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PD의 논어오디세이 1084
오성수 지음 / 어진소리(민미디어)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논어 안연 편 12-7>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물으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양식을 넉넉히 하고, 군대를 풍족히 하면 백성들이 그것을 믿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자공이 말하길 “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한다면 이 셋 중에서 어느 것을 먼저 (버려야) 합니까?” 라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군대를 버려야 한다.”라고 하셨다. 자공이 말하길 “어쩔 수 없이 이 둘 중에서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이 먼저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양식을 버려야 한다. 예로부터 사람에게는 죽음이 다 있게 마련이지만, (정치란)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원 문>

子貢이 問政한대 子曰 足食 足兵이면 民이 信之矣니라.

子貢이 曰必不得已而去인댄 於斯三者에 何先리잇고

曰 去兵이니라 子貢이 曰 必不得已而去면 於斯二者에 何先이리잇고 

曰 去食이니 自古로 皆有死어니와 民無信不立이니라.

 

<해 설>

이 장은 식(食)과 병(兵)과 신(信)을 비교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굳이 설명하려들지 않고, 불필요한 것을 하나씩 떨어뜨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먼저 자공이 정치에 대해 묻자, 족식족병(足食足兵)이면 백성들이 믿을 것이라고 한다. 자고로 백성이란 먹을 것이 풍부하고, 그 어떤 침입이나 위험으로부터 잘 지켜주면 지도자를 믿게 마련이다.

 

그런데 자공이 묘한 질문을 던지고, 공자는 명쾌한 답을 한다. 어쩔 수 없이 그 가운데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이 먼저냐고 하자, 군대를 버려야 한다고 한다. 또 부득이해서 남은 둘 중에서 하나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이 먼저냐고 자공이 묻자, 공자는 양식을 버려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서 하는 소리가 또 명쾌하다. 예로부터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 죽음이 있게 마련이지만, 백성들의 믿음이 없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고 한다. 군대가 없으면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낼 수가 없어서 죽게 마련이다. 양식이 없으면 사람은 굶어죽게 마련이다. 그리고 사람은 어차피 나이가 들어 늙으면 죽게 마련이다. 하지만 정치인은 백성의 믿음을 얻지 못하면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 어떤 것보다도 위정자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믿음을 얻는 것이다. 그러려면 본인이 먼저 믿음을 주어야 한다. 정치인에게는 양식도 중요하고, 군대도 중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백성들의 믿음이 중요한 것이다.

 

작금의 난데없는 ‘메르스 파동’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초기에 적절히 대응을 잘 했으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던 일을 이제 가래로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사태가 커져 버렸다. 보건복지부, 국무위원, 국회의원, 심지어 대통령까지 초기 대응이 미흡하여 국민의 불신을 사고 있다. 위기가 닥쳤을 때 혼연일체가 되어 국난을 극복해도 모자랄 판에 메르스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국민의 불신을 부추기고, 안이한 대응으로 엄청난 재앙을 초래했다. 늦었지만 더 이상의 확산을 막고, 메르스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치밀하게 고민해 볼 때이고, 빈틈없는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도 이참에 확실히 메르스를 퇴치해서 국민의 건강을 물론 땅에 떨어진 국격이나 정치인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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