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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명강 동양고전 -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들이 들려주는 ㅣ 인문학 명강 시리즈 1
강신주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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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하늘과 땅의 논리
여러분은 천국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없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역사는 봄여름가을겨울처럼 순환을 합니다. 그런데 사계절을 순환하게 하는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음양입니다. 양은 더워지는 것이고, 음은 추워지는 것입니다. 사계절은 더웠다. 추웠다 하면서 순환하는 것입니다. 역사의 순환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은 몸입니다. 역사는 마음을 챙겼다 몸을 챙겼다 하면서 순환합니다. 오늘날은 어떤 시대일까요? 몸을 더 중시합니까, 마음을 더 중시합니까? 다들 몸을 더 중시합니다. 몸은 물질이니까 물질주의입니다. 몸에 필요한 것이 돈이니까 자본주의입니다.
오늘날은 몸을 더 중시하는 시대입니다. 몸을 중시하는 것은 땅의 논리입니다. 오늘날은 땅의 논리로 사는 시대이므로 사람들은 천국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땅의 논리에서는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므로 천국이 아닌 돈을 목표로 삼고 살아갑니다. 이런 시대는 몸을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 남남의 관계가 됩니다. 떡은 하나밖에 없는데 남이 먹으면 난 굶어야 하므로 경쟁이 필연입니다. 경쟁을 하면 발전합니다. 오늘날 물질문명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한 것은 치열한 경쟁의 덕분입니다.
그러나 경쟁 말기에 이르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친구도 다 경쟁자이기 때문에 친구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친구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축하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얼굴은 일그러집니다. 반면 친구에게 나쁜 일이 생기면 ‘안됐다.’고 말하는데 입은 벌어집니다. 그래서 친구하고 어울리지 않고 그냥 어영부영하다가 집에 일찍 가서 개하고 놉니다. 개는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요새는 인간보다 개가 좋은 시대입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울지 않다가 개가 죽었을 때는 우는 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시대는 연애를 할 때도 경쟁적으로 합니다. 어떤 사람이 10억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열심히 사귑니다. 그런데 30억 원짜리 통장을 가진 사람을 찾아내면 재빨리 상대를 바꿉니다. 이때 이전 사람하고 헤어지는 데 양심의 가책이 들고 찜찜하면 덜 된 사람입니다. 그냥 클하게 헤어집니다. 그러나 연애를 하고 있어도 외롭습니다. 내가 그 사람을 바꿀 수 있듯이, 그 사람도 날 언제 바꿀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합니다. 결혼을 해도 안심이 안 됩니다. 한집에 사는 부부인데도 재산을 공동명의로 합니다. 지금은 부부가 한평생 한집에 살아도 외롭고 불안한 시대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 투쟁이 생겨 세상이 혼란해 집니다.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이 안정입니다. 물질주의 사회를 안정시키는 비결은 법으로 다스리는 법치주의(法治主義)입니다. 그래서 세계 어느 대학을 가더라도 물질적 가치를 터득하는 비결을 연구하는 경영학, 사회를 안정시키는 법학이 가장 인기가 높습니다.
대지가 얼어붙으면 따뜻한 봄이 오듯이, 마음이 얼어붙으면 마음을 중시하는 시대가 옵니다. 이제 머지않아 마음을 중시하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저는 거의 변곡점(變曲點)에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의 가치관, 삶의 판단 기준이 바뀔 것이고, 진짜 인간의 마음이 뭔지를 추구하게 됩니다. 땅의 논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던 돈보다 ‘천국'이 주된 관심사가 될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우리는 천국을 건설하고 천국으로 갈 수 있을까요? 저는 <중용>을 ‘천국으로 가는 길잡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떤 분이 이런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중용>을 읽어 보지 않고 마친 사람이다.” 그러므로 <중용>을 읽기 시작한다면 행복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P.22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