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LER를 가르치는 강사가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아들이 떼를 쓰기 시작했다. 아이 어머니가 물었다. "왜 이렇게 화가 났어?" 그러자 학교에서 RULER를 배운 아이의 형이 말했다. "엄마, 제러미는 화난 게 아니라 실망한 것 같아요. 밖에 나가서 놀고 싶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못 나갔잖아요." 부모의 입이 떡 벌어졌다. 두 사람모두 RULER에 정통한 사람들이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기술이 실제로 활용되는 장면을 보니 기분 좋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 P170

흔히 저지르는 또 다른 실수는 감당하기 벅찬 감정으로 발전할 때까지 한참을 방치하는 것이다. 짜증, 긴장, 걱정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내버려 두면 극심한 분노나 공황 상태로 발전한다. 무덤덤하거나 진이 빠진 느낌을 무시했다가는 절망이나 우울로 전이된 감정을 힘겹게 다뤄야만 한다.  - P170

평온함이나 쾌활함 - P170

아이들에게 짜증 나고 거슬린다는 감정이 뭔지, 이런 감정을 둘러박고 어떤 생각이 일어나는지 알려 주는 것 자체가 극단적인 감정 폭발과 폭력 사건을 막는 전략이다. - P171

삶을 표현하는 단어는 황홀한, 불안한, 격분한, 자족하는, 미심쩍은, 희망에 찬, 묵인하는 등 아주 많다. 유의어 사전이나 일반 사전만 있어도 단어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 P175

늘 사용하던 예닐곱개 단어에만 안주하면 자신을 제한하게 된다.  - P176

감정에 대해 침묵하면 고통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 P178

수치심, 시기심, 불안감 같은 감정은 좀체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조차 다른 사람에게 잘 표현하지 못한다.
- P180

모두 행복하다는 거짓말을 하며 살아간다 - P181

이중적이라고 사람들을 탓해선 안 된다. 우리 모두가 그렇게 한다. 인간의 본성인 것이다. - P182

감정을 표현하지 않으면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
- P184

말을 배우고 습득함에 따라 감정 욕구는 더욱 복잡해지고, 그 감정을 전달하는 법도 따라서 발전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감정을 표현하는 힘을 얻게 되면 에둘러 표현하거나 속이고 부인하는 등 감정을 숨기려는 능력과 욕망도 커진다. 이렇게 균형이 이루어진다.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이 정교해질수록 자신에 대한 통제력도 커지는 것이다. 수치심 때문에? 자기 보호를 위해?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우리가 감정을 담아 두기를 바란다고 생각해서?
- P187

일방적인 감정 분출도,
억압적인 감정 노동도 모두 해롭다 - P189

습관적인 고함, 험담, 언어적 신체적 공격 등 건강하지 못한 감정 표현방식은 삶에 항상 큰 혼란을 초래한다.
- P190

성별은 감정 표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전반적으로 감정을 잘 표현하는데 특히 긍정적인 감정표현을 많이 하며 남성에 비해 슬픔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속으로 삼키는 경향이 있다.  - P193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공격성이나 분노를 높은 수준으로 표현한다. 하지만 흥분에 따른 생리적 징후인 혈압과 코르티솔 분출 수치는 남성이 훨씬 높았다. 이는 남성도 여성만큼 풍부한 감정을 느끼지만 더 많이 억누른다는 것을 시사한다.
- P194

2018년 US 오픈 결승전에서 세레나 윌리엄스(Serena Williams)는 분을 못 이겨 자신의 테니스 라켓을 부쉈다는 이유로 심판이 점수를 깎아 버리자 ‘도둑‘ 이라며 항의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과도한 항의라는 이유로 게임 페널티를 받았다. 남자 선수들은 고함을 치고 소리를 지르고 심판 이름을 불러도 게임 페널티를 받은 적이 없었다. 이 사건은 남성과 여성의 분노가 어떻게 다르게 인식되는지 보여 주는 가장 최근 사례이다.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 성별 격차에 대해 요즘 들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남성이 단호하면 강하고 적극적이라고 보지만 여성이 단호하면 잘난 척하고 고집스럽다고 평가한다.
남성이 목소리를 높이면 모두 주목하지만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면 날카롭고 히스테릭하다는 말을 듣는다.
- P195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지만 널리 퍼져 있는 성(性) 고정 관념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인식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친다.
- P196

문화적 차이는 세계적인 규모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뉴욕과 불과 110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에도 그곳만의 규칙이 있다. 월 가에서는 고위 인사들이 활짝 웃으며 힘껏 악수하는 것으로 결속을 다지고, 고상한 아이비리그에서는 다들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냉정을 유지한다.
- P199

감정을 표현하면 몸도 더 건강해진다.
- P200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제임스 페니베이커 (James Pennebaker) 교수에 따르면 비밀을 품고 있던 사람에게 실제로 병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감정이나 생각을 언어로 옮기면 대부분 건강이 회복되었다.
- P201

페니베이커 교수는 한 연구에서 학생 쉰 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에게는 감정적으로 중요한 주제에 대해, 다른 그룹에게는 지난 나흘간 있었던 피상적인 문제에 대해 에세이를 쓰게 했다. 몇 달후 테스트를 해 보니 첫 번째 그룹은 면역 체계 기능이 향상되었고 교내 학생 건강 센터에도 거의 방문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들은 예민한 주제에 대해 글을 쓰느라 정신적 고통을 느꼈다고 했지만 세 달 뒤에 다른 그룹에 비해 더 많이 행복해졌다. 페니베이커는 트라우마를 억압하면 몸이 쇠약해지지만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거나 글로쓰면 안도감을 얻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 P202

모든 감정적 반응은 유일무이한 경험이다. 오늘 불쾌한 감정을 유발한 뭔가가 내일은 내 감정에 접근조차 못 할 수도 있다.  - P207

오늘 스타벅스에서 영원처럼 긴 시간 동안 줄을 서며 기다릴 때는 당장 계산대로 뛰어들어 바리스타의 손에서 커피를 잡아채 쏟아 버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찼다. 다음 날 바로 그 스타벅스에서 똑같이 줄을서는데 이번에는 감정 상태가 고요해 기다리는 동안 행복한 눈으로 공간과 사람들을 바라볼 수 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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