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유엑스리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하버드 로스쿨 협상 수업>어떤 말들은 머리로 계산하기보다마음으로 건너야 이해되는 법이다.협상이라는 단어 속엔 숫자와 전략이 있지만그 바닥에는 언제나 사람이 있다.한쪽이 이기면 한쪽이 져야 하는 게임이라 믿던 세상에서이 책은 ‘이해’라는 이름의 느린 호흡을 꺼내 보여준다.우리가 맞서 앉은 상대는 종종 나와 닮아 있다.말을 아끼는 순간에도 분노를 삼키는 순간에도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을 지키려 애쓰는 사람들이다.협상은 그런 마음들의 충돌이자또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다시 걸어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다.하버드의 교실이 아니라한 사람의 마음 안에서 시작되는 수업.그곳에서 협상은 기술이 아닌 태도가 된다.📖 책을 읽고 나서말이란 살아 있는 생물 같다. 한 번 뱉어내면 그 순간부터는 내 것이 아니게 되고상대의 공기를 따라 움직인다. 협상은 그 생물이 서로의 체온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말의 방향이 이익이 아니라 마음으로 향할 때사람은 조금씩 변한다. 누구를 이기려는 자리에서가 아니라살아남기 위해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자리에서.나는 종종 멈춤을 떠올린다. 말 사이의 공백그 짧은 틈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내는지. 감정이 식고, 사고가 숨을 고르고관계가 다시 숨결을 되찾는다. 말보다 멈춤이 더 많은 걸 설명할 때가 있다. 침묵이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질 때협상은 전혀 다른 얼굴을 한다.분노는 늘 자신을 태운다. 남는 건 그을린 잔해뿐이다. 그래서 나는 말의 속도를 늦추려 한다. 말이 식을 시간을 주고감정이 가라앉을 자리를 마련한다. 그때서야 상대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가 꺼내지 않은 문장들말끝에서 흘러나온 두려움, 손끝의 미세한 떨림 같은 것들. 사람들은 종종 협상을 싸움이라 부른다. 그러나 나는 그것을 공감의 다른 이름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얻기보다버리지 않기 위해 싸운다. 사랑도 그렇고, 관계도 그렇다.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기보다그 언어의 배경을 이해하려는 순간부터 대화는 협상이 아닌 관계가 된다. 글을 쓸 때와 닮았다. 문장은 협상처럼 다듬어진다. 단어 하나를 넣었다 빼며상대의 마음에 닿을 온도를 조정한다. 글을 쓰는 일은 협상을 훈련하는 일과도 같다. 나의 언어를 내세우지 않고상대의 언어를 빌려 문장을 완성시키는 일. 그 과정이 사람을 조금 더 유연하게 만든다.인생의 모든 순간이 협상일지도 모른다. 내 안의 욕망과 체념이 부딪히는 자리, 사랑과 자존이 충돌하는 밤그 사이에서 겨우 타협점을 찾아내는 일.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자신과의 합의로 하루를 버틴다.나는 협상을 기술이 아닌 온도로 기억한다. 차가운 계산보다 따뜻한 기다림으로이기는 말보다 남는 말로. 그렇게 사람 사이의 공기를 바꾸는 일그게 내가 생각하는 협상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