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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정호승 지음, 황문성 사진 / 비채 / 2013년 1월
평점 :
“산다는 것은 순간순간이다. 행복과 불행도 순간이고, 선한 생각과 악한 생각도 순간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순간순간 자신답게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법정스님께서는 평소에 늘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살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 위해 이런 말씀을 남기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행복할 때 행복에 매달리고 싶은 게 인간의 마음입니다. 불행할 때 불행을 거부하려는 게 인간의 마음입니다. 그러나 스님께서는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고, 불행할 때는 불행을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마 그러한 태도에 인간 삶의 본질적 평화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인간의 관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내 인생이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부처님의 이 말씀을 생각합니다. 내 인생이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는 것은 내 인생이 불행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그것 또한 내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니까 불행한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을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어떤 물상으로 제시할 수 없습니다. 나의 행복이 한 송이 백목련처럼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나의 불행이 무너진 돌담처럼 파괴된 것도 아닌 것입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관념 속에 존재해 있는 무형의 그 무엇입니다.
그런데도 내가 불행하다는 것은 내가 그렇게 생각한 결과일 뿐입니다. 내 인생이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고 생각하니까 굴러 떨어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렇지 않은 것입니다.
성찬경 시인의 ‘보석밭’이라는 시는 우리가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돌밭에 널린 모든 돌과 모래가 보석이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가만히 응시하니
모든 돌이 보석이었다.
모래알도 모두가 보석이었다.
반쯤 투명한 것도
불투명한 것도 있었지만
빛깔도 미묘했고
그 형태도 하나하나가 완벽이었다.
모두가 이름이 붙어 있지 않은
보석들이었다.
이러한 보석이
발아래 무수히 깔려 있는 광경은
그야말로 하늘의 성좌를 축소해 놓은 듯
일대 장관이었다.
또 가만히 응시하니
그 무수한 보석들은
서로 빛으로
사방팔방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 빛은 생명의 빛이었다.
이러한 돌밭을
나는 걷고 있었다.
그것은 기적의 밭이었다.
홀연 보석밭으로 변한 돌밭을 걸으면서
원래는 이것이 보석밭인데
우리가 돌밭으로 볼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있는 것 모두가 빛을 발하는
영원한 생명의 밭이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이다.
- 성찬경 '보석밭' 전문,《황홀한 초록빛(2008)》
돌밭의 돌멩이 하나도 모래 한 알도 이렇게 보석이라고 생각하면 보석이 됩니다. 흔한 돌멩이라고 생각하면 한낱 돌멩이일 뿐입니다. 결국 돌과 보석을 구분하는 인식의 한계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떠한 사물이든 사물의 현상이든 그 본질적 가치를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이제 바닥을 내 인생을 망치는 부정적인 요소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인생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긍정적 요소로 생각합니다.
바닥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제 인생이 있습니다. 누구의 인생이든 바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등산할 때 정상에서부터 등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누구나 다 산의 밑바닥에서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만큼 인생의 바닥은 인생의 가치를 깨닫게 해 주고 형성해 줍니다. 결국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행복해질 수 있고 불행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법정스님께서는 행복하더라도 그 행복에 매달리지 말고, 불행하더라도 그 불행을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말씀하십니다. 행복에 매달리는 순간 행복이 불행의 성난 얼굴로 다가올 수 있고, 불행을 받아들이는 순간 불행이 행복의 얼굴로 환히 밝아올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날씨가 변하듯 인생은 늘 유동적입니다. 불행한 일도 한때일 수 있고, 행복한 일도 한때일 수 있습니다. 행복과 불행에 인생 전체가 좌우되지 않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해 봅시다. p.312~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