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학집요 - 성인이 갖추어야 할 배움의 모든 것
이이 지음, 김태완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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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毋自欺) 것이다. 마치 악취를 싫어하듯 악을 싫어하며 미인을 좋아하듯 선을 좋아하는 것이다. 이것을 스스로 만족하는 것(自謙)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군자는 반드시 홀로 있을 때() 삼간다. <대학>

    

주자가 말했다. “자신의 뜻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은 자신을 수양하는 것(自修)의 시초이다. ()는 금지하는 말이다. 자신을 속인다는 말은 선은 행하고 악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아직 참되지 못한 것이다. ()은 유쾌하고() 만족스러운() 것이다. ()이란 남은 알지 못하고 나만 홀로 아는 곳이다. 이 말은 다음과 같은 뜻이다.

   

자신을 수양하고자 하는 사람은, 선을 행하고 악은 버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 마땅히 실제로 힘을 써서 자신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악을 미워한다면 악취를 싫어하듯 하며 선을 좋아한다면 미인을 좋아하듯이 하여 악은 결단코 버리고 선은 반드시 얻는 데 힘을 써서 스스로 자신에게서 유쾌하고 만족해야지 한갓 구차하게 밖을 좇아서 남을 위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참되거나 참되지 않은 것은 다른 사람이 알 수 없고 나만 홀로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홀로 있을 때 조심해서 그 기미를 살펴야 한다.“

   

또 말했다. “예를 들어, 오훼(烏喙 : 약재이름으로 냄새가 없고 혀를 마비시키며 맛은 맵고 성질은 뜨겁고 독이 있다.)는 먹을 수 없고 물과 불은 밟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 저절로 먹지 않고 밟지 않는다. 추우면 옷을 입으려고 하고 배고프면 밥을 먹으려고 하는 욕구는 스스로 그만둘 수 없다. 사람이 정말로 선을 보면 배고플 때 밥을 먹고 싶듯이 하고 추울 때 옷을 입고 싶듯이 하며, 악을 보면 오훼는 먹어서는 안 되고 물과 불은 밟을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한다면 이 뜻이 저절로 성실해진다.”

   

또 말했다. “자신을 속이는 사람은 반은 알고 반은 모르는 사람이다. 선은 내가 마땅히 행해야 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도리어 충분히(十分) 선을 행하지 않고, 악은 절대로 행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면서도 도리어 자신이 그것을 버리지 못하면 이는 바로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또 말했다. “만일 의리가 아홉 푼(九分)이 있지만 개인적인 뜻(私意)이 한 푼(一分)이라도 있으면 이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또 말했다. “한 가지 선을 완전하게 다(十分) 실천해도 그 사이에 좋지 않은 뜻이 한 푼이라도 잠재해 있다가 일어나서 나쁜 길로 말미암아 자라나면 도리어 좋지 않은 뜻이 가득차고 이전의 선한 뜻은 없어진다.”

   

정자(程子)가 말했다.“배움은 어두운 방에서도 속이지 않는(不欺暗室) 데서 시작된다.”

   

유 충정공(劉忠定公)이 사마 온공(司馬溫公)에게 물었다. “마음을 다하고(盡心) 자신에게 실행하는(行己) 요지로서 죽을 때까지 실행할 수 있는 것이 무엇입니까?” 온공이 말했다.

그것은 성실이다. ”또 물었다. “실행하는 데 무엇을 먼저 해야 합니까?” 온공이 말했다.

망령되이 말하지 않는 데서부터 시작하라.” 유 충정공은 처음에 이것을 매우 쉽게 여겼다. 그러나 물러나와 자신에게 맞춰보았더니 하루의 행동이 말한 것과 서로 배치되고 모순점이 많았다. 그래서 힘써 7년을 실행한 뒤에야 망령되이 말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이로부터 말과 행동이 일치하고 겉과 속이 서로 맞았으며, 일을 당해도 마음이 평탄하여 늘 여유가 있었다.

   

사마 온공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남보다 나은 것이 없다. 다만, 평생에 남에게 털어놓지 못할 일을 하지 않았을 따름이다.”

   

주자가 말했다. “경전(大學)에 이르기를 뜻을 성실하게 하고자 하면 먼저 앎을 끝까지 미루어야 한다.’라고 하였고, 앎이 이른 뒤에 뜻이 성실해진다.‘ 라고 하였다. 마음의 본체(心體)가 조금이라도 밝지 못한 점이 있으면 마음이 작용하더라도 반드시 그 힘을 실제로 쓰지 못하고 구차스럽게 자신을 속이는 일이 있다. 그러나 혹 마음이 이미 밝다 하더라도 조심하지 않으면 밝은 것이 자기 것이 되지 못하며 덕으로 나아가는 터전이 될 수 없다. 이와 같이 차례는 어지럽힐 수 없으며 노력은 빠뜨릴 수 없다.”

p.148~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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