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 운동하는 목사 최성규의 고집
최성규 지음 / 두란노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인천순복음교회의 초대목사님으로, 세계 교회 중 20위 안에 드는 교회를 일구어낸 최성규 목사님의 지난 33년 목회활동을 엮어낸 책이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열 살 때, 한국전쟁으로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를 잃고 가장 노릇을 해야 했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최성규 목사님의 일생은 바로 우리의 근현대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 누구나 먹을 것이 없어 힘들었을 시기에 가족들을 먹어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뚝심있게 버텨온 그가 어떻게 자라왔는지, 어떤 시련을 감당했는지, 하나님께서 어떻게 그를 강권하여 목회의 길로 이끄셨는지가 자세히 정리되어 있어 최성규 목사님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우리 한국의 역사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좋은 책이였다. 읽고 나서 느낀 것은 민주화 운동을 비롯한 여러 위기 때마다 구국 기도회를 열정적으로 인도하셨던 그는 참된 하나님의 효자셨다는 것이다. 효자라... 성경에는 분명 부모에게 공경하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에 따르면, 많은 믿음의 조상들이 부모에게 순종했던 효자셨다. 하지만 이제까지 성경에 우리나라의 효 전통이 그렇게까지 강조되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그것을 쉽게 간과해버렸다. 성경에, 사람이 아버지에게나 어머니에게나 말하기를 내가 드려 유익하게 할 것이 고르반 곧 하나님께 드림이 되었다고 하기만 하면 그만이라 하고 (막 7:11)라는 말씀이 있지 않은가. 딱 내 행동이 그랬다. 특히 조울증이 의심될 수 있을 정도로 꼭 하나님의 일을 하지 않더라도 내 기분이 그리 내키지 않으면 부모님께 제대로 말도 하기 싫어하고, 내 기분이 좋으면 금방 변해서 헤헤거리고. 그래서 이 책이 나에게는 필요하면서도 조금은 불편한 책이었다. 그래도 한 가지 희망이 있는 것은, 하나님은 구하는 자를 멸시하지 않으시는 분이시라는 것이다.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면서 어머님께서 항상 강조하셨던 그 말씀, “호레자식은 되지 말아라.”를 지키기 위해 잘못을 하지 않아도 동네 어른들이 혼내시면 끝까지 남아 그 소리를 다 듣고 나오기도 했고, 열 살의 어린 나이에 학교에 못 가더라도 집안 식구들의 먹을 것은 챙기기 위해 가마니를 짜서 밤새 걸어 장에 내다가 팔기도 했고, 13년 동안 월급 하나 받지 못해도 묵묵히 화장품 공장에서 모든 것을 맡아 일하기도 했던 그는 인간적으로만 봤을 때도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후에, 목사님은 하나님께서 앞으로 감당하게 할 사역을 위해 미리 연단하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른을 공경하고 부모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어떤 일을 하더라도 뚝심있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가장 힘들었던 일은 결혼하면 집 사주고 공부시켜 준다는 말만 믿고 13년 동안 월급 하나 못 받고 일을 했던 것일 것이다. 고등학교도 못 나올 그를 하나님의 섭리로 아는 친구의 형을 따라 서울로 나와 무허가 화장품 공장의 전반적인 일을 맡아 운영하는 일을 했는데, 사장님이 불미스런 일이 있을 때마다 가까이에서 성심성의껏 일을 한 그를 믿어주지 않았던 것도 억울하고 통탄할 일이었다. 아마도 나라면, 아니 그냥 보통 사람이었어도 모두 바로 도망갔을 것이다. 당연한 불평과 불만을 내비칠 수 있는 일을 당했을지라도 그 안에서 묵묵히 참고 견디는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는 결코 잊어버리지 않으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교회 안에서는 언제나 좋은 얼굴과 좋은 말로써만 사람들을 대하고 온다. 그런데 한 주간 동안에 일터에서의 나는 과연 어떤가. 당연한 내 주장과 권리를 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참고 견디고 있는가 말이다. 과거의 나는 결단코 그렇지 못했다고 단언한다.

 

월급이 밀려서 당연한 내 목소리를 낼 때도, 갑자기 근무 요건이 나빠질 때도 나는 내 자리에서 인내하지 못했다. 뒤에서 뒷공론을 조장하고 불평과 불만을 내기에 바빴던 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을 자행했다. 그것도 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 사람들 앞에서 말이다. 그렇게,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전에는 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과거에 저질렀던 수많은 악행들을 낱낱이 보여주셨다. 아직은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내게 보여주신 그 부분을 고쳐나가고 있다. 십자가의 감흥이 없는 것은 십자가가 부족하거나 완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죄인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내가 아는 그 복음이 완전하지 않아서 내게 복음의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복음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을. 내가 믿는 그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되심을 이제는 알겠다. 이 모든 것을 다 하나님께서 하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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