자기 만족'이라 부르는 행위 밑에도 '타인의 시선'이 깔려 있으며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내적 우월감을 느낀다(p.133-134)고 했던 부분은 그동안 나의 만족을 위해 꾸미고, 내가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한다던 공부가 사실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행해지는 가짜 자기 만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온전히 '나'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동안 왜 주변에서 알아주지 않으면 그토록 나 자신이 힘이 들었는지 비로소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내가 '행복'이라고 부르던 것들이 모두 진짜 나의 행복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서 규정된 남의 행복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은 하면서 행복함은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정해진 나이에 취직하고

정해진 나이에 결혼하고

이미 삶의 계획표가 짜여진 어른?

 

남들이 모두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어른?

 

그게 어떤 어른인데?

그런 맞춰진 어른이 된다면

과연 행복할까?

 

하일권의 <안나라수마나라> 中

 

예전에 하일권의 웹툰을 보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이며, 행복이라는 것은 또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청춘 인문학>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진짜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꼭 뭐가 남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아무것도 남는게 없는 일이라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 그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도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결국 거기서도 행복을 찾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 답답하다.

 

 p. 167

 

 

Ⅲ . 삶과 현실

 

마지막 3부에서는 1,2부에 다루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이 나와있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현실 우위'의 삶이 아니라 '삶의 우위'의 삶을 살아라는 내용이다. 삶의 우위는 말 그대로 삶이 현실보다 우위에 있는 삶이다. 타인으로부터 의식을 분리시켜 그들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기준을 정해 살아가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곧 '삶의 복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의식 속에 삶의 관념을 두고,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의식을 통해 스스로를 부정하고 비판하면서 벽을 허물어 가는 것(p.169)이다.

 

 p. 178

 

저자는 일기를 쓰거나, 스터디를 조직해 토론을 하는 등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스스로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다고 강조한다. 다만 타인 - 책에서는 타인이 2가지 의미로 쓰이는데, 이때 타인은 획일화, 집단화 된 부정적인 의미의 타자가 아니라 나의 주변에서 나와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의 타자이다. - 과 진정한 의미에서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것이 '삶의 확대'와 관련되는 만큼 타인과 삶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삶의 확대를 위한 활동을 하고, 서로의 이해를 돕고 증진시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p223)

 

p. 213

 

결국 우리 삶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생각하는대로, 내가 하는 행동대로 내 삶은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망각한 채 현실에 휩쓸려, 주변에 휩쓸려 자신의 삶을 잃고 살아가고 있다.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타자와는 거리를 두고, 긍정적인 의미에서의 타자와 가까이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책이었음에도 내 머리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으려면 생각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될 것 같다. 논리적인 구성이 굉장히 돋보이고, 설명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책이었다. 다만, 집중해서 읽지 않으면 개념들이 혼동을 줘 나중에는 읽기가 버거워질 수도 있었던 책이기도 했기에 나와 같은 초보자가 마음 편히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삶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p. 20

 

타인의 시선에 너무 신경을 쓰고, 조금만 튀어도 큰 일이 나는 줄 아는 나에게 나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이라 남겨 본다. 나는 나대로, 다른 사람은 다른 사람대로 달라서 아름답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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