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기원은 중국 상나라(후에 은나라, BC1600~1046)에서 비롯되었는데,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하고 국가가 태동하면서 문자의 필요성에 따라 한자도 자연스럽게 생겨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처음에는 주로 상형문자가 생기고 차츰 문자가 확대되면서 지사, 회의, 형성, 전주, 가차문자로 분화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반도의 특성상 주로 대국인 중국에서 문명을 흡수하고 발전시켰다. 한자도 대략 2세기경에 한반도에 전래되어 집권층 일부에서 사용되었던 것 같다. 초기 일부 계층을 제외하곤 한자의 유용성도 적었을 것이고 새로운 글자를 창제하는 일에도 소홀했을 것이니, 한글 창제에 그토록 오랜 시일이 소요되었던 것 같다.
한글이 우리말로 자리잡고 수백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한자의 영향력은 전혀 줄지 않고 있다. 광복이후 우린 한자를 줄이고 한글을 사용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민족문화를 되살린다는 기치 아래 교과서에 한글만을 사용하자고 주장하는 한글학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1970년에 초등학교 한자교육을 폐지했다. 이후 1975년까지는 초·중·고 교과서 전체에 한글 전용을 추진하다 중·고교의 한문교육용 기초한자 1800자를 발표했다. 1976년부터는 중·고교에서 국·한문 병용을 실시하고 있지만 수업 비중이 적어 지금 4~60대는 구조적으로 한자를 배울 기회가 적었다.
교과서의 한글전용과 한자병용 주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한자와 한글은 상호 배척관계가 아니라 떼려야 뗄 수 없는 보완관계이므로 한쪽에만 치우쳐 교육을 시킨다면 절름발이 교육을 면치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한글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리 언어의 70% 정도가 한자로 이루어져 한글만으론 온전한 언어를 구사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한자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1970년부터 30여년 동안 한글전용 위주의 정책을 펴왔기에, 다수의 학생들이 평이한 한자조차 읽지 못할 지경에 처한 것이 머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다가 공산주의를 자처하며 우리와 다른 노선을 걷던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주변환경이 급변하였다. 1992년 중국과 수교를 맺은 이래 왕래가 빈번해지면서 한자의 영향력이 커지고, 중국의 국력이 괄목할만큼 성장한 국제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자교육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면서 우리나라에도 1990년대 중,후반부터 한자 부흥 바람이 불고, 민간단체에서 한자능력 검정시험이 생겨났다. 한자교육이 이렇게 활성화된데는 G2로 불리는 중국의 국제적 위상,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중국이 현재는 '간체자'를 쓰고 있지만 그들의 문학작품이나 국민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옛글인 '번체자'를 배우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한자는 육서의 원리에 의해 구성되는데, 그 중 형성자의 비중이 80% 정도인 걸 볼 때 부수만
알아도 한자의 습득은 고구마 넝쿨을 당기면 뿌리가 줄줄이 달려 오듯 쉽게 익힐 수가 있다.
214자의 부수를 깨우쳐서, 한자공부에 응용하면 한 개의 부수에서 여러 자로 파생되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어휘가 늘어나게 된다. 부수의 원리를 알고 응용할 수 있다면 골치 아픈 한자공부가 한결 수월해 질 것이다. 초 스피드시대에 딱딱한 한자를 배우는 것이 시간낭비가 아닐까 생각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중고교과정에서 권장하는 1800자 정도는 배워두는 것이 미래를 위해 좋을 것 같다.
한자공부를 하다보면 얻는 것이 많다. 한자의 의미를 생각하다 보니 사고력이 깊어지고, 어휘력이 늘어나며, 국어의 문맥도 쉽게 이해하게 되고, 어려운 역사용어도 그 뜻을 알 수 있어 여러모로 학창시절 십수 년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종종 한자와 한문을 헷갈려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한자는 한문공부를 위한 선행학습 정도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영어단어를 배우는 것과 같은 원리다.
1급 한자능력검정시험은 통상 한자의 최고단계라 할 수 있는데,(어문회는 특급도 있음) 3500자를 읽고, 2000자를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은 전공자도 힘들어 하는 경지다. 요즘 스펙을 쌓으려고, 혹은 가산점을 받으려고 응시생이 늘고 있는데, 한자도 영어처럼 시간이 지나면 알았던 단어들도 쉬이 잊게 된다. 모든 공부가 그렇긴 하지만 한자도 끊임없는 복습이 필요한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1급에 도전하는 분이라면 끈질긴 노력으로 합격의 영광을 누리시길 축원한다.
EBS한자능력검정시험 교재는 학생은 물론 일반인도 공부하기에 아주 잘 만들어진 책이다.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면 한결 수월할 것이고 이해도 잘 될 것이에 동강을 추천한다.
합격의 영광을 안은 후에 여력이 된다면 한문까지 두루 섭렵하여 무궁무진한 지혜의 보고인
동양고전의 진수를 듬뿍 맛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