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습관이다 - 부정의 나를 긍정의 나로 바꾸는 힘
박용철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뇌는 익숙한 것을 선호한다.

 

잠시 다이어트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조금 엉뚱한 이야기처럼 들릴 지 모르겠으나,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뇌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건강을 위해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고 운동을 합니다. 많은 노력으로 살을 빼고 건강에 좋다는 적정 체중까지 감량합니다. 그런데도 결국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주된 이유는 요요현상 때문입니다. 일단 체중은 원하는 만큼 감량하였지만, 그 이후가 문제인 것이지요. 허기가 지고, 칼로리 높은 음식이 자꾸만 눈에 들어옵니다. 음식을 먹고 나면, 몸은 칼로리를 소비하기보다 지방으로 저장부터 합니다. 의욕이 떨어져 활동량이 줄어들고, 따라서 에너지 소비도 감소합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이 정도 하면 됐지’하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 나옵니다. 이렇게 우리 몸은 요요처럼 원래 체중으로 되돌아옵니다.

 

이처럼 원치 않는 요요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뇌가 다이어트 이전의 체중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몸과 마음에 강하게 명령을 내리기 때문입니다. 뇌는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건강에 좋은 체중으로 만들어 놓았음에도 이전의 비만 상태로 돌아가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하니 말입니다. 다이어트와 요요 현상으로 고생하신 분들은 이런 자신의 뇌가 너무 답답하고 미울 것입니다. ‘내 뇌가 진짜 내편인가?’하는 생각도 드실지 모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뇌가 지키고자 하는 중요한 원리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바로 뇌는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뇌의 원리 : 무의식적으로 뇌는 나에게 이로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평소에 유지했던 익숙한 상태를 필사적으로 지키려고 한다.

 

이런 뇌의 원리는 왜 생겨난 것일까요? 하루하루 살아남는 것이 최대 목표였던 원시인 뇌의 작동원리가 현대인의 머릿속에도 남아 있는 것입니다. 수많은 위협과 위험 속에서 지내야 했던 원시 인류에게는 ‘웰빙’이라든지 ‘삶의 질’ 따위가 고려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는가만 고민하던 뇌는 지금까지 해 오던 것을 웬만하면 바꾸지 않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하면 적어도 죽지는 않는다.’라고 믿기 때문이지요. 새로운 것은 나에게 이득이 될 수 있지만, 만에 하나 죽음과 직결될 수도 있기에 웬만해선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것보다는 익숙한 것을 선택합니다.

 

이런 식으로 뇌 안에 굳어진 익숙함들이 바로 ‘습관’입니다. 오랜 기간 유지되어 왔다는 것만으로도 뇌 안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화날 때 화 푸는 방식, 심심할 때 나타나는 행동들, 잠버릇, 식사할 때 보이는 행동, 일 처리하는 방법, 좋아하는 노래 장르, 좋아하는 음식 등 내 안에는 수많은 습관이 깊숙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의식하지 못한 채 이런 습관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습관의 힘은 참으로 강력합니다. 뇌가 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기존 습관을 필사적으로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지요. 한번 뿌리박힌 습관은 여간해서 바뀌지 않습니다.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의식적으로는 이해해도, 무의식적으로 뇌는 그저 오랫동안 익숙했던 비만 상태를 유지하려고 고집을 부립니다. 그저 익숙한 상태를 지키고 습관을 유지하려는 뇌의 원리가 나타납니다.

 

이건 행동이나 체중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동안 익숙했던 감정은 뇌 속에 표준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오랜 기간 불안하게 지냈던 분들은 불안이 표준감정으로 자리 잡고, 행복하고 감사해하며 지내온 분들은 행복과 감사함이 표준 감정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래서 순간순간 여러 감정이 나타나겠지만, 뇌는 표준으로 잡아 놓은 감정을 더욱 선호하고 거기에 집중합니다.

 

 

습관이 된 감정은 점점 더 강해진다.

 

“오늘 기분이 어떠십니까? 혹시 기분이 나쁘신가요?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우리는 오늘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부터 살펴봅니다. 그런 뒤 ‘아, 그래!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기분이 이렇구나.‘ 하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지금의 내 기분을 현재의 상황이나 오늘 일어난 일들로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체중을 급속히 감량한 이후 요요 현상이 시작되면 식욕이 주체할 수 없이 증가합니다. 음식만 봐도 입에 저절로 침이 고입니다. 그럴 때 먹는 음식은 참으로 맛있습니다. 요요 현상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은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예전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음식인데,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시켜 먹었어요. 그럴 때는 정말 자제하기가 힘들어요.

 

뇌가 체중을 다시 늘리기 위해 요요 현상을 만들 때는 먼저 식욕을 증가시킵니다. 그래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도 너무 맛있게 느껴집니다. 음식의 실제 맛을 뇌가 원하는 방향으로 확대, 강화한 것입니다. 우리의 감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뇌는 습관이 된 감정을 더 확대하고 강화합니다. 뇌가 ‘불안’이란 감정에 습관이 들어 있으면, 우리는 불안을 유발하는 일에 더 신경을 쓰고, 안 좋은 일이 발생하면 실제보다 훨씬 큰 걱정과 불안을 느낍니다. 반대로 행복이란 감정에 습관이 들어 있으면, 기분 좋은 일이 발생했을 때 뇌는 훨씬 큰 관심을 두며 그 느낌을 확대해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내가 느낀 감정은 실제 오늘 일어난 사건들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뇌는 익숙한 감정을 어디서 다시 느낄지 주위를 살핍니다. 오늘 일어난 수많은 일 중에 그 감정에 어울리는 일을 찾아 의미를 부여하고 확대합니다. 감정습관에 어울리는 사건이 발생하면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하며,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는 것이지요. 반대로 낯선 감정을 유발하는 일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고 무시하려 듭니다.

 

불안이 습관이 된 분들은 하루를 되돌아보면 걱정거리만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곤 이런 일들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자신의 불안을 합리화합니다. 반면 감사함이 몸에 밴 분들은 감사한 일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또한 같은 일에 대해서도 감정습관에 따라 어떤 사람은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불안에 휩싸입니다. 또 어떤 사람은 화부터 나기도 할 것입니다.

 

내 감정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조절하기 위해서는 ‘감정도 습관이다.’라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앞서 나온 뇌의 원리를 감정 측면에서 다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뇌는 유쾌하고 행복한 감정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지 않는다. 유쾌한 감정이건 불쾌한 감정이건 익숙한 감정을 선호한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느낄 때 안심한다. p.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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