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 전집 - 제2판 을유세계사상고전
황견 엮음, 이장우.우재호.장세후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符讀書城南 [부독서성남 : 아들 부가 장안성 남쪽에서 독서함에 부침]

 

                                           韓愈[한유. 768~824]

 

木之就規矩[목지취규구]   나무가 둥글고 모나게 깎임은

在梓匠輪輿[재재장륜여]   장인이나 목수의 손에 달려있고

人之能爲人[인지능위인]   사람이 사람답게 되는 것은

由腹有詩書[유복유시서]   뱃속에 들어있는 시서가 있느냐에 달려 있네.

 

詩書勤乃有[시서근내유]   시서를 공부하면 이에 지닐 수 있으나

不勤腹空虛[불근복공허]   공부하지 않으면 뱃속이 텅 비게 되네.

欲知學之力[욕지학지력]   배움의 힘을 알고자 한다면

賢愚同一初[현우동일초]   어질고 어리석음 처음에 같음을 보면 되지

由其不能學[유기불능학]   그가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所入遂異閭[소입수이려]   들어가는 문이 마침내는 달라지는 것이네.

 

兩家各生子[양가각생자]   두 집안에서 각기 아들을 낳았다 하세.

提孩巧相如[제해교상여]   아이 적엔 교묘하게 별 차이가 없고

少長取嬉戱[소장취희희]   조금 자라 함께 모여 놀 적엔

不殊同隊魚[불수동대어]   떼 지어 헤엄치며 노는 물고기와 다름없네.

 

年至十二三[연지십이삼]   나이가 열두세 살 정도에 이르면

頭角秒相疎[두각초상소]   두각이 약간 달라지기 시작하고

二十漸乖張[이십점괴장]   스무 살이 되면 점점 더 틈이 벌어져

淸溝映迂渠[청구영우거]   맑은 냇물 더러운 도랑이 대비되네.

三十骨觡成[삼십골격성]   서른 살이 되면 뼈대가 이루어져서

乃一龍一豬[내일룡일저]   하나는 용이 되고 하나는 돼지처럼 된다네.

 

飛黃騰踏去[비황등답거]   신마 비황은 높이 뛰어올라 내달려

不能顧蟾蜍[불능고섬서]   두꺼비는 돌아보지도 않네.

一爲馬前卒[일위마전졸]   한 사람은 말을 모는 졸개가 되어

鞭背生蟲蛆[편배생충저]   등을 채찍으로 맞아 구더기가 끓고

一爲公與相[일위공여상]   한 사람은 나라의 공경재상이 되어

潭潭府中居[담담부중거]   크고 깊숙한 저택에서 지낸다네.

學與不學歟[학여불학여]   배우고 배우지 않은 차이 때문이지.

 

金壁雖重寶[금벽수중보]   금이나 옥은 비록 귀중한 보배이지만

費用難貯儲[비용난저저]   쉬이 쓰게 되어 간직하기 어렵네.

學問藏之身[학문장지신]   학문은 몸에 간직하는 것이라,

身在則有餘[신재즉유여]   몸만 있으면 써도 남음이 있다네.

君子與小人[군자여소인]   군자가 되고 소인이 되는 것은

不繫父母且[불계부모차]   부모에게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네.

不見公與相[불견공여상]   보지 못했는가, 공경과 재상이

起身自犁鋤[기신자리서]   농사짓는 평범한 사람에서 나오는 것을,

不見三公後[불견삼공후]   보지 못했는가, 삼공의 후손들이

寒饑出無驢[한기출무려]   헐벗고 굶주리며 나갈 때 당나귀도 없는 것을.

 

文章豈不貴[문장기불귀]   문장이 어찌 귀하지 않으리오.

經訓乃菑畬[경훈내치여]   경서의 가르침이 전답과 다름없는데

潢潦無根源[황료무근원]   길바닥에 고인 물은 근원이 없어

朝滿夕已除[조만석이제]   아침엔 찼다가도 저녁이면 말라 없어지지.

人不通古今[인불통고금]   사람이면서 고금에 통하지 않는다면

牛馬而襟裾[우마이금거]    말과 소에 옷을 입혀놓은 것이라네.

 

行身陷不義[행신함불의]   자신의 행동이 불의에 빠지고서

況望多名譽[황망다명예]   어찌 많은 명예를 바랄 수 있겠는가.

時秋積雨霽[시추적우제]   때는 가을이라 오랜 장마가 그치고

新凉入郊墟[신량입교허]   맑고 시원한 기운이 교외 마을에 이니

燈火秒可親[등화초가친]   등불은 점점 가까이 할 수 있고

簡編可卷舒[간편가권서]   책을 펼쳐 독서할 만하게 되었네.

豈不旦夕念[기불단석염]   어찌 조석으로 너를 염려하지 않겠는가.

爲爾惜居諸[위이석거제]   너를 위해 세월이 흐름을 아쉬워한다.

恩義有相奪[은의유상탈]   사랑과 의리는 서로 어긋남이 많으니

作詩勸躊躇[작시권주저]   시를 지어 머뭇거리는 너에게 권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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