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 인생의 굽이길에서 공자를 만나다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1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입문(入門)>

 

사람은 처음 어린아이에서 출발해서 청소년이 되고 어른이 되어 간다. 어린 시절에는 빨리 어른이 되어 어른처럼 살고 싶어 한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어 취업을 심각하게 고민할 즈음이 되면 어른 되는 것이 부담스럽다. 책임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청소년 시절에는 친구끼리 부모에 대한 불만을 서로 이야기하고, 학생 시절에는 동무끼리 선생님 흉을 보고, 취업한 뒤에는 술자리에서 상사의 허물을 들춰낸다. 여기서 핵심은 자신들 기준으로 볼 때 부모가 부모답지 않고 선생이 선생답지 않으며 상사가 상사답지 않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너그럽지 않고 쫀쫀하다거나 감정조절을 잘 못하고 화를 잘 낸다거나 사람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부모, 선생, 상사가 된다면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사실 부모, 선생, 상사 역할을 하면서 제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관대하지 못하며 공정하지 못하다면 상대는 괴롭다.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부모, 선생, 상사 역할을 잘 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들은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즉 자신을 통제하는 수기(修己)가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 선생, 상사가 되어서 자식, 학생, 부하 직원의 처지와 고통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성과만을 앞세운다면 마찬가지로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특히 수기가 되지 않은 사람은 주위 사람을 편하게 할 가능성이 많지 않다. 이 세상에는 짝이 되어야 할 것이 많지만 수기와 안인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한 쌍의 파트너가 되어야겠다. 이런 목표를 세운다면 힘겹고 어려운 공부도 버틸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리라.

 

 

<승당(升堂)>

 

자로가 자율적 인간에 대해 물었다. “자신을 갈고닦아서 맡은 바를 신중하고 차분하게 수행한다..” 자로가 너무 간단한 대답이 믿어지지 않는지 다시 물었다. “이게 전부입니까?” 공 선생이 대꾸했다. “자신을 갈고닦아서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줘야지.”

자로가 다시 물었다. “이게 전부입니까?” 공 선생이 대꾸했다. “자신을 갈고닦아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줘야지. 자신을 갈고닦아서 백성들을 편안하게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네. 요임금이나 순 임금도 그러한 목표에 대해서 자신의 한계를 느꼈지.”

 

子路問君子. 子曰 : 修己以敬. 曰 : 如斯而已乎? 曰 : 修己以安人. 曰 : 如斯而已乎? 曰 : 修己以安百姓. 修己以安百姓, 堯舜其猶病諸?

 

 

 

<여언(與言)>

 

정약용은 <목민심서>를 쓰면서 서문에서 “군자의 학문은 자신의 수양이 반이고 목민이 반이다.”라고 하였다. 수기가 되지 않은 목민관은 관직을 대민 봉사로 생각하지 않고 일신의 영달을 위한 자원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지방 관원을 비롯해서 공직자들은 인민의 고혈을 짜내면서 자기 이익이 적다고 불평을 터뜨릴 것이다.

 

이처럼 공직자의 자기 수양을 부임(赴任), 율기(律己), 봉공(奉公), 애민(愛民) 등 12부분마다 각 6조의 지침을 제시했지만 정작 정약용 자신은 목민하고자 하는 마음은 있지만 실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목민심서>를 지었던 것이다. 만약 실제 기회가 주어 졌더라면 이 책의 제목은 <목민심(心)서>가 아니라 <목민지(之)서> 또는 <목민실(實)서>가 되었을 것이다.

 

정약용이 걱정했던 것은 공자가 수기안인으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한 치의 차이도 나지 않는다. 헬스를 처음 배우는 사람도 몸 푸는 사전 운동을 게을리 하고 기구부터 손에 잡으면 금방 몸에 탈이 난다. 운동에서 몸 푸는 운동은 책임자가 되기 위해 하는 수기와 닮았다. 남들보다 많은 권한을 가지고, 행세하는 데 맛을 들이고 정작 책임자로서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그 자리도 그렇게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예컨대 준비 없이 자리에 올랐다가 얼마 뒤에 부패와 비리로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나 경제 등 여러 영역을 보면 박수를 받으며 자리로 나아가는 사람은 많지만 박수를 받으며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적다. 우리 사회도 공직자, CEO 등이 되려면 필요한 만큼 철학을 꼭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일반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p.176~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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