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한 파묵은 2009년 10월에 하버드 대학의 노턴 강좌를맡았다. T. S. 엘리엇,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움베르트 에코등이 이 강좌를 거쳐간 선배들이다. 파묵은 첫 강의를 『안나카레니나』의 기차 장면으로 시작했다. - P125

 오스터는 "영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영화라는 매체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해 컬럼비아 대학교 영화학과장인 인터뷰어를 도발한다. 무슨 문제가 있냐니까, 영화는 무엇보다도, 2차원‘이라고 대답한다.
- P128

책을 읽을 때에는 단어들이 말하는 것에 대해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노력해야 하고 상상력을 동원해야한다. 그런 다음 상상력이 활짝 열리면 그때는 책 안의 세계가 우리들 자신의 인생인 듯 느끼고 그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냄새를 맡고, 물건들을 만져보고 복합적인 사고와 통찰력을 갖게되고 자신이 3차원의 세계에 들어와 있음을 알게 된다. (폴 오스터,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열린책들, 2001) - P128

파묵은 말한다. "꿈을 꿀 때는 그 꿈이 진짜라고생각합니다. 그게 꿈이니까요. 우리는 소설도 진짜라고 생각하며 읽습니다. 하지만 머릿속 한구석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모순되는 상황은 소설의 본질에서옵니다. 소설 예술은 서로 모순되는 것들을 동시에 믿을 수 있는 우리의 능력에 바탕을 둡니다."(오르한 파묵, 『소설과 소설가』, 민음사, 2012) - P130

이미 영화를 본 기자들은 당신 마음 이해한다는 눈길로 다들 웃어주었다. 전주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엄마는 창녀다)의 감독이 단편 「비상구」의 아슬아슬한 부분들을 상징적으로 처리하고 지나가리라는 매우 비현실적인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 감독은 내가 상징적으로 처리했으면 하는 부분들만 골라서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그러지 않아도 원작자로서 영화를 본다는 것은 매우 괴로운 경험인데 그 원작이 「비상구」라니, 원작자가 영화를 보는 일이 괴로운 것은 그가 원작을 고칠 수(도 있었고, 어쩌면 아직까지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십수 년 전에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면서 나는 내내 ‘조금 더 잘 쓸 수 있었는데‘라든가, 저 문장은 역시 뺐어야 했다‘고 자책하고 있었다.
- P135

"십수 년 후에 <엄마는 창녀다> <아버지는 개다>를 연출한 분이 「비상구」도 연출하게 될 줄을 알았더라면 아마 이렇게 적나라하게 쓰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영화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내게 말했다.
"이상우 감독 영화 중에서 이번 작품이 제일 그 수위가약한 편이에요. 그리고 이게 제일 나아요."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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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LER를 가르치는 강사가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아들이 떼를 쓰기 시작했다. 아이 어머니가 물었다. "왜 이렇게 화가 났어?" 그러자 학교에서 RULER를 배운 아이의 형이 말했다. "엄마, 제러미는 화난 게 아니라 실망한 것 같아요. 밖에 나가서 놀고 싶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못 나갔잖아요." 부모의 입이 떡 벌어졌다. 두 사람모두 RULER에 정통한 사람들이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기술이 실제로 활용되는 장면을 보니 기분 좋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P170

흔히 저지르는 또 다른 실수는 감당하기 벅찬 감정으로 발전할 때까지 한참을 방치하는 것이다. 짜증, 긴장, 걱정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내버려 두면 극심한 분노나 공황 상태로 발전한다. 무덤덤하거나 진이 빠진 느낌을 무시했다가는 절망이나 우울로 전이된 감정을 힘겹게 다뤄야만 한다.  - P170

평온함이나 쾌활함 - P170

아이들에게 짜증 나고 거슬린다는 감정이 뭔지, 이런 감정을 둘러박고 어떤 생각이 일어나는지 알려 주는 것 자체가 극단적인 감정 폭발과 폭력 사건을 막는 전략이다. - P171

삶을 표현하는 단어는 황홀한, 불안한, 격분한, 자족하는, 미심쩍은, 희망에 찬, 묵인하는 등 아주 많다. 유의어 사전이나 일반 사전만 있어도 단어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 P175

늘 사용하던 예닐곱개 단어에만 안주하면 자신을 제한하게 된다.  - P176

감정에 대해 침묵하면 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 P178

수치심, 시기심, 불안감 같은 감정은 좀체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조차 다른 사람에게 잘 표현하지 못한다.
- P180

모두 행복하다는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 P181

이중적이라고 사람들을 탓해선 안 된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한다. 인간의 본성인 것이다. - P182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
- P184

말을 배우고 습득함에 따라 감정 욕구는 더욱 복잡해지고, 그 감정을 전달하는 법도 따라서 발전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감정을 표현하는 힘을 얻게 되면 에둘러 표현하거나 속이고 부인하는 등 감정을 숨기려는 능력과 욕망도 커진다. 이렇게 균형이 이루어진다.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정교해질수록 자신에 대한 통제력도 커지는 것이다. 수치심 때문에? 자기 보호를 위해?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우리가 감정을 담아 두기를 바란다고 생각해서?
- P187

일방적인 감정 분출도,
억압적인 감정 노동도 모두 해롭다 - P189

습관적인 고함, 험담, 언어적 신체적 공격 등 건강하지 못한 감정 표현방식은 삶에 항상 큰 혼란을 초래한다.
- P190

성별은 감정 표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전반적으로 감정을 잘 표현하는데 특히 긍정적인 감정표현을 많이 하며 남성에 비해 슬픔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속으로 삼키는 경향이 있다.  - P193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공격성이나 분노를 높은 수준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흥분에 따른 생리적 징후인 혈압과 코르티솔 분출 수치는 남성이 훨씬 높았다. 이는 남성도 여성만큼 풍부한 감정을 느끼지만 더 많이 억누른다는 것을 시사한다.
- P194

2018년 US 오픈 결승전에서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는 분을 못 이겨 자신의 테니스 라켓을 부쉈다는 이유로 심판이 점수를 깎아 버리자 ‘도둑‘ 이라며 항의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과도한 항의라는 이유로 게임 페널티를 받았다. 남자 선수들은 고함을 치고 소리를 지르고 심판 이름을 불러도 게임 페널티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 사건은 남성과 여성의 분노가 어떻게 다르게 인식되는지 보여 주는 가장 최근 사례이다.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성별 격차에 대해 요즘 들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남성이 단호하면 강하고 적극적이라고 보지만 여성이 단호하면 잘난 척하고 고집스럽다고 평가한다.
남성이 목소리를 높이면 모두 주목하지만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면 날카롭고 히스테릭하다는 말을 듣는다.
- P195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지만 널리 퍼져 있는 성(性) 고정 관념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 P196

문화적 차이는 세계적인 규모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뉴욕과 불과 110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도 그곳만의 규칙이 있다. 월 가에서는 고위 인사들이 활짝 웃으며 힘껏 악수하는 것으로 결속을 다지고, 고상한 아이비리그에서는 다들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냉정을 유지한다.
- P199

감정을 표현하면 몸도 더 건강해진다.
- P200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제임스 페니베이커 (James Pennebaker) 교수에 따르면 비밀을 품고 있던 사람에게 실제로 병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감정이나 생각을 언어로 옮기면 대부분 건강이 회복되었다.
- P201

페니베이커 교수는 한 연구에서 학생 쉰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에게는 감정적으로 중요한 주제에 대해, 다른 그룹에게는 지난 나흘간 있었던 피상적인 문제에 대해 에세이를 쓰게 했다. 몇 달후 테스트를 해 보니 첫 번째 그룹은 면역 체계 기능이 향상되었고 교내 학생 건강 센터에도 거의 방문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들은 예민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느라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했지만 세 달 뒤에 다른 그룹에 비해 더 많이 행복해졌다. 페니베이커는 트라우마를 억압하면 몸이 쇠약해지지만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글로쓰면 안도감을 얻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 P202

모든 감정적 반응은 유일무이한 경험이다. 오늘 불쾌한 감정을 유발한 뭔가가 내일은 내 감정에 접근조차 못 할 수도 있다.  - P207

오늘 스타벅스에서 영원처럼 긴 시간 동안 줄을 서며 기다릴 때는 당장 계산대로 뛰어들어 바리스타의 손에서 커피를 잡아채 쏟아 버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찼다. 다음 날 바로 그 스타벅스에서 똑같이 줄을서는데 이번에는 감정 상태가 고요해 기다리는 동안 행복한 눈으로 공간과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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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적 감정 조절‘(incidental emotion regulation)이라고 불렀는데, 이름 붙이기가 불쾌한 감정을 줄인다는 사실을 피실험자들이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P160

쾌적함이 낮고 활력이 높은 영역에 해당하는 감정들, 즉 짜증, 역겨움, 거슬림, 불만족 등을 각각 규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스스로 반응을 조절할 수도있다. 도발적인 자극을 받
때마다 격렬한 분노를 터뜨리기에 앞서 자신을 다잡게 되는 것이다. 감정에 이름 붙이기에 사용하는 단어 하나하나가 자아 성찰을 위한 여유를 만들어 준다. - P161

리사 펠드먼ㅡ‘감정 입자도‘ 란 용어를 제시 - P161

그가 실시한 실험에서 입자도가 높은 참가자들은 그들의감정 경험을 훨씬 잘 구별해 냈다. 반면 입자도가 낮은 피실험자들(응집자 (clumper)라고 불렸다.)은 분노, 걱정, 좌절 같은 감정의 차이를 제대로 구별하지 못했다. 배럿은 두 집단을 다음과 같이 비교했다. 입자도가 높은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당황해서 무너지거나 알코올 의존증에 빠질 가능성이 낮으며 부정적인 경험에서도 긍정적인 의미를찾아낼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반응을 조절하는 능력도 더 뛰어났다. 반면 응집자들은 신체적·심리적 건강 상태와 관련한 수치가 더 나쁜 것으로 드러났다.
- P161

사피어•워프 가설 - P162

심리학 교과서에서 굉장히 주목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람의 불행으로 유발된 행복이나 만족감을 표현하는 독일어 단어 샤덴프로이데 (schadenfreude)이다. 이와 뜻이 비슷한 단어가 네덜란드어, 아랍어, 히브리어, 체코어, 핀란드어에는 있지만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영어 사용자들이 누군가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며 덜 즐거워하거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더 못됐다는 의미일까? 그보다는 해당단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이런 고약한 감정을 품는 데 양심의 가책을덜 느낀다는 정도일 것이다.
- P163

휘게(hygge)는 가장 덴마크인다운 단어로, 겨울철에 친구들과 불 주위에 둘러앉은 자리에서 느끼는 아늑한 행복을 뜻한다.
- P163

감정에 정확한 이름을 붙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일단 감정에 이름을 붙이면 그 감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잘못 추측하면 실제 감정과 동떨어진 대처를 하게 된다. 당황이나 두려움은 겉보기에 불안과 상당히 비슷해서 실수하기 쉽다. 정확하지 않은 이름을 붙이면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려다가 잘못된 길로 인도할 위험이 있다.
바로 이것이 감정 어휘와 감정에 이름 붙이기가 그토록 중요한 이유이다.
- P165

힘들고 괴로울 때 감정을 스트레스‘로 뭉뚱그리지 말라 - P166

"엉망이야.", "괜찮아.", "미치겠어."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을 쓰면다른 사람이 당신을 도와주기 어렵다. "엉망이야."가 나는 이번 프레젠테이션을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는데 반응이 별로라서 너무실망스러워.‘인지 ‘동료들에게 이번 프레젠테이션 반응이 별로였다고말하기가 두려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라고 비난할 것 같아.‘인지 파악하기 위해 많은 수고를 들여야 할 수도 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능숙해질수록 공감이나 도움을얻기가 쉬워진다. 감정에 딱 맞는 이름을 붙이는 능력은 다른 사람들의 수고를 덜어 준다.
- P167

불안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미래가 불확실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통제할 수 없다는 데 대한 걱정이다.
- P167

두려움은 위험이 코앞에 닥쳤고 곧 우리를 덮칠 것이라는 뚜렷한느낌이다.
- P168

압박감은 중요한 일이 위태롭게 돌아가고 있는데 우리가 낸 성과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는 외부의 압력이 느껴질 때 드는 감정이다.
- P168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는 위에서 언급한 상황에서 과도한 요구에 직면하여 이를 감당하지 못할까 두려울 때 느끼는 감정이다.
- P168

제5장에서 질투와 시기심에 대해 다루었다. 이 둘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단어는 바꿔 쓸 수 없다. 같은 뜻으로 사용했다가는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명심하자. 질투는 관계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다. 중요한 누군가의 관심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위협과 관련되어 있다. 질투는 어느 관계에서라도 발생할 수 있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다른 형제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때 생겨나기도 하고, 상사가다른 동료를 더 좋아한 탓에 동료 간 불화로 드러나기도 하며, 전형적인 삼각관계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시기심은 다른 사람이 소유한 것을 갈망할 때 생기는 감정이다. 갈망의 대상은 물건일 수도 있지만 관계, 태도, 누군가의 솜씨나 재능, 마음가짐일 수도 있다. 질투와 시기심을 구분하지 못하면 이를 다루거나 해소할 수 없다.
- P169

분노는 불공평하거나 부당한 처우에 대한 반응이고 실망은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따라서 실망에 대처하는 방법은 분노를 다루는 방법과 다르다.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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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히 숙달된 독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통일성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또 각 부와 그 연결이 발견되기 어렵다면, 설령 평판이 좋더라도 그것은 나쁜 책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독자 쪽에도 잘못은 있는 것이니까, 너무 판단을 서두르지 않는 편이 좋지만, 언제나 나쁜 것은 자기라고 생각해서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도 좋지 않다. 사실, 독자 쪽에 어떠한 결점이 있든간에 나쁜 것은 대개 책 쪽이다. 왜냐하면 저자가 이규칙에 따르지 않았다는 의미로 만듦새가 나쁜 책이 많으니까.
- P89

저자의 의도를 찾아낸다.
- P90

책이라는 것이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 주고 독자를 계발해주는 것은 금방 이해할 수 없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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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끝나지 않는다. 모든 비극과 희극이 여기에서 시작된다. - P82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은 어느 날 아침 전격적으로 시행된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재산을 동결하고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했다. 연설 때마다 유대인을 싸잡아 비난하면서 그 강도를 조금씩 높여갔다. 처음부터 가스실행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 P85

대중이 쉽게 빠지기 쉬운 몇 가지 편향
ㅡ다수 동조 편향
ㅡ정상화 편향
- P89

후쿠시마의 방사능이 무서워 일본 여행을 못하겠다는 한국 대학생에게 일본인이 김정은의 핵은 안 무섭냐고 의아해했다는얘기도 들었다. 내가 아는 한 흑인 할머니는 뉴욕 할렘에 사는데 멕시코 여행을 절대로 하지 않는다. 범죄가 너무 많아서 위험하다는 것이다. 반면 멕시코의 부자들은 뉴욕 여행을 가도할렘으로는 올라가지 않는다. - P89

남의 위험은 더 커 보인다. 반면 자기가 처한 위험은 무시한다. 그게 인간이다. - P90

로마인들은 화려한 연회를 열 때마다 노예가 은쟁반에 해골바가지를 받쳐들고 손님들 사이를 지나다니게 했다고 한다. 메멘토 모리‘ 즉, 죽음을 기억하라‘ 같은 깊은 뜻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단지 그게 연회의 흥을 더 돋우었기 때문이다. 해골바가지를 보면 술맛이 더 났던 것이다. 로마인들은 변태였나? 아니다. 지금도 그 전통은 헬러윈으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날이 되면 해골과 좀비 들이 거리를 행진하고 죽은 자의 가면을 쓴 사람들이 밤새 술을 마셔댄다. 핼러윈의 상징, 속을 파내고 불을 밝힌 호박은 즉각적으로 해골바가지를 연상시킨다. 죽음과 종말을 떠올리면 현재의 삶은 더 진하고 달콤해진다. 로마인들은 이천년 전에 이미 그걸 알고 있었다.
- P90

메멘토 모리ㅡ죽음을 기억하라 - P90

에피쿠로스...그는 이렇게 말했다.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생각에 익숙해져라.
왜냐하면 모든 선과 악은 지각에 근거하는데, 죽음은 이러한 지각의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죽음은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점을 올바르게 통찰하면, 우리의 유한한 삶은 즐거울 수 있다. 왜냐하면 이 통찰이 우리 삶에 무제한적인 지속성을 부여하기 때문이 아니라 영원히 살고자 하는 욕구를 없애기 때문이다. - P92

노인들에게 가장 두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혼자 죽는것‘이라고들 답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누구에게도 자신의 죽음이 인지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버려지는 무연사가 가장 두렵다고 한다. 그들은 마치 죽은 뒤에도 살아 있을 것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죽음 이후의 우리는 아무것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에피쿠로스가 이천삼백여 년 전에 통찰했듯이 그런 상태를 바로 죽음이라 한다. 그러므로 혼자 죽든,함께 죽든 혹은 가족들 앞에서 죽든, 죽음은 우리를 똑같은 상태로 인도한다. 그것은 절대적인 무와 침묵의 세계다.
- P93

우울증 환자들은 인간이 혼자라는 것, 죽을 수밖에 없는 가련한 운명이라는 것을 냉철하게 직시한다는 점에서 극단적으로 현실적이다.  - P94

에피쿠로스의 이런 말.....
"삶이 이어지지 않을 죽음 후에는 전혀 무서워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에게는 삶 또한 무서워할 것이 하나도 없다. (알랭 드 보통, 『철학의 위안」, 청미래, 2012) - P98

세상에 맞춰 자신을 바꿀 것이냐, 세상을 자기에게 맞게
바꿀 것이냐. - P107

한 경제학과 교수는 택시를 타고 자기가 근무하는 대학으로 가자고 하면 기사가 자꾸 교수냐고 묻고, 그렇다고 하면 무슨과 교수냐고 또 묻고, 그래서 경제학과라고 하면 내릴 때까지 이 나라 경제에 대한 기사의 강의를 들어야만 하기 때문에 늘 전공을 물리학이라고 둘러댔다고 한다. 그의 술책은 북한 핵에 엄청난 관심을 가진 택시 기사를 만나기 전까지는 잘 먹혔다.
- P118

"인간에게 연극적 자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연극적 자아가 바로 인간의 본성입니다. 어렸을 때 소꿉놀이를 생각해보세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데도 아이들은 엄마, 아빠, 의사와 간호사를 연기합니다. 인간은 원래 연극적 본성을 타고납니다. 이 본성을 억누르면서 성인이 되는 거예요. 다른 사람이 되려는 욕망, 다른 사람인 척하려는 욕망을 억누르면서 사회화가 되는 겁니다. 연극은 사람들 내면에 숨어 있는 이 오래된 욕망, 억압된 연극적 본성을 일깨웁니다. 그래서 연기하면 신이 나는 거예요." - P123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존재,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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