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문답
한상철 지음 / 삶과꿈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山中問答 (산중에서 주고받은 이야기)

 

                                       이백(李白, 701~762)

 

問余何意棲碧山 (문여하의서벽산) 어찌하여 푸른 산에 사느냐고 묻길래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으며 대답하지 않아도 마음이 절로 한가롭네.

 

桃花流水渺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물 따라 복사꽃잎 아득히 흘러가는데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이곳이야말로 딴 세상이지 속세가 아니라오.

 

  

<해 설>

 

이백의 시들은 대부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그 불후의 명시 가운데 이 시는 대한민국

 

사람치고, 나이가 조금 들거나 한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특히, 마지막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은 널리 알려진 구절이다.

 

 

이 시를 읽으면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진다. 비록 우리가 사는 세상이 각박하고 살벌해도

 

이 시를 읽노라면, 눈을 감고 푸른 산과 물을 따라 복사꽃잎이 아득히 흘러가는 한가로운

 

장면을 떠올리다 보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것만 같다.

 

푸근한 웃음이 절로 일어서 이런 세상에 살고 싶어진다.

 

또 이 시를 읽으면 떠오르는 시가 두 편 있는데, 김상용의 ()으로 창을 내겠소

 

김동환의 웃은 죄이다.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 건

 

웃지요.

 

    

우리가 이렇듯 편안하게 웃을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 자고 나면 사고요,

 

정치,경제,사회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대한민국에 살다보면 정말 마음 편하게

 

살고 싶고, 한가롭게 웃고 싶다. 그래서 환하게 웃는 사람들의 얼굴과 마주하고 싶다.

 

 

지름길 묻길래 대답했지요.

 

물 한 모금 달라기에 샘을 떠 주고,

 

그리고는 인사하기에 웃고 말았지요.

 

평양성에 해 안 뜬대두

 

난 모르오,

 

웃은 죄밖에.

 

 

이백은 영원한 자유인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생애 마지막도 그답게 드라마틱했을 거

 

라고 믿어왔다. 그래서 술에 취한 채 달을 잡으려다 물에 빠져죽었다고 각색했는지도 모른

 

. 하지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이백은 달을 잡으려 한 낭만

 

가인인 것이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신화와 전설이 사라져가는 이 삭막한 세상에서 이

 

백이나마 전설 속에 담아두고 싶다.

 

 

출처 : 우리가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한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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