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자리, 디자인하다
이연자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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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누구나 건강이다, 웰빙이다 해서 녹차를 마시는 시대가 되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차는 커피에 밀려 얼굴 내밀기도 힘들었다. 

내력이 있는 집안이나 사찰에 가야 겨우 우리 차를 얻어 마실 수가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녹차 바람이 불어서 길거리, 운동장에서도 마실 수 있게 되었는데, 물론 새로 개발한 티백 덕분이다. 티백은 간편하게 마실 수 있지만 찻잎을 우려냈을 때의 깊은 맛은 없다. 

그냥 건성으로 시늉만 낼 뿐이다. 하기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구해서 먹을 수 있는 컵라면이 어떻게 어머니의 손맛을 따를 수 있을 것인가. 

역대 고승들과 선비들의 차시(茶詩)를 보면 역시 차는 아무나 마시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차는 결코 손과 입으로만 마시는 것이 아니다. 차는 온몸으로 마시는 것이다. 

그러나 너무 예절만 따져도 가까이 접하기 어렵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조용히 마시면 되는 것이다. 깨끗하지 않으면 또 어떤가.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편안하게 마시면 된다.

 문득 아름다운 차향이 흐르는 글과 사진을 보면서 차시 한 편 생각나 옮겨 본다.

                      偶吟(우음 : 문득 떠올라 읊다.)
                               서산대사(休靜,1520~1604)

松榻鳴山雨  (송탑명산우)  산비는 솔밭을 울리는데 
傍人詠落梅  (방인영락매)  옆 사람은 매화가 진다고 시가를 읊네. 
一場春夢罷  (일장춘몽파)  한바탕의 봄꿈이 끝나니 
侍子點茶來  (시자점다래)  시중드는 사람이 차를 달여 오는구나. 

 - 우리가 죽기전에 꼭 읽어야 할 한시 99편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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