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언의 탄생 - 명언으로 읽는 100명의 인생철학
김옥림 지음 / 팬덤북스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오성대감으로 널리 알려진 백사 이항복은 어린 시절부터 영민했을 뿐만 아니라 장난기가 넘쳤는데 그의 장난에는 해학이 넘쳤고, 지혜가 번뜩였다. 그는 임진왜란 때 도승지로서 선조를 의주까지 호위했으며, 전란 중에 병조판서가 되었다. 이후 이조판서에 올랐다가 정유재란이 일어나 병조판서를 맡았고 공을 인정받아 우의정을 거쳐 영의정에 올랐으며 오성군에 봉해졌다.

 

“스승의 말은 곧 스승이다. 반드시 스승의 말은 따라야 한다.”

이항복의 스승이 남긴 말인데, 이항복은 이 말을 항상 가슴에 새겨 두고 떠올렸다. 이 말에 얽힌 일화이다. 어느 날 이항복이 집에서 쉬고 있는데 하인이 소리치며 말했다.

“대감마님, 스승님께서 오셨습니다!”

“뭐라, 스승님께서 오셨다고?”

이항복은 자리에서 일어나 버선발로 뛰어나가 스승을 맞았다.

“스승님, 어서 오십시오.”

그의 스승은 초라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항복은 허리를 굽히며 정중하게 스승을 방으로 모셨다.

 

“스승님,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나는 잘 지내고 있소.”

“스승님, 말씀을 놓으십시오.”

이항복은 존대하는 스승 앞에서 몸 둘 바를 몰랐다.

“영의정인 정승에게 내 어찌 말을 놓겠소.”

그의 스승은 이렇게 말하며 빙그레 미소 지었다.

“아니옵니다. 스승님. 스승님께서는 어린 시절 저의 무지를 깨우쳐 주신 분이 아니십니까. 그런데 어찌 제게 존대를 하시는지요?” 이항복은 이렇게 말하며 더욱 자세를 낮추었다.

“그때는 어린 개구쟁이였고, 지금은 정승이 아니오.”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스승님의 제자일 뿐입니다.”

이항복은 이렇게 말하며 스승을 극진히 모셨다.

 

다음날 스승이 갈 차비를 하자 그는 면포 십여 단과 쌀 두 섬을 노자로 드렸다.

스승은 너무 많다며 받기를 주저하였다.

“스승님, 그냥 받아 주십시오.”

“아닐세. 이것은 내가 받기에 너무 많네. 이것도 다 나라의 재산이 아닌가.”

“아닙니다. 이것은 나라의 재산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그러신가? 그래도 나는 쌀만 가지고 가겠네.”

“스승님. 그냥 받아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제가 부끄럽습니다.”

“말로는 스승이라고 하면서 어찌 나의 뜻을 거역하려고 하시는가. 제자라면 내 말대로 하시게.”

이항복은 스승의 말에 더 이상 권할 수가 없었다.

청렴한 스승을 두었기에 이항복 또한 검소하게 생활하여 청백리로 존경을 받았다. 스승의 위엄이 땅에 떨어진 지금, 우리는 이항복을 통해 스승을 향한 공경의 태도를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이다. p.270~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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