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서재 - 그리고 그들은 누군가의 책이 되었다
한정원 지음, 전영건 사진 / 행성B(행성비)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요즘같이 편리한 시대에 왜 책을 읽어야 할까? 검색 한 번이면 모든 자료를 찾을 수 있는데 말이다.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읽을 필요가 있을까? 무엇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으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사고의 폭이 넓어집니다. 물론 사고의 폭은 일상 속에서 넓어지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을 통해서 넓어지기도 하지요. 늘 그럴 수만 있다면 책을 읽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나보다 훨씬 더 풍부란 경험을 가진 사람과 만나서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만 들을 수 있다면 그것처럼 좋은 방법이 어디 있겠어요? 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 그러니 부지런히 내 스스로가 자신의 생각과 사고를 만들어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 방법으로 책읽기보다 좋은 것은 없습니다.”

 

책은 머릿속에 저장하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다. 내용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기도 하지만 지혜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읽는 것이다.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담는 것처럼 기억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면 그는 책을 읽지 않아도 되고 읽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용도는 다양할 것이다. 김성룡은 책읽기를 두 가지 용도로 나누어 하고 있다. 하나는 본원적인 질문을 찾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가는 책읽기. 그것은 고전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또 다른 하나는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의 삶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습득하기 위한 책읽기다.

 

“우리는 매 순간 판단하고 선택하며 살고 있어요. 그런데 그 선택하고 판단하는 기준은 내 사고의 한계 내에서 이루어지는 거예요.”

 

그는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고 했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무엇인지, 몰랐던 것은 어떤 건지, 세상은 정말 넓다는 사실을, 그리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주 작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그 한계를 벗어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소크라테스가 남겼던 말 중에 ‘무지(無知)의 지(知)’라는 건 바로 ‘나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겁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면서 사는 사람이 태반 아닙니까? 독서를 하다 보면 그런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죠.”

 

세기의 대문호 톨스토이도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필요 없는 지식을 경계하라.“는 말을 남겼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무지 자체가 아니라 자기 자신의 오만과 교만 그리고 ‘~척’하며 자신을 속이는 일일 것이다. 그는 대학 때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해온 아라비아 속담이 있다며 천천히 읊었다.

 

자기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사람, 바보니까 피해라.

자기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 단순하니까 가르쳐 주어라.

알면서 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 자고 있으니 깨우라.

알면서 안다는 사실도 아는 사람, 현명한 사람이니 따르라.

 

"후배들에게 항상 이 이야기를 해 줍니다. ‘최소한 네가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은 되지 말아라. 그것만 벗어나도 훌륭한 사람이다.’ 라고 말이죠.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1단계에 머물러 있어요. 모르면서 모른다는 사실도 모르고 사는 거죠.

 

교보문고 입사 후, 그를 제일 힘들게 했던 것은 알고 싶은 욕심과 알지 못하는 현실 사이의 괴리였다. 그는 그 괴리감을 좁히기 위해 책을 열심히 읽었다. 돌이켜 보면 그 괴리감이 책과 가까워진 계기가 되었다고 그는 회상한다.

 

“모른다는 걸 인정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번 더 생각을 해보면 책을 쓴 사람도 그 사람의 한계가 있을 거라는 거죠. 그렇다면 단순히 스펀지처럼 책의 내용을 수용할 것이 아니라, ‘저자가 하는 이야기가 다 맞는 말일까?‘, ’저자는 어떤 한계에 부딪혔을까?‘라는 질문을 하면서 저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하며 책을 읽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저자가 또 다른 책으로 연결해 줍니다.”

즐거운 책읽기다. p.329~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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