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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헌법론
국순옥 지음 / 아카넷 / 2015년 4월
평점 :
중세의 봉건질서에서 벗어나 부르주아 계층의 자유와 권리를 담보하기 위하여 정립되었던 근대 자본주의 헌법은 노동자들의 정치경제적 투쟁을 통하여 보통선거와 표현의 자유를 핵심으로 하는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로 발전했지만,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그리고 냉전시대의 영향을 받으면서 반공산주의와 전투적 민주주의가 결합하여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라는 반동적 모습으로 변질되었다. 우리 헌법 또한 이러한 세계사적 헌법의 발전 도상에서 멀리 있지 않으며, 제헌헌법에서부터 1987년 9차 개정을 거친 지금의 헌법에 이르기까지 서구 특히 독일의 헌법담론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다고 한다.
작금의 국회법 개정 파동을 보면서 민주주의 헌법을 갖춘 대한민국의 헌법이 제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우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국민의 투표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니 사퇴하라고 강권하고 있는 모습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의해 삼권분립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이념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느낌이다. 삼권분립은 엄연히 헌법에 명시된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인데, 외부의 간섭에 의해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면 민주주의 체제는 민주주의를 가장한 허구에 지나지 않으며 전체주의나 독재체제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잠시 삼권분립을 표방한 헌법조문을 살펴보면 "헌법 제40조 입법권은 국회에 속한다., 제41조 1항 국회는 국민의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회의원으로 구성한다."고 적고 있다.
"헌법 제66조 1항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元首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제4항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고 하고 있고,
"헌법 제101조 1항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 고 명시하고 있다.
이렇듯 헌법에서 각 부의 고유영역을 정하고 있는데도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뜻에 상치되는 법률 개정을 주도했다고 하여 사퇴시킨다면 이는 헌법을 무시하는 것이요,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독단적인 처사이다. 비록 대한민국 헌법이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엄연히 대통령, 국회의장, 대법원장은 헌법상 우열이 없는 각 부를 대표하는 동등한 기관이다.
"헌법 제65조 1항에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행정 각 부의 장,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감사원장, 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될 때에는 국회는 탄핵을 소추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듯, 삼권분립을 허무는 정치행위는 탄핵소추의 요건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탄핵이 능사가 아닌 것은 지난 대통령 재임시 탄핵안이 통과되어 그 혼란과 폐해를 익히 보아서 알겠지만, 헌법규정상 그렇다는 것이다.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는 조문처럼 어떠한 일이 있어도 민주주의 체제를 파괴해서는 안 될 것이며,'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정치인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국회법 개정 파동을 보면서 아직 우리나라에 완전한 민주주의가 정착되려면 시일이 더 필요할 것 같고, 국민들의 감시역할도 강화되어야 할 것 같다. 독일 법학자 예링의 그 유명한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언처럼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가 의식이 깨어 있고, 민주주의 꽃인 선거제도 활용하여 자신의 투표권을 빠짐없이 행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