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켜낸다는 것 - 칭화대 10년 연속 최고의 명강, 수신의 길
팡차오후이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요함 속에서 사물의 움직임을 보고

한가로움 속에서 사람들의 바쁨을 보면

속세를 벗어난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바쁜 곳에 처해서도 한가로움을 얻을 수 있고

시끄러운 곳에 있으면서도 고요함을 취하는 것이

바로 안신입명(천명을 깨닫고 마음의 평안을 얻음)의 공부이다.

 

從靜中觀物動, 向閑中看人忙, 才得超塵脫俗的趣味.

遇忙處會偸閑, 處뇨中能取靜, 便是安身立命的功夫. <채근담>

 

 

‘고요함 속에서 사물의 움직임을 보고 한가로움 속에서 사람들의 바쁨을 본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나는 이것이 세상의 시류에 따르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와중에서도 마음 한 조각을 빼내어 더 높은 위치에 올라 우리의 인생을 조망하면 외부 세상 때문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자부심이 크고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독특하고 가장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속으로는 다른 사람들을 깔보곤 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런 생각은 그 자체로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더 독특하고 가치 있지 않다는 것을 이미 증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할 뿐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이런 생각은 그 자체로 자신이 위대하다고 증명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그런데 만약 우리가 자신이 만든 사유의 틀에서 벗어나, 앞서 서술한 한계를 딛고 고개를 들어 다른 사람을 볼 수 있다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자기 욕망에 미혹되어 깨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때 바로 ‘고요함 속에서 사물의 움직임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뭇 사람들이 왁자지껄 떠드는 와중에도 안정된 마음을 유지하며 타인의 행위를 분명하게 관찰하고 타인의 동기를 분석할 수 있으면 말로만 떠드는 언론에 좌우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요함 속에서 사물의 움직임을 보고 한가함 속에서 사람들의 바쁨을 보는 것입니다. 소위 ‘물동(物動)’은 한편에서는 주위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가리키지만, 실제로는 애초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다가 이후 점차 맹목적으로 사람들을 따라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기필코 마음을 침착하게 바로잡는 것을 포함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정(靜) 속에서 동(動)을 보는 법을 알게 되면 한가로움 속에서 바쁨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무엇을 추구하느라 얼마나 많은 나날들을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보냈는지를? 무엇 때문에 환호하고 기뻐 날뛰었는지를? 무엇 때문에 희로애락한 것인지를? 모든 희로애락, 모든 감정의 파고(波高)는 무엇 때문에 생기고 무엇 때문에 사라지는를?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정신을 지배하는지를? 그들을 위해 움직이고 그들에 의해 지배될 만큼 그것들이 정말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이런 문제를 명확히 하면 자연스럽게 앞서 이야기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느라 바쁘고, 선생은 성과를 내고 과제를 내고 표창을 받고 직함을 얻기 위해 바쁩니다. 비즈니스맨은 돈을 벌기 위해 바쁘고, 공무원들은 승진하기에 바쁩니다. 부모는 자식 때문에 바쁘고, 자식은 앞날 때문에 바쁩니다. 우리가 생활과 업무 스트레스에 얼마나 시달리는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는 가장, 선생, 리더, 동료, 친구라는 역할을 등에 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주변이 갖는 기대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되지만 어떤 때에는 무거운 심리적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정말로 본인 자신을 위해 살고 있는지를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혹 다른 사람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살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바쁜 와중에서도 한가로움을 취하고, 소란스러움 속에서도 고요함을 찾아, 삶의 재미와 인생의 경지를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지를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우리는 시대의 풍랑이 가장 치열한 도시에서 날개를 활짝 펴고 날고 싶은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날개를 펴고 하늘을 향해 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바쁘고 혼란스러운 와중에서도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이야말로 쉴 틈 없이 바쁜 세상에 훨씬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고, 좌절을 겪고 타격을 받았을 때 심리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른 사람에 비해 뛰어난 사람일 것입니다. <채근담>의 이 말은 결코 우리들에게 속세를 벗어나 산림에 은거하며 도원(桃源)의 즐거움을 즐기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바쁜 와중에서도 마음이 돌아갈 곳을 찾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p.34~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