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를 알면 중국이 보인다 1 - 오 PD의 한시여행
오성수 지음 / 청동거울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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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벗을 만나(逢舊)

 

                                백거이(白居易. 772~846)

 

久別偶相逢 (구별우상봉)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 우연히 다시 만났거니

俱疑是夢中 (구의시몽중) 이것이 꿈인가 서로 의심하네.

卽今歡樂事 (즉금환락사) 지금 이렇게 기뻐하고 즐거워하지마는

放盞又成空 (방잔우성공) 술잔 놓으면 다시 부질없이 되는 것을.

 

 

옛 친구에게

 

이렇게 비 내리는 날엔

우산도 없이 어디론지 떠나고 싶어 비를 맞으며

옛날 작은 무대 위에서 함께 노래한

정다웠던 친구를 두고 난 떠나왔어

서로를 위한 길이라 말하며

나만의 길을 떠난 거야

지난 내 어리석음 이젠 후회해

하지만 넌 지금 어디에

이렇게 비가 내리는 밤엔

난 널 위해 기도해

아직도 나를 기억한다면 날 용서해 주오.

 

 

서정적이고 약간은 토속적인 노래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모았던 ‘여행스케치’의 노래다.

사람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해주는 말들이 있다. 고향, 어머니, 외가, 초등학교, 친구..... 이런 단어들을 떠올리면 괜스레 푸근해지고 입가에 미소가 진다.

 

살면서 많은 친구를 만나고 사귀게 된다. 장은 묵을수록 맛있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친구일수록 흉허물 없이 지낸다. 무슨 양복 광고에 ‘일 년을 입어도 십 년을 입은 것 같고, 십 년을 입어도 일 년을 입은 것 같은 옷’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오래된 친구가 바로 그렇지 않나 싶다. 오랜 친구는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거나 쑥스럽지 않다. 만나서 그냥 씩 한번 웃으면 그 동안의 회포가 금세 풀린다.

 

커피를 마시면서 쉬엄쉬엄 얘기를 나누고, 술 한 잔 걸치면서도 띄엄띄엄 대화를 주고받아도, 가슴속에 있는 이런저런 할 말들이 다 전해진다. 그래서 혹 못다 한 얘기들이 있어도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다. 굳이 말로 다 안 해도 오랜 친구는 다 알겠거니 하는 느긋함이 생기기 때문이다.

 

친구는 역시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회사에서 실직을 하거나.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혼을 하거나, 상을 당했거나, 집안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의논 상대가 되어 주고, 한걸음에 달려오는 게 바로 오랜 친구다. 군대 있을 때 꼬박 하루가 걸려야 찾아올 수 있는 그 먼 길을 찾아와 주는 사람은 부모와 친구밖에는 없다. 애인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는데 부모와 친구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아무리 바빠도 친구들을 위한 시간과 마음의 공간을 비워 둬야 한다. p.2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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