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 다산·추사·초의가 빚은 아름다운 차의 시대
정민 지음 / 김영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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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세기 조선의 르네상스라 불리며 문화중흥을 이룩했던 시기에 학자, 고승, 관료들

사이에 차문화가 유행하였다. 본래 차의 본고장은 중국이나 일본인데, 조선에도 차 붐이 일어 귀한 차를 수입하고, 우리 땅에서 직접 차를 재배하고 제조하기까지의 자세한 연혁과 변천과정을 흥미롭게 다뤘다.
 
으례 차를 좋아하는 양반이나 승려들은 차시茶時를 많이 남겼는데, 한 수 올려 본다.
다산 정약용 선생과 초의선사, 그리고 추사 김정희 선생 등 지독히도 차를 좋아했던
대가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들려주는데, 그 분들의 마음과 체취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산거시(山居詩 : 산에 살며 지은 시)

                              석옥 청공(石屋 淸珙, 1272~1352, 원나라 승려)

 

細把浮生物理推  (세파부생물리추)    뜬 인생 찬찬히 사물 이치 따져보니

輸嬴難定一盤碁  (수영난정일반기)    승패 정하기 어려움 한판 바둑과 다름없다.

僧居靑幛閑方好  (승거청장한방호)    푸른 산에 사는 중은 한가로움 좋건만

人在紅塵老不知  (인재홍진노부지)    티끌세상 사람들은 늙도록 모르누나.

風颺茶煙浮竹榻  (풍양차연부죽탑)    흩날리는 차 연기는 대평상 위로 뜨고

水流花瓣落靑池  (수류화판낙청지)    꽃잎은 물에 흘러 푸른 못에 지는구나.

如何三萬六千日  (여하삼만육천일)    어이해야 삼만하고 육천이나 되는 날에

不放身心靜片詩  (불방신심정편시)    몸과 마음 놓지 않고 한때라도 고요할까.

 

 

<풀 이>

석옥 화상이 지은 산거시 24수 중에 제 11수이다.

세상의 이기고 지는 싸움은 한판의 바둑판과 다를 게 없다.

이기면 어떻고 지면 또 어떤가.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뜻 없는 승부에 목숨을 건다.

사생결단을 한다. 산중의 이런 한갓진 생활을 세상 사람들은 잘 모른다.

바람이 불어 차茶 연기 흩날린다. 대나무 평상이 자욱하다.

문득 내다보면 상류에서 흘러 내려온 꽃잎이 뜰 연못 위로 떠다닌다.

꽃잎이야 부산스러워도 내 마음은 고요하다.

인생이 길대야 고작 백 년이다. 이 3만 6천 일 동안 내가 내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되어 사는 일, 나는 여기에만 관심이 있다. 세상의 승패 따윈 내 관심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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