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와 깊이 만나는 즐거움 - 최복현 시인이 <어린왕자>를 사랑한 30년의 완결판
최복현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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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성찰하면 우리 삶의 진실을 알 수 있을까요? 맑은 날이 있으면 비 오는 날, 흐린 날도 있는 것처럼, 우리 삶이란 것도 그래요, 늘 좋기만 바라는 건 누구나 같을 거예요. 어떤 이는 늘 밝은 표정으로 살고, 어떤 이는 어두운 표정으로 살고, 어떤 이는 맑고 흐리기를 반복하며 살아요. 이렇게 한결같이 자기 삶을 조정하며 살아간다는 건 어려워요. 그럼에도 우리는 보다 밝은 마음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방법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요.

    

생각이 필요해요. 건설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고, 가급적 후회가 따르지 않는 이성이 담긴 생각이 필요해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살면 우리의 삶엔 맑은 날이 많을 거예요. 그런 생각을 하려면 정말 우리 삶에,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바로 보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며 살아야 해요. 시간이란 공간에 그저 흔적만 남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자기 삶의 궤적을 그으며 살아야 해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자신을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해요.

   

누구나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이 아는 자기를 잘못 판단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스스로를 왜곡하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거예요. 자신을 잘 알려면 혼자 명상에 잠기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렇게 자신에게 솔직해져보고, 그렇게 발견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해 봐야 해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은 나 자신의 거울이에요. 그들의 단점은 나의 단점이고, 그들의 장점은 나의 장점이기도 해요. 거기서 키울 것과 키우지 말 것을 구분해야 해요. 바쁘다고 혼자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지 못하면 우리는 그저 달려만 갈 뿐이라고요.

   

저 사람들은 무척 바쁘네요. 저 사람들은 뭘 찾고 있는 거예요?”

어린왕자가 물었다.

기관사도 모른단다.”

전철수가 말했어요. 그러자 이번에는 반대편에서 불을 환하게 켠 두 번째 급행열차가 우르릉거렸어요.

그들이 벌써 되돌아오나요?”

어린왕자가 물었어요.

아니, 같은 사람이 아니란다. 서로 자릴 바꾸는 거야.”

전철수가 대답했어요.

살던 곳이 맘에 안 들었나 보죠?”

사람들은 자기들 사는 곳에 만족하지 않는단다.”

전철수가 말했어요. 그러자 세 번째 급행열차가 불을 환하게 켜고 천둥치는 소리를 냈어요.

저건 먼젓번 여행자들을 쫓아가는 걸까요?”

어린왕자가 물었어요.

그들은 아무것도 쫓지 않는단다. 그 안에서 잠을 자거나, 아니면 하품하는 거야. 어린애들만이 유리창에 코를 박고 있어.”

전철수가 말했어요.

어린애들만이 자기들이 뭘 찾는지 알고 있군요. 어린애들은 헝겊인형을 위해 시간을 소비하고, 그래서 인형은 아주 중요한 것이 되고요. 그걸 빼앗기면 소리 내어 울고 말이에요....”

   

생각해봐요. 차라리 가던 길을 멈추고 말이에요. 그게 더 빨리 가는 길이에요. 진실에서 멀어졌다가 다시 돌아오기엔 너무 늦는 게 우리 삶이니까요. 차라리 멈춰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해요. 생각 없이 달려만 가지 말고 지금 무엇을 찾고 있는지 생각해 보자니까요. 남보다 늦으면 어때요. 너무 남과 비교하려고 하지 말라니까요. 남만 따라다니면 그건 삶이 아니에요. 자기 길을 가야지요. 적어도 자기 삶에서는 주인공으로 살아야지요.

   

아이들을 보라고요. 아이는 자기가 지금 무엇을 가져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요. 그들은 남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아요. 그러니까 지금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야지요. 남에게 필요한 것이 자기에게도 필요할 것이란 생각, 남이 가는 곳에 가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거란 불안감, 남이 가진 것을 지금 갖지 않으면 손해 볼 것 같은 걱정, 그런 부정적인 생각부터 버려야 해요. 거기서 자유를 얻어야 해요. 지금 있는 이 마당이 영원한 자신의 마당이 아니듯이, 지금 한 곳에 있는 이들이 영원히 한 곳에 있을 사람도 아니잖아요. 지금부터 남과 견주어 생각하지 말고 자기에게 중요한 것만 생각해봐요. 그게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 사는 지름길이에요.

   

죽 이어질 인간관계가 있고, 어디까지만 함께하다가 단절될 관계도 있으니까요. 무엇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인간관계의 연속성과 단절성이 나누어지니까요. 무조건 쫓으려 말고 정말 쫓아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해요. 그런 걸 잘 구분하면서 살아야 해요. 그것이 자기 앞가림을 제대로 하는 방법이에요, 삶은 보다 생산적으로 살아야 해요. 무한한 에너지가 샘솟는 게 삶이 아니니까요. 집중할 일, 지금 해야 할 일을 구분하며 살아요. 생각 없이 오락가락하지 말자고요.   p.216~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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