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 법정 잠언집
법정(法頂) 지음, 류시화 엮음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법정스님의 산문집이다. 옛날에 읽을 때도 내용이 좋았지만 지금 읽어도 결코 그 가치가 바래지 않았다. 스님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고, 화려한 수식이 없고, 담백하고 무미한 글이지만 읽을수록 글에 담긴 뜻이 진중하고 따뜻하다.

 

스님이 입적하신지 수년이 지났지만 아직 스님의 글은 남아서 우리에게 크나큰 가르침을 주고 있다. 소비로 일관하는 현대문명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 것을 강조한다. 과소비로 인해 쓰레기가 넘쳐나고 환경오염에 각종재난까지 겹쳐 지구가 서서히 망가지고 있다는 지적은 날카롭다. 하지만 우리가 당장 현대문명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향후 친환경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지구오염을 줄이려고 신기술을 개발하겠지만 이는 세계 각국의 협조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나마  현재로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은 적게 개발하고  적게 소비하는 것이다. 자연을 아끼고 아껴서 후손들에게 청정한 자연을 보전하여 물려줄 수 있도록 화학제품이나 연료를 최대한 적게 소비하는 것이다. 지금 현대문명을 도외시하고 원시시대로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스님이 늘 강조하시는 '무소유'의 신조도 참으로 좋은 슬로건이다. 그러나 욕망의 존재인 인간이 무소유를 실천하며 살아간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먹고 살기 위해 태어나  더 많이 얻기 위해 경쟁하고, 그걸 목표로 살아가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쉽게 무소유로 돌아설 수 있을까?

 

스님의 무소유는 실생활에서 최대한 필요치 않는 물건을 적게 가지자는 뜻으로 이해하고 싶다.

불필요한 낭비나 사치를 줄이고, 남는 것이 있으면  이웃을 도와주며 살라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연인이 되어 살아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현실에 충실하되 물질에 집착하여 헛되이 살지마라는 말씀일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과소비를 삼가고 내 생활방식에 잘못된 점이 있는지 반성하면서 스님의 가르침을 조금이나마 실천하고 싶다.스님의 글은 담박하지만 스님의 성격처럼 올곧고 옹골차다. 읽고나니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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