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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본 진달래꽃 - 김소월 시집, 1925년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ㅣ 소와다리 초판본 오리지널 디자인
김소월 지음 / 소와다리 / 2015년 11월
평점 :
나는 오래 전 처음 소월의 작품을 대했을 때 여류시인인 줄 알았다. 시풍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시어 섬세함이 천생 여자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후 소월의 실체를 알고 나서는 혼동의 충격에 빠졌다.
어쩜 남성이 저리도 여리고 순수한 감성을 지닐 수 있을까? 요즘은 이정섭 선생님 같은 분을 TV로 뵈어서 그런지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지마는 당시 내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만큼 나의 생각이 사회통념에 너무 얽매여 있었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한민국에서 학창생활과 청춘시절을 보낸 사람치고 ‘김소월’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0~20대 한창 감성이 풍부했던 시절에, 누구나 한번쯤 소월의 시를 연애편지에 옮겨 보기도 하고, 자랑삼아 소월의 시 몇 편은 외우고 다녔을 것이다.
절제된 언어의 조탁과 영롱한 시어의 구사로 단숨에 젊은 이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린 천재 시인! 그기에다 동서고금에 법칙처럼 통하는 요절의 인생사까지, 많은 이의 심금을 울리고 가슴을 아리게 했던 소월의 인생사는 한 편의 시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진달래꽃, 먼후일, 님에게,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못잊어, 초혼, 엄마야 누나야, 금잔디, 산유화 등등 주옥같은 작품을 써내려간 소월의 작품들을 발간 당시 모습 그대로 다시 볼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특히, 오랫동안 가로읽기에 길들여진 나에게 세로읽기는 옛 추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한 편 한 편 천천히 음미하면서 처음 읽었을 때의 떨림을 맛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