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것은 변해갑니다. 그런데 예전 생각만 하고 지난 것을 고집하면 거기에서 괴로움이 생깁니다. 어릴 때 우정으로 뭉쳤던 친구들도 세월이 가면 자기 살기 바빠서 흩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예전처럼 모여도 반갑게 만나지 못하고 시들합니다. 물론 우정은 있겠지만, 어릴 때와 같은 관계는 아닙니다. 그런데 그것은 나이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최근에 보니까 제가 필요할 때 마음 놓고 소주 한 잔 마실 친구가 없더라고요. 누구는 왠지 불편하고 또 누구는 자기주장이 너무 강해서 머리가 아프고, 또 누구는 남하고 타협을 몰라서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주위에 사람이 자꾸 줄고 진심으로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줄어드는 듯합니다. 제가 고향에 내려가면 예전에는 다섯 명이 모였다면, 지금은 한두 명이 모일 정도입니다. 그것도 억지로 나오는 거 같아요.” 30대 청년의 하소연입니다. 나이 들어 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청년처럼 친구에 대한 서운함을 호소합니다. “우정이 옛날 같지 않다.” 친구들이 이기적으로 변했다.“고 섭섭해합니다.

  

학교 다닐 때는 친구가 제일입니다. 무엇이든 친구와 함께하고, 부모님에게 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친구에게는 터놓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님보다 친구를 더 믿고 의지하기도 해요. 어릴 때는 부모에게 의지하다가 학창시절에는 친구에게 의지하고 이성에 눈을 뜨면서 연애에 빠지고 사회에 나가면 또 직장 동료라는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겁니다. 그런데 그런 변화를 가지고 서운해한다면 아직 청소년때 생각을 갖고, 그 시절의 낭만에 젖어 있는 거예요.

  

이제 결혼하면 친구와의 만남도 점점 드물어집니다. 부인의 눈치를 봐야 하니까 친구에게 술 한 잔 사기도 힘들어집니다. 여자의 경우라면 남편과 자식 챙기느라 옛 친구와 저녁 약속을 하기가 더 어려워 집니다. 가정이 있으니까 혼자 살 때처럼 자기 마음대로 사람을 만날 수도 없는 거예요.

  

어릴 때는 떨어져 살 거라고 상상을 못했던 형제도 나이가 들면 뿔뿔이 흩어집니다. 같은 밥상에서 밥 먹고 옷을 나눠 입던 형제도 자기 가정을 가지면 다 제 갈 길을 갑니다. 그래서 부모 형제를 내 마음대로 도와주기도 어려워집니다. 가정을 따로 꾸렸으니까 부인이 우리 쓸 것도 없는데 왜 당신 마음대로 형제에게 줬느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는 겁니다.

  

이런 변화는 자신이 몸담은 울타리가 달라지면서 생기는 것이니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옛날 기억 속에서 그때가 좋았다.’고 집착하기 때문에 변화를 못 받아들이고 혼자 괴로워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친구들이 나쁘고 의리가 없는 게 아니라 내가 아직 어린애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본인도 친구들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잖아요. ‘누구는 불편하고, 누구는 피곤해서만나도 편하지 않다는 건, 본인도 친구들에 대한 우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겁니다. 나도 변하면서 원인을 친구에게 돌리며 행동을 문제 삼으니까 친구들이 점점 더 떨어져 나가는 거예요.

  

“해가 거듭할수록 제가 너무 예민해지고 까칠해져서 위장장애를 달고 삽니다. 약을 먹고 있지만 어떻게 하면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상대방을 내 뜻대로 하려 하고, 내 취향에 맞는지를 너무 따지면 인생살이가 피곤해서 병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친구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 놓아야 자유로워집니다. 같이 있으면 대화할 수 있어서 좋고, 혼자 있으면 혼자 있어서 좋아야 합니다. 그러면 곁에 사람이 있든 없든 아무런 상관이 없고, 언제 만나든 편할 수 있어요.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관계를 아무렇게나 내버려 두라는 게 아니라, 주어진 인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사람관계가 변하는 것을 억지로 잡으려고도 하지 말고, 떠난다고 아쉬워하지도 말고, 집착하지도 않아야 편안한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새로운 인연도 만날 수 있어요.

  

상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내 마음이 답답해지고 상대를 이해하면 내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내 마음에 기쁨이 일어나고, 누군가를 미워하면 내 마음에 괴로움이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부정적으로 마음을 쓰다 보니 상대를 이해하기보다 내 생각을 고집하기 때문에 원망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내는 데 익숙합니다. 그럴 때 , 내가 마음에 안 든다고 미움이 일어났구나.’ ‘같이 있어주지 않는다고 원망하는구나.; 라고 마음을 살피면 도움이 됩니다. 그러다 보면 우정에 대한 집착도, 친구에 대한 미움도 점점 사라집니다. p.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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