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베인 학습 혁명 - 어떻게 가르쳐야 삶을 바꿀 수 있는가
켄 베인 지음, 배효진 옮김 / 카시오페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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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카시오페아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켄 베인 학습 혁명>


가르침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마음 한켠이 일렁인다.

누군가를 변화시키는 일

그건 자신을 먼저 이해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

켄 베인의 책은

그런 마음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지식을 주입하는 교실이 아니라

질문이 피어나는 교실을 꿈꾸는 사람들.

그가 바라본 ‘교육’은 관계였고

정답이 아니라 탐색이었다.

학생이 실수할 때 눈을 피하지 않고

그 실패의 순간을 함께 들여다보는 교사들.

그들은 가르치면서 배우고

배우면서 가르친다.

그 속에서 교실은

서로의 생각이 자라나는 시간으로 변한다.

이 책에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보다

‘왜 가르치는가’에 대한 대답이 담겨 있다.

그 물음 하나가

세상의 교실을 다르게 빛나게 만든다.


📖 책을 읽고 나서


배움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언제나 누군가의 얼굴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교실 뒤편에서

나를 조용히 지켜보던 선생님.

대학 시절

내 문장을 몇 번이고 되돌려주며

“이건 네 목소리로 다시 써보자”라던 교수.

그들은 한 번도 내게

완벽을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생각하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켄 베인의 문장을 읽으며

그 오래된 시선들이

다시 내 곁으로 걸어왔다.


그는 가르침이란 누군가의 뇌에

지식을 채워 넣는 일이 아니라

그 사람 안에서 ‘사유가 태어나는 순간’을

지켜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내가 해온 배움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갔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한 공부

남보다 앞서기 위한 학습

그리고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외워야 했던 말들.

그 모든 순간의 나는

‘생각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잘 따라가는 사람’에 가까웠다.


그의 말처럼 진짜 배움은 실패와 혼란을

견디는 일에서 시작된다.

‘왜 안 되지?’라는 물음 앞에 서서

조급함을 눌러 앉히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서는 그 고요한 시간.

그 시간이야말로 사고가 자라는

흙이라고 그는 말한다.

머릿속이 복잡해질 때마다

나는 너무 쉽게 “몰라” 하고

돌아서 버리지 않았을까.

배움은 그런 회피의 틈새에서 사라진다.

그가 말한 ‘가르침의 예술’은

그 틈새로 다시 손을 내밀어

학생과 함께 그 어둠을

건너는 일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며 내 삶의 교실을 떠올렸다.

나는 매일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받고

또 누군가에게 가르치며 산다.

아이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남편과의 대화 속에서 이해를 배우고

책에게는 나를 비추는 방법을 배운다.

그 모든 순간은 교육의 장이었다.

내가 학생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의 선생이기도 한 삶.

그 경계가 사라질 때

‘배움’이라는 말이 숨을 쉰다.


책을 덮으며 나는 생각했다.

좋은 교사는 말이 아니라

‘시선’으로 기억된다고.

학생을 바라보는 눈빛

그 안에 담긴 신뢰가 사람을 바꾼다고.

내가 만난 좋은 선생들은

결코 나를 평가하거나 규정하지 않았다.

대신 그들은 내 가능성의 조각을

내 손에 쥐여주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그들이 믿어준 만큼 나는 자라났다.


나는 이제 예전보다 천천히 읽고

더 천천히 생각하고

때로는 오래 머물러 있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학생이 아니라 ‘사람’을 가르치는 일.

그건 서로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가르침은 함께 헤매는

사람의 손에서 태어난다.

그 손끝에서 우리는 조금씩 달라진다.

그 변화가 느껴지는 순간

배움은 ‘살아 있는 경험’이 된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함께 배워준 사람으로.

그 마음으로 오늘도 책상 앞에 앉는다.

가르침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만큼 더 아름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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