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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꽃다발 법구경 ㅣ 나의 고전 읽기 4
장철문 지음 / 미래엔아이세움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비록 황금이 소낙비처럼 쏟아진다 해도 감각적 욕망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이 짧은 쾌락을 가져올 뿐이면서 곧 엄청난 고통을
불러온다는 것을 잘 안다."
제따와나 사원에 젊은 비구가 있었다. 어느 날, 그의 스승은 그를 온전한 수행자로 만들기 위하여 다른 사원에 가서 상가의 규율을 제대로 배워 오라고 보냈다. 그가 떠나 있는 동안 그의 아버지는 병석에 눕게 되었다. 아버지는 아들을 무척 보고 싶어 했지만, 그만 아들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는 임종의 순간에, 아우에게 금화 백 냥을 맡기면서 아들에게 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젊은 비구의 작은아버지는 그 돈을 잘 보관했다. 그리고 조카가 제따와나 사원으로 돌아오자 아버지의 임종 소식과 함께 그 돈을 전했다. 젊은 비구는 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듣고 슬픔에 젖기는 했지만, 돈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출가해서 탁발로 살아가는 제가 무슨 돈이 필요하겠어요. 그냥 작은아버지가 가지고 계세요.”
그런데 얼마간 시간이 지나서, 그의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작은아버지에게 돈을 받아 사회로 돌아간다면 그럭저럭 부족함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렇게 되자, 그는 이런저런 계율을 지켜야 하는 비구 생활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점점 사원 생활에 흥미를 잃어 갔다. 그리고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하는 고민 때문에 체중도 줄어들고 몸도 점점 쇠약해져 갔다. 동료 비구들은 그의 이런 고민을 알고 그를 붓다 앞으로 데리고 갔다.
붓다는 젊은 비구에게 정말 수행자로서의 삶에 만족을 느끼지 못하는지, 사회에 나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만큼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는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아버지께서 금화 백 냥을 유산으로 남기셨는데, 그 돈이면 그럭저럭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붓다는 참 잘된 일이라고 덕담을 하고 나서 말을 이었다.
“여기에 질그릇 몇 개를 가져와 보아라. 금화 백 냥이면 정말 네가 넉넉하게 살아갈 만한 돈이 되는지 헤아려 보자.” 젊은 비구는 질그릇을 가져와서 붓다 앞에 놓았다. “자, 우선 씨를 뿌려 곡식을 거둘 때까지 먹고 마실 것은 있어야 할 테니 50냥은 첫 번째 그릇에 놓아야겠지. 다음은 두 마리의 소를 사야 할 테니까 스물다섯 냥은 다음 그릇에 놓아야 겠구나. 그리고 종자도 사야겠지. 쟁기도 사고, 괭이도 있어야 할 테고..... 집이며 옷도 필요하겠지.”
붓다는 젊은 비구에게 말했다. “지금 보았다시피 네가 가진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렇게 적은 돈으로 어떻게 네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겠느냐. 인간 세상에 만족이란 없느니라. 이 우주를 다스리는 천왕이 되어 팔만 한 번 휘저으면 황금이 비처럼 쏟아져 내린다고 해도 거기에 만족이란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짧은 시간 만족했다 하더라도 또다시 더 많은 것을 바라게 될 것 아니냐. 세상의 감각적 욕망에는 끝이 없느니라.” 젊은 비구는 붓다의 말을 듣고는 깨달은 바가 있어 더 열심히 수행하였다. p.6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