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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오경 - 인간의 도를 논하다
공자 지음, 김동휘 옮김 / 신원문화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공자는 유학(儒學)의 창시자로서 그의 사상은 평등하게 다스리는 것을 근본으로 하고 ‘인(仁)’을 핵심으로 하였다. 그는 천하를 다스리는 도리를 말할 때 “고상한 품성으로 나라를 다스리면 마치 북두성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아도 뭇별들이 그를 에워싸고 도는 것과 마찬가지이다.”라고 비유하였다.
제경공(齊景公)이 공자에게 나라를 다스리는 도리를 묻자 공자는 “군주는 군주다워야 하고, 신하는 신하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하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 이처럼 제각기 도리를 다하고 제 자리를 지키면 된다.”고 대꾸하였다. 그러자 제경공이 “그 말씀이 옳습니다. 군주가 군주답지 않고, 신하가 신하답지 않으며, 아버지가 아버지답지 않고, 아들이 아들답지 않다면 나라에 양식이 아무리 많다고 할지라도 어디에 제가 먹을 것이 있겠습니까?”하고 수긍하였다.
노나라의 대부인 계강자(季康子)가 정사를 다스리는 도리를 묻자 공자는 “소위 다스릴 ‘정(政)‘이란 바를 ’정(正)‘과 같은지라 정도(正道:바른 길)를 가야 한다. 당신이 먼저 정도를 가면서 남들의 본보기가 된다면 그 누가 감히 정도를 가지 않을 자가 있겠는가?”하고 대꾸하였다. 계강자가 또 “정도를 가지 않는 자들을 죽이면서 모두 정도를 가게 하면 어떻겠는가?”하고 물으니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바로 당신인데 왜 다른 사람을 죽이겠는가? 당신이 선을 행하면 백성이 저절로 당신을 따라 선해질 것이다. 윗사람들의 품성은 바람과 같고 아래 사람들의 품성은 풀과 같아 바람이 풀 위를 스쳐 지나가면 풀은 그 바람에 따라 넘어가기 마련이다.”라고 답하였다.
계강자는 나라에 도적이 많아 근심하면서 공자에게 청문하자 공자는 “만약 당신이 청렴하여 탐욕을 버리면 도적들도 고무되어 부끄러운 줄 알게 되고 더는 도적질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고 대꾸하였다. 그때 계씨 가문은 노나라의 권세가였는데 계강자는 더구나 직계를 뛰어넘어 계승권을 탈취하였기에 공자의 답변에는 계강자에 대한 풍자의 의미가 다분히 담겨 있다.
섭공(葉公: ‘잎 엽’자가 지명이나 인명으로 쓰일 때는 ‘섭’으로 읽음)이 정사를 다스릴 문제를 묻자 공자는 “가까이에서 다스림을 받는 자들이 기뻐서 순종하고, 먼 곳에 있는 자들이 귀의하여 따르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자공이 정사를 다스리는 도리를 묻자 공자가 “양식을 저장하고, 무기를 간수하며, 백성들에게 신심을 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자공이 이어 “부득이한 경우에 그중의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할까요?”하니 공자가 서슴없이 “무기를 버려야 한다.”고 하자 자공이 또 “나머지 두 가지 가운데서 또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하니 공자는 “양식을 버려야 한다. 자고로 인생은 한번 죽기 마련인데 백성들이 신심(信心)을 잃게 되면 국가가 일어설 방도가 없다.”고 대꾸하였다.
자장이 정사를 다스리는 도리를 묻자 공자는 “마음속에 선함을 간직하고, 피로를 무릅쓰고, 진리를 실천함에서 힘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고 하였다. 자로가 정사에 대해 묻자, “백성들 앞에서 솔선수범하고 이신작칙(以身作則 : 남보다 먼저 실천하여 모범을 보임으로써 일반 공중이 지켜야 할 법칙이나 준례를 만듦)하는 것이다.”고 대꾸하였다. 자로가 더 상세히 알려달라고 하니 “태만하지 말지어다.”고 덧붙였다.
중궁이 계씨의 가신으로 있으면서 정사에 대해 묻자, “관리들의 모범이 되고, 아래 사람들의 과실을 관대히 처리하고, 덕성과 재능을 겸비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중궁이 “덕성과 재능을 겸비한 인재를 어떻게 알고 등용하겠습니까?”하고 재차 물으니 “네가 알고 있는 인재를 먼저 등용하라. 네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야 남들이 그를 내버려 두겠느냐?”하고 대꾸하였다.
자하가 노나라 거부읍(莒父邑)의 장관이 되어 정사를 다스릴 도리를 물으니 공자는 “급히 성사하려 하지 말고 작은 이익을 탐내지 말아야 한다. 급히 성사하려고 하면 급할수록 이를 수 없고, 작은 이익에 눈이 어두우면 대사를 망치게 된다.”고 일깨워 주었다. p.6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