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비오톱
나기라 유 지음, 부윤아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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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문예춘추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신의 비오톱>


‘신의 비오톱’은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
현실과 꿈, 이성과 욕망이
서로의 경계를 흐리며 공존하는 세계다.
우루하는 남편의 유령과 함께 산다.
사람들은 그걸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녀는 그 방식으로 사랑을 이어간다.
그건 삶을 이어가기 위한 유일한 형태였다.
그녀가 만들어낸 그 은밀한 공간은
마치 ‘비오톱’처럼 외따로 존재하면서도
생명으로 가득 차 있다.
그곳에는 규칙이 없고 도덕의 경계도 없다.
다만 진심만이 자란다.
작가는 그 세계 속에서
사랑이 얼마나 다채롭고 기이한
생명력을 지니는지를 보여준다.
각자의 방식으로
누군가를 지키려 애쓰는 인물들이 있다.
그들은 모두 결핍을 품고 살아가지만
그 결핍 덕분에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한다.
삶이란 자신이 선택한
비밀의 서식지를 지키는 일일지도 모른다.


📖 책을 읽고 나서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형태의 사랑이 있다.
언어로 꺼내는 순간 부서지고
빛에 닿는 즉시 모양을 잃는다.
사람들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지만
이해는 사랑의 조건이 아니다.
우루하처럼 어떤 이는
자신의 결핍을 끌어안은 채
그 안에서 평화를 배운다.
누군가를 완전히 잃고도
여전히 그 사람의 그림자와 함께 살아가는 일,
그건 슬픔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 될 수도 있다.

사랑은 언제나 불완전하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만 숨을 쉰다.
이 책을 읽으먼서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감정이
꼭 서로를 향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건 스스로의 고독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조금씩 자신을 돌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비오톱처럼
누군가에게는 숨겨진 서식지가 필요하다.
그곳에서만 자신이 되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 틈에서 이해받지 못한 감정들이 모여
서로를 알아보는 그런 공간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인간은 다시 사랑을 믿게 된다.

우루하가 말하던
“다들 자신이 보고 싶은 꿈을 꾸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라는 말은
사랑의 정의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꿈꾸는 방식으로만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 꿈은 비틀리고, 엉켜 있고
때로는 세상과 어긋나 있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 안에서 삶을 이어간다.
서툴고 왜곡된 사랑이라도
그 안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살아 있고, 느끼고
끝내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그 사람이 존재하는 한
사랑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은 형태가 아닌 ‘머무는 마음’일 뿐
그 마음이 여전히 누군가를 향하고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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