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않고 이기는 기술 묵자 -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01 고전에서 배우는 지혜 1
친위 지음, 이영화.송철규 옮김 / 예문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만일 천하의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자기를 사랑하듯이 남을 사랑한다면 불효가 있을 수 있는가?

若使天下兼相愛, 愛人若愛其身, 우有不孝者 <묵자·겸애 상>  *우 : 犭+尤

 

묵자는 자신을 사랑하듯이 남을 사랑한다면 이 세상에 전쟁과 원한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남을 더 사랑한다는 의미다. 자기만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진정으로 사랑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없다. 사랑의 마음이 있는 사람은 남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며 박애사상을 소유한 사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평등하게 대하고,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강권하지 않으며, 자기를 사랑하듯이 남을 사랑하는 것이다.

 

전국시대 양나라와 초나라는 서로 인접해 있었다. 두 나라는 서로 적의를 품고 있어 국경에 초소를 설치했다. 두 나라의 병사들은 각자의 경계에 수박을 심었다. 양나라 병사들은 부지런하여 자주 김을 매고 물을 주어 수박 덩굴이 무성하게 자랐지만, 초나라 병사들은 게을러 김을 매지 않고 물을 주지 않아 수박 덩굴이 약하고 엉성하여 보기가 흉했다.

 

초나라 병사들은 양나라 병사들이 가꾼 수박을 보고 체면이 깎였다고 생각하여 어느 날 밤, 몰래 양나라 초소로 건너가 수박 덩굴을 다 뽑아 버렸다. 양나라 초소 병사들은 이튿날 이를 발견하고 화가 치밀어 올라 현령인 송취(宋就)를 찾아가 “초나라 병사들의 저희 초소에 건너와 수박 덩굴을 다 뽑아버렸습니다. 저희도 쳐들어가 앙갚음을 합시다.”라고 다그쳤다.

 

하지만 송취는 “초나라 초소 사람들의 이러한 행실은 물론 부당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그릇되었다 하여 우리가 따라 한다면 그것은 너무 편협하고 속 좁은 행동이 아니겠느냐? 너희들은 내 분부에 따르라. 오늘부터 저녁마다 그들의 수박에 물을 주어 그 사람들의 수박이 우리 것보다 더 잘 자라게 하여라. 그리고 이 일을 그 사람들한테 비밀로 해야 한다.”고 하였다.

 

양나라 초소 병사들은 현령의 분부대로 실행했다. 초나라 초소 병사들은 자기네 수박 덩굴이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자 수박 덩굴을 주의 깊게 살폈다. 결과 그들은 수박 덩굴에 누군가 매일 물을 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느 날 초나라 병사들은 마침내 양나라 병사들이 밤마다 몰래 건너와 자기들의 수박에 물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초나라 현령은 이 일을 들은 후 한편으로 부끄럽고 한편으로는 감탄하여 이 일을 초나라 왕에게 고했다. 초나라 왕은 이웃나라에 대한 양나라 사람들의 진심을 깨닫고 특별히 예물을 갖추어 양나라 왕에게 보냈다. 그 결과 이전까지 적대적이었던 두 나라는 우호적인 사이가 되었다.

이처럼 모순이 생기면 큰일은 작게, 작은 일은 없던 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원한을 원한으로 갚게 된다면 끝도 없다. 옛사람들도 이 도리를 알았거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남이 나에게 잘 대해주지 않는다고 원망치 말라. 왜냐하면 당신이 상대방을 대하는 마음가짐 그대로 상대방도 당신을 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호적으로 대할 수 없는 사람은 궁극적으로는 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당신의 잘못도 만회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중국 고대철학자가 지녔던 ‘덕으로 원한을 갚는’ 마음가짐을 모든 사람에게 요구할 수 없다. 물욕이 넘쳐흐르는 요즘, 이러한 처세방식은 젊은 세대에게 너무 각박한 요구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의 조상들은 선견지명이 있었다. 참된 인간이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만일 모든 일에서 자기를 대하듯이 남을 대하고 적을 친구로 대한다면 마음을 가라앉히고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없을 것이다. p.27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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