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 코드블루의 여명
박세정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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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를 통해 북스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거버넌스 : 코드블루의 여명>


한 장의 사진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낡은 의자 하나, 정리되지 못한 종이들
그리고 그 맞은편에 남겨진 하얀 보드.
거기엔 마지막까지
사람을 살리고자 했던 흔적이 있었다.
누군가는 그저 ‘업무 정리’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 글자 하나하나에는 피와 숨,
책임과 고독이 묻어 있었다.

그날 이후
오래된 명함철을 꺼내 들었다.
손끝에는 말라붙은 피가 닿아 있었다.
그 흔적이 사라지지 않아 펜을 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글이 세상의 한쪽을 비추기 시작했다.

책상 위의 보고서가 아닌
삶의 자리에서 피어난 언어들.
매일 생과 사의 경계를 지나는 사람들
그들이 무너져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던 시스템 속에서
끝내 사람을 살리고자 했던 손들의 기록이다.

그들은 오늘도 누군가의 숨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한 번 더 달려가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그들의 이름이 불리지 않아도
결코 잊히지 않을 목소리를 담고 있다.


📖 책을 읽고 나서


하얀 조명 아래 낡은 의자에 남겨진
한 사람의 부재가 세상에 닿았다.
누구도 그 무게를 짐작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무도 울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날도 회의실에 앉아
숫자를 세고 서류를 넘기며
서로의 목소리 위에 더 큰 목소리를 얹었다.
그 틈에서 한 생의 마지막이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아무도 듣지 못했다.

공공의료라는 말은
행정의 언어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는 사람의 체온이 있다.
누군가의 피와, 땀과, 무너짐이 스며 있는 말이다.
우리는 종종 ‘시스템’을 말하면서
그 안의 사람을 지워버린다.
이 책은 그렇게 지워진
이름 하나하나를 다시 불러냈다.
마치 깊은 밤
꺼지지 않은 병원 불빛 아래서
들려오는 숨소리처럼.

한 사람의 생을 기록하는 일은
곧 우리 모두의 부재를 기록하는 일과 닮아 있다.
그가 남긴 흔적들은
이야기의 맥박으로 이어져 있었다.
‘협업’이나 ‘연계’, ‘통합’ 같은 단어들이
얼마나 무력해질 수 있는지를
그 무력함을 붙잡고 버텼던
이들의 손끝에서 나는 봤다.
그 손끝에는 인간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우리가 지금 감지하지 못한
누군가의 무너짐이 또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언젠가 그 사람의 이름이
신문 한 귀퉁이에 실릴지도 모른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이
누군가의 무너짐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그 감지의 순간이
아주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그것이 윤한덕이라는 이름이
지금도 우리 곁에 머무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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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 베인 학습 혁명 - 어떻게 가르쳐야 삶을 바꿀 수 있는가
켄 베인 지음, 배효진 옮김 / 카시오페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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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카시오페아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켄 베인 학습 혁명>


가르침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마음 한켠이 일렁인다.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일

그건 자신을 먼저 이해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켄 베인의 책은

그런 마음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지식을 주입하는 교실이 아니라

질문이 피어나는 교실을 꿈꾸는 사람들.

그가 바라본 ‘교육’은 관계였고

정답이 아니라 탐색이었다.

학생이 실수할 때 눈을 피하지 않고

그 실패의 순간을 함께 들여다보는 교사들.

그들은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친다.

그 속에서 교실은

서로의 생각이 자라나는 시간으로 변한다.

이 책에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보다

‘왜 가르치는가’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

그 물음 하나가

세상의 교실을 다르게 빛나게 만든다.


📖 책을 읽고 나서


배움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언제나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교실 뒤편에서

나를 조용히 지켜보던 선생님.

대학 시절

내 문장을 몇 번이고 되돌려주며

“이건 네 목소리로 다시 써보자”라던 교수.

그들은 한 번도 내게

완벽을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생각하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켄 베인의 문장을 읽으며

그 오래된 시선들이

다시 내 곁으로 걸어왔다.


그는 가르침이란 누군가의 뇌에

지식을 채워 넣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서 ‘사유가 태어나는 순간’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내가 해온 배움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공부

남보다 앞서기 위한 학습

그리고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외워야 했던 말들.

그 모든 순간의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잘 따라가는 사람’에 가까웠다.


그의 말처럼 진짜 배움은 실패와 혼란을

견디는 일에서 시작된다.

‘왜 안 되지?’라는 물음 앞에 서서

조급함을 눌러 앉히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서는 그 고요한 시간.

그 시간이야말로 사고가 자라는

흙이라고 그는 말한다.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마다

나는 너무 쉽게 “몰라” 하고

돌아서 버리지 않았을까.

배움은 그런 회피의 틈새에서 사라진다.

그가 말한 ‘가르침의 예술’은

그 틈새로 다시 손을 내밀어

학생과 함께 그 어둠을

건너는 일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내 삶의 교실을 떠올렸다.

나는 매일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고

또 누군가에게 가르치며 산다.

아이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남편과의 대화 속에서 이해를 배우고

책에게는 나를 비추는 방법을 배운다.

그 모든 순간은 교육의 장이었다.

내가 학생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선생이기도 한 삶.

그 경계가 사라질 때

‘배움’이라는 말이 숨을 쉰다.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했다.

좋은 교사는 말이 아니라

‘시선’으로 기억된다고.

학생을 바라보는 눈빛

그 안에 담긴 신뢰가 사람을 바꾼다고.

내가 만난 좋은 선생들은

결코 나를 평가하거나 규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내 가능성의 조각을

내 손에 쥐여주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들이 믿어준 만큼 나는 자라났다.


나는 이제 예전보다 천천히 읽고

더 천천히 생각하고

때로는 오래 머물러 있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학생이 아니라 ‘사람’을 가르치는 일.

그건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가르침은 함께 헤매는

사람의 손에서 태어난다.

그 손끝에서 우리는 조금씩 달라진다.

그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

배움은 ‘살아 있는 경험’이 된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함께 배워준 사람으로.

그 마음으로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다.

가르침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만큼 더 아름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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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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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과콩나무 를 통해 모티브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한 남자가 있었다.

모두가 비웃었고 많은 이들이 외면했지만

그는 태양 아래에서 숨지 않았다.

항아리를 집으로 삼고

손에 쥘 것도 없이 살아가며

세상이 무엇을 옳다 말하든

자신이 믿는 방식으로 숨을 쉬었다.

그의 이름은 디오게네스였다.

<개처럼 인생을 살아라>는

그가 보여준

자유의 모양을 따라 걷는 여정이다.

지금보다 조금 덜 꾸며진 삶

조금 더 솔직한 하루

욕망의 목줄을 풀고

나 자신으로 서 있는 시간.

그가 살았던 방식은 시대를 거슬렀지만

지금의 우리에게 더 가까이 온다.


📖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그를 이해하려 하지 않으려 했다.

이해한다는 건 정리하는 일 같아서

그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았다.

대신 바라보았다.

햇볕을 가리지 말아달라던

한 사람의 요청

그것이 얼마나 인간적인가를.

그가 그 말을 했을 때

세상은 그를 비웃었겠지만

나는 그 말 안에서

삶의 진실 같은 걸 느꼈다.

욕망이 비워진 자리에서

처음으로 들리는 마음의 목소리.

화려하지도, 위대하지도 않은

그저 ‘살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였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유를 말하지만

정작 자유를 두려워한다.

가지지 않아도 괜찮은 삶

비워진 공간에 머무는 마음

그런 것들은 아름답지만

막상 닿으려 하면 서늘하다.

그래서 늘 뭔가를 채우고, 쥐고,

잃을까 봐 불안해한다.

나도 그랬다.

‘없음’은 가난이고

‘비움’은 무력함이라 여겼다.

세상에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이

오히려 가장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증명했다.

그의 항아리 안에는

결핍이 아닌 충만이 있었고

고독이 아닌 평화가 있었다.


우리는 매일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말들 속에서 살아간다.

좋은 사람, 착한 사람,

성실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

그 단어들은 우리를 묶어두는

새 사슬일지도 모른다.

그는 그런 말들에서

한 발짝 비켜 서 있었다.

사람들의 기대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기보다

그저 존재 그 자체로 충분하다는 듯이.

그의 눈에는 세상이 가진 윤곽이

다르게 비쳤을 것이다.

부자와 거지, 성공과 실패,

존경과 조롱 같은 구분이

아무 의미 없어진 자리.

그곳에서만 가능한 자유가 있었다.


나는 그를 떠올리며 종종 생각한다.

만약 내 안에도 작은 항아리가 있다면

그 안에서 나는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할까.

햇빛을 막지 않으려는 마음

누군가에게

비켜달라 부탁할 수 있는 용기

아무 말 없이도

존재로 사랑받고 싶은 바람.

그 모든 것이 인간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세상이 그를 미쳤다고 불러도

그는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삶을 그대로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

그는 몸으로 보여주었다.


나는 이제야 안다.

그의 자유는

행동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그 마음은 비워진 곳이 아니라

삶에 완전히 닿아 있는 자리였다.

누군가가 만든

질서나 옳음의 틀을 벗어나

자신의 본성에 귀 기울이며 숨 쉬는 자리.

그곳에서만 가능한 평화가 있었다.


그가 말한 “햇볕을 가리지 말라”는 건

빛을 나누는 일보다 더 단순하고

더 인간적인 부탁이었는지도 모른다.

살고 싶다는 말, 그대로 두라는 말,

그저 지금의 나로 존재하게 해달라는

가장 오래된 인간의 바람.

그는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그 부끄러움 없는 삶을 부러워한다.


오늘도 나는 여전히 무

언가를 이루려 애쓰고

때로는 욕심을 합리화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햇살 아래에서 문득 그를 떠올린다.

항아리 속에서

평온히 눈을 감던 그 얼굴을.

그럴 때마다

내 안의 욕심이 잠시 멈추고

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아마 그가 내게 남긴 건

철학이 아니라 숨결일 것이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확신.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마음속으로 되뇐다.

“내 앞에서 햇볕을 가리지 말고,

비켜주세요.”

그 말이 내 하루의 기도가 되고

삶의 태도가 된다.

그 한 문장이 내 안에서 조금씩 자라

나를 자유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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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이야기 - 생물학적 기능에서 사회적 상징까지 목에 대한 모든 것
켄트 던랩 지음, 이은정 옮김 / 시공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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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시공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목 이야기>


목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숨을 쉬고, 고개를 돌리고,

목소리를 내며 하루를 살아가지만

그 모든 일이 이 짧은 통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저자는 그 익숙한 부위를 들여다보며

생명의 놀라운 균형과 역사를 건드린다.

과학의 언어로 시작된 이야기가

어느새 삶과 감정의 영역으로 번져간다.

그는 목을 통해 인간의 진화를 말하면서도

사람의 마음과 관계,

그리고 살아 있다는 감각을 말한다.


🌟숨과 말 사이, 인간의 자리


✔️ 몸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목이 있기에 우리는 세상을 본다.

고개를 들고, 옆을 보고,

뒤를 돌아보며 방향을 정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시선을 바꾸지만

그 중심에는 늘 목이 있다.

아이의 첫 고개 들기가

그토록 감동적인 이유는

그것이 세상을 향한

첫 시선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목으로 세상에 인사를 건넨다.

그 작은 움직임 하나가

존재의 시작이 된다.


✔️ 목소리로 이어지는 마음의 선


사람의 말에는 체온이 묻어난다.

그 따뜻함이 목을 지나 입 밖으로 나온다.

사랑한다고, 미안하다고, 그리웠다고

모든 감정은 목을 통과하며 세상과 만난다.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목은 마음의 문을 연다.

목소리의 떨림 속에

그 사람의 진심이 숨어 있다.


✔️ 가장 연약한 곳에 머무는 생명


목은 생명을 이어주는 길이지만

동시에 가장 취약한 곳이다.

작은 통증에도 숨이 막히고

조그만 상처에도 세상이 멈춘다.

그래서일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목을 감싼다.

스카프를 두르고, 옷깃을 세우고,

그 부위를 따뜻하게 지킨다.

그건 살아 있음에 대한 예의다.

그곳을 잃는 순간

모든 연결이 끊어진다는 걸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 책을 읽고 나서


책을 덮고 한참 동안 목을 만졌다.

손끝에 닿은 맥박이 유난히 느리게 뛰었다.

그 속에는 내 말들이, 내 숨이,

내 하루의 기억들이 고요히 쌓여 있었다.

나는 그동안 내 몸의 중심이

심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중심은 이곳이 아닐까 싶었다.


살면서 가장 많은 감정이

이 부위를 지나갔다.

눈물이 차오를 때, 참으려 삼킨 말들,

용기를 내어 꺼낸 진심들.

그 모든 순간마다 목은 나를 대신해

떨리고, 막히고, 또 풀어졌다.

몸의 일부라기보다 마음의 통로였다.


저자의 글을 따라가며

나는 인간이 얼마나 섬세한 존재인지

얼마나 많은 균형 위에

서 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숨이 들어오고 나가는 것,

말이 흘러나가는 것,

그 모든 일이 기적처럼 여겨졌다.


그 후로 나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때

내 목소리를 더 조심히 다루게 되었다.

말을 내기 전, 잠깐 숨을 고르고,

마음을 건네듯 말하려 노력했다.

사람을 잇는 것은

바로 이 작은 통로를 지나는 온기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나는 하루를 끝내기 전

가끔 목을 쓸어내린다.

오늘 하루 동안 내 안에서 오갔던

모든 숨과 말과 감정에

고마움을 전하듯이.

그건 살아 있다는 증거이자

내 안의 생명이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다정한 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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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 경험이 글이 되는 마법의 기술
메리 카 지음, 권예리 옮김 / 지와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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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지와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누구의 인생도 글이 될 수 있다.

단지 누군가가 자신의 내면을

끝까지 바라보고

그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말을 꺼낼 용기를 낼 때.

그 용기가 문장이 되고

문장이 다른 사람에게 닿을 때

세상은 조금 더 다정해진다.

메리 카는 글쓰기를

‘자신과 화해하는 방법’으로 이야기한다.

그녀가 말하는 글은

완성된 형태의 예술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의 흔적이다.

삶의 모든 결을 솔직하게 드러낼 때

비로소 그것이 이야기가 된다.


🌟쓰는 사람은 자신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사람


✔️ 삶의 상처를 문장으로 붙잡는 일


아무리 오래된 상처라도

마음속 깊은 곳에 남아 있다면

여전히 살아 있는 것처럼 아프다.

그 상처를 글로 옮기는 일은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고통이지만

동시에 치유의 시작이기도 하다.

글을 쓴다는 건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견뎌온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고통을 이야기로 바꾸는 그 순간

아팠던 시간은 다른 색을 띤다.

그건 회복의 색

그리고 다시 나를 살아가게 하는 색이다.


✔️ 진짜 나를 만나는 시간


글을 쓸 때면 자꾸 멈칫하게 된다.

‘이게 정말 내 마음일까’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손끝이 떨린다.

하지만 그 떨림이 바로 시작이다.

꾸며진 나를 내려놓고

불편하지만 진짜 나를 바라보는 시간.

때로는 서툴고 때로는 부끄럽지만

그 진심이 문장을 살게 한다.

글이란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다.


✔️글이 타인에게 닿는 순간


혼자 쓰는 글이라 생각했지만

누군가가 그 문장을 읽고 있다.

마치 오랜 시간 외로웠던 마음이

서로의 빛을 알아보듯

글은 사람을 이어준다.

누군가의 문장이 나를 위로했던 것처럼

나의 글이 또 다른 누군가의

하루를 붙잡아 줄 수도 있다.

그 연결은 작고 조용하지만

세상을 바꾸는 힘이 거기서 비롯된다.


📖 책을 읽고 나서


나는 글을 쓰는 일이

인간적인 행위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손끝으로 마음을 더듬듯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세우다 보면

내 안의 혼란이

조금씩 모양을 갖추어 간다.

그 모양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메리 카가 말했듯

진짜 글은 ‘잘 쓰는 글’이 아니라

‘살아 있는 글’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마음속의 묵은 기억 하나를 떠올렸다.

지나간 시간이라 생각했던 그 일은

여전히 내 안에서 울고 있었다.

그 울음을 글로 옮기는 순간

마음이 고요해졌다.

잊기 위해서가 아니라

받아들이기 위해 쓰는 글이란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내가 견뎠던 시간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고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내 문장의 일부가 되어 있었다.


살다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들이 많다.

그럴 때 글은 나를 대신해 말해준다.

쓰는 일은

내 마음의 숨을 이어주는 일이었다.

단어 하나가 내 안에서 떨릴 때마다

나는 조금 더 진실해졌다.

이 책은 그런 변화를 확실히 느끼게 했다.


나는 이제 ‘잘 쓰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문장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 문장 안에는 나의 상처도, 두려움도,

그리고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마음도 함께 담겨 있을 것이다.

그게 글이 가지는

가장 아름다운 힘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인생이

이렇게 이야기가 되어 남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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