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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어야 할 때 나아가야 할 때 돌아봐야 할 때
쑤쑤 지음, 김정자 옮김 / 다연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부자 노인이 아들을 불러 자수성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들도 자기처럼 성공하기를 바랐다. 아버지 얘기에 감동한 아들은 홀로 보물을 찾아 나섰다. 그는 험난한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열대우림에서 마침내 희귀한 나무를 발견했다. 독특한 향기를 발산하는 나무는 다른 나무처럼 물에 뜨지 않고 가라앉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이 나무가 무한한 가치를 지닌 보물임을 직감하고, 시장에 내다 팔기로 했다. 그런데 나무는 전혀 팔리지 않았다.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때 옆 가게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숯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향기 나는 나무를 숯으로 만들어 팔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그는 열대우림에서 어렵게 공수해온 나무를 전부 태워 숯으로 만들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고 기분이 좋아진 아들은 즉시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에게 알렸다. 이야기를 들은 노인은 눈물을 흘리며 어리석은 아들을 꾸짖었다. 아들이 태워버린 나무는 세계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침향나무였다. 나무 하나를 조각내서 팔기만 해도 숯 한 트럭과 맞먹을 정도였다!
사람들이 실수를 하는 이유는 인내력 있게 기다리지 못하고 너무 서두르기 때문이다. 주관적 억측에 기대거나 다른 사람들이 하는 방식을 그대로 모방하느라 많은 것을 놓친다. 또한 빠르게 변해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반 박자만 느려도 곧장 무리에서 뒤처져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기에 사람들은 매 순간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며 살아간다.
정원이 딸린 집으로 이사를 간 친구가 있는데 이사를 하자마자 정원에 있던 잡초를 전부 뽑아버리고 새로 산 꽃을 심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전 집주인이 그곳을 지나다가 대문 안을 들여다보며 깜짝 놀라 친구에게 물었다.
“여기에 있던 모란은 어디로 갔나요? 정말 희귀한 종이거든요.”
친구는 그제야 모란을 잡초인 줄 알고 뽑아버린 일이 생각났다. 그로부터 몇 년 뒤, 그 친구는 다시 이사를 갔다. 이번에는 지저분해 보이는 정원에 전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두었더니 겨울에는 잡초처럼 보이던 식물이 봄이 되어 예쁜 꽃을 피웠다. 또한 보잘것없어 보이던 풀 무더기는 여름이 되자 아름다운 꽃밭으로 변신했고, 가을에는 반년이 지나도록 앙상해 보이던 나무에 울긋불긋한 단풍이 장관을 이루었다. 그렇게 사계절이 지나고 나서야 잡초를 뽑기 시작한 친구는 완벽한 정원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언젠가 빈틈없고 칼 같은 성격의 관리자를 본 적이 있는데, 그는 직원들이 약속 시간에 조금 늦거나 작은 실수만 해도 가차 없이 해고했다. 그러다 보니 불확실한 억측, 유언비어, 전임자의 왜곡된 평가 때문에 억울하게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결국 그의 곁에는 ‘여우 짓’에 능한 직원들만 살아남았다. 훗날, 그가 자초지종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뒤였다.
무엇이 좋고 나쁜지 가려내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여 알고 지낼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숨결과 분위기를 파악하여 살 만한 곳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요리를 할 때도 너무 서두르면 아무리 좋은 재료를 쓰더라도 망치게 마련이다. P.134~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