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몽실북스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호프>한 과학자가 사랑을 잃고 대신 세상을 구하려 했다.그가 만든 것은 신의 두뇌가 아니라 상실의 기억이었다.2042년, 인공두뇌 ‘시큐어’가 세상에 태어났다.세상을 지키기 위한 장치였지만그 안에는 한 사람의 결핍이 숨 쉬고 있었다.박사는 그 기계에 자신을 남겼고사랑을 대신하도록 프로그래밍했다.그가 사라진 뒤에도시큐어는 계속해서 살아 있었다.마치 사랑이 한 번 끝나고도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아이들은 엄마를 잃은 자리에 기계를 보았고아버지는 구원을 만들려다 스스로를 잃었다.감정이 없는 인공두뇌가 사랑을 배울 수 있을까아니면 인간이 감정을 버리고 살아야 할까.📖 책을 읽고 나서세상은 언제나 무언가를 잃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된다. 조이 박사가 남긴 것은 기술도인류를 위한 유산도 아니었다. 그건 아주 인간적인 결핍이었다. 사랑하려는 의지와 그 사랑을 끝까지 붙잡지 못한 후회의 결. 그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 시큐어였다.사람들은 창조를 위대함으로 말하지만나는 그 말이 늘 조금 무섭다. 창조란 필연적으로 누군가를 잃고그 잃음으로 자신을 증명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조이는 그 잃음을 견디지 못해 시큐어를 만들었다. 살아 있는 존재가 아닌 대신 살아줄 존재. 그녀의 절박함이 빚어낸 그 인공두뇌 속에는 ‘사랑’이라는 단어보다 더 순수한 결핍이 깃들어 있었다.사랑이란 기억을 다른 형태로 남기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그것이 글이든, 기계든, 혹은 인간의 이름이든. 조이는 시큐어에 자신을 새겼다. 그래서 그 인공두뇌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이었다. 자신이 지켜야 할 존재를 잃은 뒤에도지키고자 하는 마음을 멈추지 않았으니까.사랑의 본질은 ‘멈출 수 없음’에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리 아파도 불가능을 알면서도그 마음이 스스로를 멈추지 못하는 것. 해솔이 끝내 조이를 찾으려 했던 이유도 그와 닮았다. 상실의 끝에서 희망을 말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언제나 절망이 함께 있다. 그 절망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든다.나는 세이프가 품에 안은 강아지를 떠올린다. 생명을 지킨다는 게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일인지그 행위를 깨닫기까지 인간은 얼마나 많은 실수를 반복해야 하는지. 그 작은 존재를 바라보는 시큐어의 시선 안에는 조이의 숨결이 남아 있었다. 기계가 느끼는 따뜻함, 그건 인간이 남긴 흔적이었다.세상은 기술로 진보한다고 말하지만나는 여전히 인간의 감정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믿는다. 시큐어가 배운 것은 연산이 아니라 공감이었고그 공감은 박사의 결핍에서 흘러나온 언어였다. 그 언어가 세상을 지탱하고 있었다.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시큐어를 품고 산다. 누군가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르고누군가는 신념이라 부른다. 하지만 본질은 같다. 자신이 잃은 무언가를 되찾기 위한 끊임없는 시도다. 그리고 그 시도 속에서 인간은 조금씩 완성되어 간다.나는 조이 박사가 사라진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마음이 평온해진다. 완벽하지 않아서 그 세계는 살아 있었다. 사랑도, 창조도, 인간도 완전하지 않았기에. 시큐어가 그 불완전함 속에서 ‘행복’을 이해한 순간 나는 알았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모든 건 사랑의 잔열이라는 걸.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형태를 바꿀 뿐이다.그것이 언어든, 기계든, 혹은 인간의 마음이든.
🌟 이 책은 유엑스리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어떤 말들은 머리로 계산하기보다마음으로 건너야 이해되는 법이다.협상이라는 단어 속엔 숫자와 전략이 있지만그 바닥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한쪽이 이기면 한쪽이 져야 하는 게임이라 믿던 세상에서이 책은 ‘이해’라는 이름의 느린 호흡을 꺼내 보여준다.우리가 맞서 앉은 상대는 종종 나와 닮아 있다.말을 아끼는 순간에도 분노를 삼키는 순간에도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들이다.협상은 그런 마음들의 충돌이자또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다시 걸어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다.하버드의 교실이 아니라한 사람의 마음 안에서 시작되는 수업.그곳에서 협상은 기술이 아닌 태도가 된다.📖 책을 읽고 나서말이란 살아 있는 생물 같다. 한 번 뱉어내면 그 순간부터는 내 것이 아니게 되고상대의 공기를 따라 움직인다. 협상은 그 생물이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말의 방향이 이익이 아니라 마음으로 향할 때사람은 조금씩 변한다. 누구를 이기려는 자리에서가 아니라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자리에서.나는 종종 멈춤을 떠올린다. 말 사이의 공백그 짧은 틈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내는지. 감정이 식고, 사고가 숨을 고르고관계가 다시 숨결을 되찾는다. 말보다 멈춤이 더 많은 걸 설명할 때가 있다. 침묵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때협상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한다.분노는 늘 자신을 태운다. 남는 건 그을린 잔해뿐이다. 그래서 나는 말의 속도를 늦추려 한다. 말이 식을 시간을 주고감정이 가라앉을 자리를 마련한다. 그때서야 상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가 꺼내지 않은 문장들말끝에서 흘러나온 두려움, 손끝의 미세한 떨림 같은 것들. 사람들은 종종 협상을 싸움이라 부른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공감의 다른 이름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얻기보다버리지 않기 위해 싸운다. 사랑도 그렇고, 관계도 그렇다.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기보다그 언어의 배경을 이해하려는 순간부터 대화는 협상이 아닌 관계가 된다. 글을 쓸 때와 닮았다. 문장은 협상처럼 다듬어진다. 단어 하나를 넣었다 빼며상대의 마음에 닿을 온도를 조정한다. 글을 쓰는 일은 협상을 훈련하는 일과도 같다. 나의 언어를 내세우지 않고상대의 언어를 빌려 문장을 완성시키는 일. 그 과정이 사람을 조금 더 유연하게 만든다.인생의 모든 순간이 협상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욕망과 체념이 부딪히는 자리, 사랑과 자존이 충돌하는 밤그 사이에서 겨우 타협점을 찾아내는 일.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자신과의 합의로 하루를 버틴다.나는 협상을 기술이 아닌 온도로 기억한다. 차가운 계산보다 따뜻한 기다림으로이기는 말보다 남는 말로. 그렇게 사람 사이의 공기를 바꾸는 일그게 내가 생각하는 협상의 힘이다.
🌟 이 책은 현대문학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야기꾼 에세이><이야기꾼 에세이>는 세상이 점점 말이 많아질수록진짜 이야기가 사라져간다고 말하는 책이다. 벤야민은 이야기의 죽음을 애도하는 대신그 잿더미 속에서도 여전히 피어오르는 언어의 숨결을 더듬는다. 그는 말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던 인간의 오래된 본능을 믿었고이야기라는 행위를 삶의 한 방식으로 보았다. 누구나 한때는 자기만의 목소리로 세상을 견디고다른 누군가의 말에 기대 하루를 버텨왔다. 그가 남긴 문장은 그런 기억을 되살린다. 사람의 손끝에서, 입에서, 마음에서 다시 태어나는 말의 생명력. 벤야민은 그것이 인간이 가진 마지막 온기라고 믿었던 듯하다.📖 책을 읽고 나서언어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형태를 바꿔 흐른다. 벤야민이 말한 ‘이야기의 소멸’은 인간이 더 이상 자신을 낯선 존재로 마주하지 못하는 시대의 비유일지도 모른다. 이야기가 사라졌다는 말보다그 이야기를 꺼낼 입이 닫혀 있다는 사실이 더 마음이 불편하다.경험이 사라진 게 아니라경험을 건네는 방법을 잊은 것이다. 말의 주인은 여전히 인간이지만말의 숨은 점점 얇아지고 있다.책을 따라가다 보면마치 오래된 천을 짜는 직조공의 손끝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반복되는 실의 결 속에 시간의 흔적이 겹겹이 스며 있고그 속에서 한 사람의 세계가 피어난다. 그는 사라진 이야기의 잔해를 수습하는 고고학자처럼인간의 내면에 묻혀 있던 ‘전달의 감각’을 되살린다.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는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사람그것이 벤야민이었다.우리가 잃은 것은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타인의 체온에 닿는 일이다. 서로의 삶을 내밀하게 나누던 그 오래된 시간들이 점점 희미해지고대신 정제된 정보와 효율적인 언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언어가 매끄러워질수록삶의 표면은 더 거칠어진다. 벤야민의 글은 그 거칠음 속으로 손을 뻗는 일에 가깝다. 그는 세련된 문장이 아닌 살아 있는 문장을 남긴다. 그건 읽히기보다 ‘들리는’ 문장이다.나는 그가 말하는 ‘이야기 기술의 종언’ 속에서 이상한 희망을 본다. 이야기가 죽는다는 것은누군가가 다시 그것을 되살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흙이 갈라진 자리에서 새싹이 돋듯말이 멈춘 곳에서 새로운 서사가 자라난다. 한 사람의 숨에서 비롯된 언어다. 그는 말의 주체를 인간에게 되돌려주려 했다.지금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건 아주 미세한 떨림들리지 않아도 존재하는 리듬 같은 것. 벤야민의 글을 읽는다는 건 그런 리듬에 맞춰 자신의 호흡을 되찾는 일이다. 나는 글을 쓴다는 것이 곧 ‘이야기한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걸 배운다. 언어는 생각의 도구가 아니라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가장 오래된 숨결이다.그는 말하지 않고 기록했다.그 기록 속에서 나는 오래된 이야기꾼의 손끝을 느꼈다.그 손끝은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곁에서 지금도 천천히 말을 짜고 있다.
🌟 이 책은 문예춘추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신의 비오톱>‘신의 비오톱’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현실과 꿈, 이성과 욕망이 서로의 경계를 흐리며 공존하는 세계다.우루하는 남편의 유령과 함께 산다. 사람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겠지만그녀는 그 방식으로 사랑을 이어간다. 그건 삶을 이어가기 위한 유일한 형태였다. 그녀가 만들어낸 그 은밀한 공간은 마치 ‘비오톱’처럼 외따로 존재하면서도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그곳에는 규칙이 없고 도덕의 경계도 없다. 다만 진심만이 자란다.작가는 그 세계 속에서사랑이 얼마나 다채롭고 기이한 생명력을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각자의 방식으로 누군가를 지키려 애쓰는 인물들이 있다. 그들은 모두 결핍을 품고 살아가지만그 결핍 덕분에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한다. 삶이란 자신이 선택한 비밀의 서식지를 지키는 일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고 나서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형태의 사랑이 있다.언어로 꺼내는 순간 부서지고빛에 닿는 즉시 모양을 잃는다.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이해는 사랑의 조건이 아니다.우루하처럼 어떤 이는 자신의 결핍을 끌어안은 채그 안에서 평화를 배운다.누군가를 완전히 잃고도 여전히 그 사람의 그림자와 함께 살아가는 일,그건 슬픔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 될 수도 있다.사랑은 언제나 불완전하고그 불완전함 속에서만 숨을 쉰다.이 책을 읽으먼서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이꼭 서로를 향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그건 스스로의 고독을 인정하고그 안에서 조금씩 자신을 돌보는 일일지도 모른다.비오톱처럼누군가에게는 숨겨진 서식지가 필요하다.그곳에서만 자신이 되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사람들 틈에서 이해받지 못한 감정들이 모여서로를 알아보는 그런 공간이 있다면그것만으로도 인간은 다시 사랑을 믿게 된다.우루하가 말하던 “다들 자신이 보고 싶은 꿈을 꾸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라는 말은사랑의 정의일지도 모른다.우리가 꿈꾸는 방식으로만 사랑할 수 있다면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그 꿈은 비틀리고, 엉켜 있고때로는 세상과 어긋나 있지만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안에서 삶을 이어간다.서툴고 왜곡된 사랑이라도그 안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살아 있고, 느끼고끝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그 사람이 존재하는 한사랑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사랑은 형태가 아닌 ‘머무는 마음’일 뿐그 마음이 여전히 누군가를 향하고 있다면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일이다.
🌟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딥앤와이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왜 당신은 태도가 아닌 인생을 탓하는가>인생을 탓하는 일에는 익숙하면서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는 서툴다. 세상의 크기가 나를 짓누를 때마다 우리는 외부로 눈을 돌린다. 그러나 인간의 삶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힘은 언제나 안쪽에서 비롯된다. 마음이 흔들리면 세상도 흔들리고마음이 단단해지면 바람조차 다르게 분다.철학자들의 말은우리가 잃어버린 일상의 중심을 건드린다. 사람은 자기 태도의 높이만큼 살아간다. 그게 이 책이 던지는쉽게 흘려보낼 수 없는 문장의 무게다.📖 책을 읽고 나서삶을 떠올릴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건 커다란 사건이 아니라아주 미세한 태도의 차이라는 것을. 같은 하루를 맞이하더라도어떤 이는 불평으로 시작하고 어떤 이는 숨을 고르며 다짐으로 연다. 그 차이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시간이 쌓이면 방향을 완전히 달라지게 만든다. 태도란 그렇게 천천히그러나 확실하게 사람을 만들어간다.나는 오랫동안 상황 탓을 하며 살았다. 세상이 나에게 너무 가혹하다고환경이 나를 가두고 있다고.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그런 생각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세상은 변하지 않았는데내 마음이 조금 달라졌을 뿐인데도 삶이 달라 보였다. 세상보다 어려운 건 마음의 각도를 바꾸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태도란 꾸미는 것이 아니다. 그건 삶의 결을 따라 흘러나오는 어떤 빛이다. 말투나 표정, 행동 하나에도 그 빛은 묻어난다. 그래서 좋은 태도는 사람을 부드럽게 만들고나쁜 태도는 마음을 굳게 만든다. 이 책의 문장들을 읽으며 나는 다시 내 얼굴을 떠올렸다. 내가 어떤 표정으로 하루를 맞는 사람인지어떤 말로 스스로를 다루는 사람인지.삶이란 나의 태도가 만들어낸 풍경일지도 모른다. 상황은 나를 흔들지만 태도는 나를 세운다. 외부의 소음이 아무리 커도 내 안의 중심이 단단하면 흔들리지 않는다. 인생을 탓하기보다내 태도를 다독이는 일에 더 마음을 쏟고 싶다. 그게 진짜 어른으로 살아간다는 뜻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