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莊子) - 그림으로 쉽게 풀어쓴 지혜의 샘
장자 지음, 완샤 풀어쓴이, 심규호 옮김 / 일빛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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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를 기르는 사람이 있었다. 하루는 원숭이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아침에 세 개를 주고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이 화를 벌컥 냈다. 그래서 ”그렇다면 아침에 네 개를 주고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하자 크게 기뻐하며 좋아했다. <제물론>

 

사실 아침에 세 개를 주든 네 개를 주든, 하루에 일곱 개를 준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그러나 원숭이들은 거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이는 본질의 변화가 아니라 주관적 심리작용에 따른 변화다. 물론 이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우롱당하는 원숭이의 어리석음을 비꼬기 위함이 아니다. 앞뒤를 뒤바꿔보면 때로 그 결과나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지적하려는 것이다.

 

어떤 대학교수가 흥미로운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사과를 한 상자씩 나누어주고 그들이 어떻게 사과를 먹는가를 관찰했다. 어떤 학생은 큰 사과만 골라서 한 상자를 다 먹고 나서, “나는 큰 사과 한 상자를 먹었다.”고 말했다. 한편, 어떤 학생은 먼저 작은 사과만 골라 먹고 큰 사과는 남겨 주었다. 그러고는 작은 사과 한 상자를 먹었다고 말했다. 어떤 학생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로 상한 사과를 먼저 먹었는데, 결과적으로 상한 사과만 먹는 꼴이 되고 말았다. 또 어떤 학생은 상한 사과는 아예 골라 내다버리고 맛있는 사과만 먹었는데, 한 상자를 다 먹고 난 후 “나는 맛있는 사과 한 상자를 먹었다.”고 말했다.

 

사실 이는 인생관과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모두 사과를 먹었다. 그러나 사과를 먹는 방법은 각기 달랐다. 주어진 사과 한 상자는 모두 같았지만, 먹는 방법이 서로 달랐다는 뜻이다. 일례에 불과하나, 이는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심각한 철학적 이치를 반영하고 있으며, 우리의 인생관을 반영하기도 한다. 주로 크고 맛있는 사과만 골라 먹은 학생은 결국 크고 맛있는 사과 한 상자를 먹은 셈인데, 당연히 기분도 좋고 즐거웠을 것이다. 이에 비해 주로 작거나 썩은 사과를 먹은 학생은 심리적으로 그다지 즐겁지 않았을 것이며, 기분이 나빴을 것이다. 이렇게 보면 기분이 좋고 나쁜 것은 사실 자기한테 달려 있다. 우리는 자신을 조정하고 다스리는 것을 배움으로써 마음이 불편할 때라도 편안하고 좋은 심정을 갖도록 해야 한다. 모든 일이 즐거워야 어떤 어려움이나 힘든 일도 헤쳐 나갈 수 있다.

 

현실 생활에서 우리는 언제나 ‘어떤 사과를 먹어야 하는가’라는 선택의 문제에 부딪힌다. 우아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마음먹는다는 것은 다른 식의 휴식을 포기하는 것이다. 만약 낭만적인 서구식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면, 전통적인 중화요리를 맛보는 일은 다음으로 미루어야 한다. 어떤 회사에 취직을 하기로 했다면, 다른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누군가와 달콤한 사랑을 약속했다면, 다른 이와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얻음은 곧 잃음이다. 그것은 모두 기회의 문제다. 우리는 매일 의식적이든 아니든, 여러 가지 기회를 놓고 득실이 어떠한지 따져본다. 만약 자신의 선택으로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면, 자신의 선택에 대해 만족하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우리의 선택에 동의하지 않거나, 심지어 잘못이고 멍청한 일이라고 비난을 퍼부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자신이 진정으로 옳다고 생각하여 기꺼이 선택한 것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의 생각이 다른 것은 서로 감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 세계나 모든 사물에 대해서도 다른 시각이 존재하며, 각기 다른 감각과 느낌이 생겨날 수 있다.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우리는 먼저 어떤 사과를 먹어야 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이다. 선택이 있음으로 해서 득과 실이 존재한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선택함으로써 동시에 선택하지 않은 어떤 것을 잃는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자신이 선택한 사과가 썩거나 작은 것이 아니라 맛있고 큰 것이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일상생활에서 어떤 사과를 먹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사과를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에는 깊은 뜻이 들어 있다. 선택의 방식이 우리의 진실한 인생관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과를 제대로 선택한다면, 그것은 곧 자신의 인생을 잘 선택하는 것과 같다. p.1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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