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설 수 없다면 - 장애우 내 딸 성은이와 함께한 좌충우돌 일본선교이야기
한혜숙 지음 / 강같은평화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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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성남 목사님의 사모님께서 일본에서 사역했을 때 느낀 경험들을 엮은 책이다. 부제가 「장애우 내 딸 성은이와 함께 한 좌충우돌 일본 선교 이야기」인 만큼 장애우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보통 장애우를 낳은 사람들을 볼 때면 그들이 느끼는 자책이 얼마나 심할지,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겨울지 상상이 안 된다. 사람은 역시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처지를 쉽게 이해할 수가 없는 지라 장애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인생 극장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보더라도 그들에 대해 연민의 감정은 느끼지만 사실 그들을 깊게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나 같은 이기적인 인간으로서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만 들 뿐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사모님이 장애우를 낳았다는 자책을 한다거나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이나 양육의 힘겨움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것만 봐도 사람 자체가 나랑은 다른 종류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니, 솔직히 그리 크게 와닿지는 않았던 이야기였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미리 계획해놓으신 것대로 진행되는 과정을 보노라니까 어쩌면 저런 시스템이 있었기에 그리 힘겹지도 안타깝지도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들기는 한다.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시련을 준다시는 하나님이시니 아마도 그런 자책이나 후회까지도 미리 계획해놓으시지 않으셨을까 생각해본다.

 

사실 첫째 딸 성은이가 지적 장애아로 태어나고 둘째 딸 예은이가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던 때에 일본 선교지에 파송된 것만을 보자면 인간적으로 너무 불합리한 처사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말이 제대로 통하지도 않는 일본에 장애아까지 데리고 가서 생고생 시키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그 옛날 일본은 우리나라보다도 장애아동에 대한 시스템이 훨씬 잘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일본 선교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특별히 특수교육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점차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선교가 아니라 성은이를 제대로 양육하기 위해서라도 일본에 가 있는 것이 훨씬 그들에게는 나을 뻔 했던 일인데, 그것을 이런 식으로 묶어서 해결해주신 것이었다. 일본에서는 당장 신 목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고, 성은이에게도 일본의 특수교육 시스템이 필요했던 것이었으니까. 마치 미리 입을 맞춰놓았던 것처럼 신 목사의 어머니까지 선교 비자가 발급되었고, 오사카에서 처음 얻은 집 주소로 소개받은 아이젠바시 보육원이 기독교 재단의 보육원이었고, 거기서 알게 된 장애인 재활센터에서 성은이가 말을 배울 수 있었고, 정들었던 오사카 교회를 떠나 도쿄로 가라는 명을 받았을 때는 숲이 있는 히가시도야마 소학교에 성은이가 입할 수 있게 되었던 것처럼 착착 맞아들어가는 하나님의 섭리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옛날부터 사역을 떠나는 사람들을 뭔가 나랑은 다른 정말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로 생각했다. 선교 여행이라도 잠깐 다녀온 사람은 나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젠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알고는 있지만 사실 다른 의미로 대단한 분이시긴 하다. 전적으로 하나님께 제 의지를 맡긴 사람들이니까 말이다. 땅끝마을 해남에 자그마한 교회가 하나 있는데 그 교회에서 한 오십 명쯤 되는 청소년들이 모이는 작은 공부방을 운영한단다. 말 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한 그 곳은 어쩌면 능력있는 사람들이 달려들어 후원도 해주고 무언가를 주어야만 할 것 같은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목회하시는 목사님 부부는 쌀통에 쌀이 있는지 확인을 해보는 것조차 죄송스럽다고 하셨다. 처음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데 그 이후에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들으니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만약 쌀이 없으면 그들은 기도한다. 그러면 다음 날 쌀이 포대로 배달되어 온다. 그리고 옷이 없으면 또 기도를 한다. 그랬더니 베네통에서 200벌의 옷이 배달되어 오기도 했다. 이런 사소해보이는, 하지만 정말 중요한 먹을 것, 입을 것을 하나님께서 모조리 책임져주실 거라고 믿는 것은 그 만큼의 믿음의 성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한다. 한 목사님의 사모님께서 누군가에게 선물로 화장품을 드리고 나면 또 어디선가 그것이 선물로 들어오게 된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실 정도로 아주 세심하게 신경쓰시는 하나님이 계시기에 그들은 담대하게 사역을 나간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혼자 설 수 없다. ‘없다면’도 아니다, 그냥 ‘없다’. 그것을 인정하게 된다면 남들을 부러워만 했던 그 담대함을 선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만 전적으로 의지하는 그런 믿음만 있다면 말이다. 내가 돈을 내서, 혹은 내가 봉사를 잘해서, 내가 노력을 많이 해서 무언가가 얻어지거나 좋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하나님만 의지해서, 그저 하나님 안에만 거해서, 그저 하나님의 말씀에만 순종해서야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결과가 나타나리라고 믿는다. 아주 근본적인 것을 잘못 생각하고 있었던 것을 이 글을 쓰면서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이것을 깨닫게 하시려고 이 책을 내게 주셨나보다. 감사합니다,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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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남 2012-09-15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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