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이율곡 지음, 이민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공자가어(孔子家語)>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길을 걸어가면 마치 안개 속을 걸어가는 것 같아서 비록 옷이 젖는 것이 눈에 띄지 않아도 때때로 물기운이 옷에 배어 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과 함께 길을 걸어가면 마치 화장실에 앉아 있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이 더렵혀지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때때로 더러운 냄새가 풍겨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니 세상 사람들은 세상에 거처하고 친구를 사귈 때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거쳐하고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사귀어야 한다.”

 

다음으로 공자의 말 한 가지를 소개한다.

 

“착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내 몸이 지초(芝)나 난초(蘭)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다. 그래서 오래 있으면 그 향기를 맡을 수 있으리만큼 자기 자신도 그와 같이 변할 것이다. 이와 반대로 또 착하지 못한 사람과 같이 있노라면 마치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다. 그래서 오래 있으면 그 냄새를 자기 자신이 맡을 수 없으리만큼 거기에 화해 버린다. 주사(朱砂)를 간직해 둔 곳은 저절로 붉어지고 옻(漆)을 간직해 둔 곳은 저절로 검어지게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군자는 반드시 자기와 함께 있을 사람을 신중히 선택하라는 말이다. 착한 사람과 사귀는 처세 방법, 학문하는 사람과 사귀는 처세 방법, 이것이 우리 동양 고대의 처세에 대한 큰 교훈이었던 동시에 오늘날에 있어서도 모두 금언(金言)이 아닌 것이 없다.

 

자동제군(梓潼帝君)은 도가에서 말하는 인간의 복록(福祿)을 맡은 신이다. 그는 일찍이 진(晋)나라에서 벼슬하다가 전사한, 촉의 칠곡산에 살던 장아자(張亞子)의 후신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자동제군이 훈계한 말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아무리 신기한 약이라도 그 병이 원한으로 인해서 생긴 것이면 고칠 수가 없다. 또 힘들이지 않고 저절로 생긴 재물은 운수 나쁜 사람을 부자되게 하지 못한다. 자기 자신이 일을 만들어 놓고 일이 많다고 원망하지 말고, 사람을 해쳐 놓고 나서 남이 자기를 해롭게 한다고 욕하지 말라. 천지간에 모든 일이 저절로 보답이 있는 것이니 멀게는 자손에게까지 갈 것이요, 가깝게는 자기 몸에 있게 될 것이다.”

 

“꽃은 졌다가 다시 피고 피었다가 다시는 지는 법, 비단 옷 · 무명옷은 철 바꾸어 갈아입는 것일세. 호화로운 기와집이 항상 부귀를 유지하지 못하고, 가난한 오막살이 언제까지나 쓸쓸하랴? 사람을 돕더라도 하늘 끝까지 오르게 할 없고, 남을 해쳐 봐도 구렁 속까지는 밀어 넣지 못하네. 그대에게 권하노니 모든 일 하늘을 원망치 말라. 저 하늘은 조금도 두터움과 박함이 없다네.”

 

“사람의 독사 같은 마음 한스럽고, 하늘을 보는 눈 둥글기 수레바퀴 같은 줄 누가 알리. 지난해에 부질없이 동녘 이웃에서 가져온 물건이 오늘은 다시 북쪽 집으로 가 버렸네. 의리가 아닌 돈과 재물은 끓은 물에 눈 녹 듯하고 우연히 얻은 땅은 마치 물이 모래를 밀어 덮는 듯하네. 만일 간사한 꾀로 생활 방법을 삼을 양이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꽃과 같이 오래 가지 못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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