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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통계에 따르면 심장동맥질환 사망률이 최근 10년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돌연사를 야기하는 질병이 노년층의 전매특허였지만, 지금은 청년층에까지 만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대사 증후군이 유행하고 있다고들 합니다. 야근이 잦은 회사원, 휴식할 시간이 없고 불규칙한 식사에 길들여진 미디어 종사자, 오랜 시간 운전하느라 비만에 노출된 운전기사 등 이 분야의 종사자들이 누적된 피로, 충동적인 감정, 전해질 교란, 과도한 긴장 등으로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적지 않은 청장년층이 장기간에 걸친 불규칙한 생활과 커다란 심리적 스트레스, 심장, 간, 신장 등 인체 주요기관의 지속적인 기능 장애로 죽음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이처럼 커다란 심리적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는 외부환경, 특히 사회적 풍조뿐만 아니라 심리 소양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몸만 피로한 것이 아니라 마음의 피로는 훨씬 심각합니다.
과로로 인해 돌연사하는 현상을 이해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오늘날 유행하는 ‘슈퍼맨 증후군’입니다. 슈퍼맨 증후군은 각 업종에서 특출한 성취를 이룬 엘리트들이 정신적으로 심각한 괴로움을 겪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엘리트 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증후군은 아마도 두 단어로 개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피곤한 마음’이 그것입니다. 엘리트는 표면적으로는 자신의 영역에서 잘 나가는 사람으로 뭇 사람들의 선망과 추종을 받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실제 그들의 정신 상태를 살펴보면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거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심리적으로는 장기간 아건강 상태(亞健康狀態 :증상은 분명히 있으나 의학적인 진단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 처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심리가 마치 전갈처럼 매 순간 엘리트들의 정신을 물어뜯고 그들의 심신을 고달프게 하는 것입니다. 엘리트들은 통상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고 진지하고 성실하게 일을 하며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내어주는 것과 같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보통 주목하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엘리트들이 내세우는 책임감이란 항상 남보다 앞서려고 하는 마음과 자신의 사회적 지위와 대중적 이미지를 지나치게 중시하는 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아래의 몇 구절은 신문보도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엘리트들의 심리를 잘 묘사하는 글입니다.
“언제나 훌륭하게, 최상의 태도를 유지하라. 이것이 엘리트가 취해야 할 자세이다. 커다란 사회적 관심도는 일종의 추동력이면서도 압력이다. 많은 엘리트들의 특수한 사명은 항상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병이 날 수 있어도 엘리트는 병이 나서는 안 된다. 이렇게 버티다 결국에는 끊어지고 만다. 많은 엘리트들이 보기에 사회에는 무형의 손과 보이지 않는 잣대가 있어 그들을 채찍질하며 평가한다. 놓으려 하지도 않고 기준을 낮추려고도 하지 않는다. 결국 마지막으로 자신을 고통 속으로 이끈다. 이는 엘리트의 고통이다. 다만 다른 것이 있다면 어떤 사람은 고통 속에서 무감각해지고, 어떤 사람은 고통 속에서 미쳐 버린다는 것이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있어 삶의 조건은 갈수록 나아지고 있고 하는 일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이 어떤 것에 의해 주재되는지를 잠시라도 살펴보게 되면 왜 우리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그렇게 많은 문제를 갖게 되었는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할 때입니다!
능히 부귀를 가벼이 여기어도
부귀를 가벼이 여기는 그 마음까지 가벼이 여기진 못하고,
명예와 의로움을 중히 여겨도
또한 명예와 의로움을 중히 여기는 그 마음까지 중히 여기진 못한다.
能輕富貴, 不能輕一輕富貴之心.
能重名義, 又復重一重名義之念.
<채근담>의 이 구절은 사람의 승부욕을 분석한 말입니다. 사람은 얼핏 돈과 지위에 대해 전혀 개의치 않고 의기와 명예를 중시하는 듯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저에 숨은 욕망까지 완벽하게 조절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는 사람의 마음에서 가장 미묘하고 복잡한 것이고 또 스스로 자각하고 없애기가 쉽지 않은 심리입니다. <명심보감>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마음이 편안하면 누추한 집도 평온하고
정서가 안정되면 나물국도 향기롭다.
세상의 일이란 고요한 가운데 바야흐로 드러나고
사람의 정이란 담백한 가운데 비로소 자라난다.
心安茅屋穩, 性定菜羹香. 世事靜方見, 人情淡始長.
마음이 불안하면 ‘평온한(穩)’ 감각이 있을 리 없습니다. 욕망이 너무 크면 옛 선비들처럼 안빈낙도하며 나물의 뿌리를 씹으면서도 감칠맛을 느끼는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성정채갱향(性定菜羹香)’, 즉 정서가 불안정하면 당연히 나물국의 향기를 맡을 수 없습니다. ‘세사정방견(世事靜方見)’, ‘인정담시장(人情淡始長)‘ 이는 진정으로 안정된 마음으로 살펴야 인생살이의 오묘함을 깨달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계의 부품처럼 시대의 수레바퀴에 따라 이리저리 굴러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이유로 멍한 상태에서 일생을 보내는 것이 과연 바른 삶인가? 또 마음의 평정도 없이 자아를 상실한 삶을, 현대화가 우리들에게 가져다 준 위대한 성과라고 할 수 있는가? 오늘날 우리는 오직 금전적 이익만을 생각하고 안빈낙도는 생각하지 못하며, 오직 업적을 남겨 이름을 날리는 것만 생각하고 세상에 이름이 나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살아가는 삶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과 명예가 없다고 해서 잘살지 못하는 것은 아닌데도, 돈과 명예가 없으면 잘못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범한 자연의 뜻을 오랫동안 음미하고 소박하며 조용하게 체득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몸을 너무 바쁘게 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한가로울 때 바쁜 일이 생기면
또한 게으름이 생기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지만
가다듬은 후 놓으면
또한 순수한 본성을 격발할 수 있다.
身不宜忙, 而忙於閑暇之時, 亦可儆惕惰氣.
心不可放, 而放於收攝之後, 亦可鼓惕天機.
이 구절도 <채근담>에 나오는 말입니다. 이는 몸의 바쁨과 한가함, 마음에 품는 것과 놓는 것의 관계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명리를 위해 몸을 희생하고 정신을 소모하느니 마음을 고요히 하고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낫고,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친 이미지와 지위를 위해 온갖 정력을 쏟아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치는 것보다는 몸 이외의 것은 버리고 안빈낙도하고 물아일체의 행복을 누리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을 찾고자 한다면 마음의 여유와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p.136~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