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 의학은 법과 관련된 과학은 아니었고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위해 발달한 응용과학이다. - P4

법의학은 의학인데 ‘법‘을 지원한다

의학은 크게 기초의학과 응용의학으로 나눈다 - P7

의학은 크게 기초의학과 응용의학으로 나눈다. 기초의학은 주로 이론적인 학문으로 의과대학저학년에서 배우는 해부학 생리학 - 생화학 · 병리학 미생물학약리학 기생충학 등이 이에 속한다. 응용의학은 다시 임상의학과 사회의학으로 나눌 수 있다. 임상의학은 개인의 건강과생명을 대상으로 하므로 개인의학이라고 하거나 환자 치료가목적이므로 치료의학이라고 한다. 이에 속하는 것이 일반인들이 잘 아는 내과학 외과학 산부인과학 소아과학 · 정신과학등이다. 법의학은 사회나 공중을 대상으로 하는 환경의학 역학 의료관리학과 함께 사회의학에 속한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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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늘 진실을 원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분노할 대상이 필요한 것뿐이다. 그래서 언론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보다는 대부분 흥밋거리에 집착한다. 위기관리 전문가 에릭 데젠홀heDezenhall은 이렇게 말했다. "뉴스 매체는 결코 타락할 수 없는 공명정대한 존재가 아니라 진실과 아무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상처 입히려는 강한 욕구를 가진 영리 기업일 뿐이다."
- P164

검사의 황금시대는 지청 생활이다.검찰청에는 가장 큰 종갓집에 해당하는 대검찰청이 있고 그 밑에 검사장들이 직접 지휘하는 지검이 있다. 지청은 지검 밑에 있는 작은 검찰청인데 일종의 분점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물론 지청 중에는 성남지청, 순천지청처럼 차장검사까지 있는 무늬만 지청인 곳도 있지만 내가 말하는 황금시대의 청은 대개 지청장과 검사 2~3명으로 구성된 곳을 말한다. 
지검에서 근무하다 지청으로 가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지하철 7 호선 청담역을 지난 후 갑자기 확 트인 한강을 만나는 것 같다.  - P166

말 타면 종 부리고 싶은 법이다 - P180

모두에게 책임을 돌리게 되면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 P185

버나드 맨더빌 Bermard Mandeville 은 "연민은 공공 이익이나 우리 이성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충동이기때문에 거기에서는 선뿐 아니라 악도 나올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 P189

흔히 처벌이 능사는 아니라고 한다. 이는 처벌만 하면 안 된다는 말이지 처벌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학교폭력 사건에서 그렇게이야기는 하는 것은 마치 굶어 죽어가는 아프리카 난민들에게 고기는 성인병을 유발할 우려가 있으니 되도록 삼가라고 말하는 것과같다.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하고 싶기 때문이다.  - P189

인권 의식은 자신이 귀중하다는 인식이 아니다. 자기가 소중하다는 것은 굳이 안 가르쳐도 된다.  - P192

인권 의식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고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 P192

슬라보예 지젝 Slavoi Zizck은 말했다. "진정 용서하고 망각하는 휴일한 방법은 응징 혹은 정당한 징벌을 가하는 것이다. 죄인이 적절하게 징벌되고 나서야 나는 앞으로 움직일 수 있고, 그 모든 일과작별할 수 있다."
- P194

노름이 얼마나 성행했던지 우리가 쓰는 말 중 적지않은 것들이 노름판에서 나왔다. ‘말짱 황이다. ‘대박‘, ‘삼팔따라지‘, ‘땡 잡았다‘, ‘바가지 썼다‘, ‘꼽사리‘, ‘땅‘ 등등은 모두 노름에서 나온 말이다. ‘노름‘이란 말도 ‘놀다‘의 명사형인 ‘놀음‘에서 나왔다고 하니 말 그대로 일상적인 놀이였던 셈이다. - P197

독일의 철학자 한스 요나스 Hans Jonas 도 비슷한 말을 했다.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지 않는가를, 무엇을 원하는가보다 훨씬 빨리 안다는 것이다. 또한 선에 대한 인식보다 악에 대한 인식을 더 쉽게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이 무엇인가보다는 불법이 무엇인가를 선험적으로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다.
- P204

박 여사는 ‘욕구‘와 ‘요구‘를 교묘하게 섞고 있었다.
법적으로 그 둘은 다른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많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것은 요구이고, 담배를 피우고 싶은 것은욕구이다. 요구는 대부분 권리로 인정받을 수 있으나, 욕구의 경우는 좀 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인정된다.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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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가 말하길 말은 감정에 불을 붙이는 도구로서 인류를 서로 융합시킬 수도 있고 이간지킬 수도 있는 대중적인수단이라고 했다.
- P143

경청하는 자세나 겸손한 마음과 같은 힐링 콘서트에서나 나올법한 것들은 사실 적대감을 줄이는 데는 별 쓸모가 없다. 그것보다는 상대방의 의도를 빨리 알아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상대방의 진의를 파악해야 나와의 거리감을 알 수 있고 서로 일치하는 지점을 확인해 거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실제로 사람들은 자신들이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고 한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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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할 줄 모르고 아마 귀까지 먹었음에 틀림없는 그 세계가 엄청나게 거대하다는 것을 나는 절감하고 있었어 - P60

그 자는 내게 그저 하나의 이름이었을 뿐이야 - P61

우리의 일생에서 그 어떤 특정한 시기의 삶에 대한 지각을 옮길 수는 없다구 - P62

그 삶의 진실, 그 의미 그리고 그 오묘하고 꿰뚫는 본질을 구성하는 것 말이네. 그걸 전달하기는 불가능해. 우리는 꿈을 꾸듯이 살고 있으며, 그것도 혼자서.... - P62

혼자 떨어져서 앉아 있던 말로는 우리들에게 이미 오랫동안 하나의 목소리에 불과했었다. - P62

나는 깨어 있었다. 나는 경청하고 있었다. 강가의 무거운 밤 공기 속에서 인간의 입을 통하지 않고 저절로 형성되고 있는 듯하던 그 이야기가 내게 불어넣고 있던 희미한 불안감을 이해하는 데 단서가 될 만한 하나의 문장, 하나의 날말도 놓치지 않으려고 경청하고 있었다.
- P63

배짱도 없이 무모하기만 했고, 대담함이 없이 탐욕스럽기만 했으며, 용기는 없이 잔인하기만 했었어 - P69

그 욕망의 이면에는 금고를 터는 도둑놈들에게서처럼 도덕적 목표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어. - P69

아마도 그는 일 자체가 좋아서 일에 집착하는 그런 멋진 녀석에 불과했을지도 몰라 - P73

며칠 후에 엘도라도 탐험대가 그 참을성 있는 밀림 속으로들어가자 마치 바닷물이 그 속에 뛰어든 사람을 삼키듯이 밀림은 탐험대를 삼켜버리고 말더군. 
- P76

그 강의 상류 쪽으로 올라가는 일은 마치 이 세상이 처음 시작되던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같았다네 - P76

단순히 표면적인 일들에 대해서만 신경을 쓰다보면, 표면 뒤의 실체, 바로 그 실체는 사라지고 만다네 - P78

내면의 진실은 감추어져 있는데, 그건 다행이지, 다행이야. 그러나 그것이 숨겨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것을 사뭇 느낄 수는 있었지, 그 신비로운 정적이 내가 벌이는 보잘것없는 짓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자주 느낄 수 있었단말일세. 마치 자네들이 한번 뒹구는 데 반 크라운 씩의 보수를받고 각기 제나름의 줄타기 재주를 부리는 광경을 지켜보듯이말이네… - P78

자네들도 알고 있잖은가. 책임 지고 늘 물위에 떠 있게 해야 할 배가 장애물에 부딪혀 밑바닥이 상한다면그건 선원에게는 용서받기 어려운 죄가 된다네.  - P79

우리는 암흑의 핵심 속으로 점점 더 깊이 침투해 들어가고 있었던 거야 - P80

 그 오두막의 문간에는 붉은색의 찢어진 능직(速鐵) 커튼이 걸린 채 우리의 얼굴 앞에서 을씨년스럽게 펄럭이고 있었어.
- P85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양 시치미를 떼고 이 세상에서는 아무도 고통으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는 법이라고 말했어
(구약‘욥기‘14장 1절) - P87

극단적인 슬픔도 궁극적으로는 격렬하게 발산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냉담한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아.....
- P98

 그는 나의 약혼녀, 나의 상아, 나의 주재소, 나의 강, 나의 ……… 어째구 하면서 모든 것을 자기의 것이라고 했어. 그런 소리를 들을때마다 밀림이 그만 하늘에 박힌 별들을 뒤흔들 정도로 굉장한웃음을 터뜨리게 되지나 않을까 싶어 나는 숨을 죽이곤 했네.
- P110

자네들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나? 자네들이야 단단한 보도를 딛고 서서, 늘 자네들을 격려하거나 덤벼들듯 다정한 이웃들에 둘러싸인 채, 푸주한과 경찰관 사이를 조심스럽게 오가면서, 추문과 교수대와 정신병자 수용소 따위를 거의 종교적으로 두려워하며 살고 있으니 자네들이 어떻게 상상인들 할 수 있겠나?  - P111

 이런 경찰관이니 이웃이니 하는 사소한 것들이 있느냐 없느냐가 실은 큰 차이를 이루는 법일세. 그런 것들이 사라지고 나면 자네들은 자네들 자신의 타고난 힘에 의존해야 하고 또 스스로 충실하게 살 수 있는 능력에 의존해야 해 - P111

물론 자네들이 너무 바보스러워서 아예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일조차 없을 수도 있고, 또는 너무 우둔해서 어둠의 힘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서도 그것을모르고 지낼 수야 있겠지. 내가 생각하기로는, 일찍이 그 어느 바보도 자기 영혼을 걸고 악마와 흥정한 적은 없었네. 바보는 너무나 바보답고 악마는 너무나 악마다워서 나로서는 어느 쪽인지도 모를 지경일세.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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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인은 자신이 매장을 인수한 후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것은 허위 매출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피의자는 매장 관리를 잘못한 고소인 탓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점주에 따라 20% 이상 매출차이가 난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그런 변명은 도시가스냐, 프로판가스냐에 따라 라면 맛이 달라진다는 주장과 비슷하다.
- P93

야바위꾼이 움켜잡은 컵 속에 구슬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꼭 그컵을 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컵들을 열어보면 된다. - P93

조사라는 게 대부분 개인사를 캐묻는 것 - P94

두 번째 조사 때는 스스로도 오병이어 드립이 궁색하다고 느꼈는지 원두를 개인적으로 구입해서 사용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럼그렇지. 혹시 내가 예수님을 취조한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 P94

본사에서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물품을 들여오는 것을 ‘사입‘이라고 한다 - P94

그 뒤로도 변명이 계속 바뀌었다. 커피 말고 자신이 집에서 만든 머핀이랑 머그컵 등을 팔아서 수천만 원씩 벌었다고 하기도 했다. 집에서 어찌 머그컵을 만들었느냐고, 혹시 집에 가마가 있느냐고 묻자 오븐에서 구웠다고 했다. 중2병도 아니고 너무 막 나갔다.
그래서 피의자랑 나랑 둘이 서로 바라보며 웃었다.
- P95

"매달 300만 원씩 꾸준히 수익이 나는 가게는 절대 매물로 나오지 않아. 그런 거라면 집에서 놀고 있는 자기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 P96

제대로 충고하려면 애정을 빼고, 주저하지 말고, 심장을 향해 칼을 뻗듯 명확하고 고통스럽게 해야 한다. 듣는 사람의 기분까지감안해서 애매하게 할 거면 아예 안 하는 것이 낫다.
- P96

광고를 보면 프랜차이즈 본사는 늘 가맹점주들과 상생하기 위해 회사를 차렸다고 한다. 그렇게 상생을 생각한다는 제빵 프랜차이즈 업체는 하루가 멀다 하고 간판과 인테리어를 바꾸는 것으로유명하다. 교육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걸핏하면 교육비를 뜯어간다. 고분고분하지 않으면 계약 해지가 다반사고 보복 출점도 곧잘 한다. 깡패들이나 하는 짓이다. 게다가 돈이 모일 만하면 각종 명목으로 수익을 빨아간다. 담낭에 호스를 꼽힌 채 갇혀 사는 반달곰 신세나 다름이 없다. - P97

과거 미국에서도 대형 프랜차이즈를 막아보려고 숱한 노력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우리처럼 재벌이 나서서 콩나물도 팔고 비빔밥도 파는 경제 구조라면 더 심할 것이다. 범고래가 크릴새우까지 싹쓸이하는 꼴이다.  - P97

어설프게 아는 것은 사기당하는 지름길이다. - P97

사기의 세번째 공식. 나름대로 알아보는 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주변의 지인이나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정보는 없느니만 못하다.또한 다른 사람들이 대신해주는 것은 없다. 대신해주겠다는 사람은 대개 브로커다. - P97

뭐든 새로운 일을 하려면 그곳에서 직접 6개월 이상 일해보고 나서 결정해야 한다 - P97

마음을 고쳐먹은 것은 진정서 속에 적힌 영민 씨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왜 법은 항상 우리같은 약한 사람들의 편이 아니냐‘는 말이었다. - P103

범죄 피해자가 되는 것은 큰 위기이다. 재산을 비롯한 물리적인 피해를 당할 뿐만 아니라 커다란 정신적 상처를 입는다. 더욱이 사람과 우리 사회에 대한 신뢰도 잃는다. 살면서 누구나 어려움을 겪는다. 흔히 사람들은 위기가 기회라고 설교한다. 정말 그럴까? 주변에서 그런 사례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없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듯 위기는 위기다.그것이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은 위기를 겪어보지 않았을 가능성이 더 크다. 위기가 진짜 기회라면 위기를 만들어주는 컨설팅 회사가 있어야 한다. 위기를 극복해서 성공했다는 이야기들을 잘 들어보면 사실 위기가 아니었던 경우가 더 많다.
- P103

심각한 타격을 주지 않는 것은 위기가 아니다. 위기란 대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 - P103

진 꽃은 다시 필 수 있지만, 꺾인 꽃은 다시 피지 못한다. - P104

나의 수사 방법은 극히 단순하다. 피의자들과 기록에 언급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모든 사건을 긁어모으는것이다. 마치 사금을 캐는 사람처럼, 수천 페이지의 기록들을 모아서 거르는 일을 반복하며 진실의 무게로 가라앉은 사실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작은 조각들을 모으고 모아서 전체 퍼즐을 맞추면 거짓을 꿰뚫는 창이 된다.  - P105

일당들이 구속된 후 나는 서울중앙지검을 떠나기 전에 영민 씨를 불렀다. 그에게 뭔가 멋진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가령 ‘정의는지각할 수 있지만 결근하지는 않는다‘라든가, 법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신들이 딛고 서 있기 때문이다‘라든가 하는 나도 믿지 않는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 P109

바보 같게도 나는 그에게 살다 보니 세상이 다 사기 같다고 말했다. 영민 씨 같은 사람에게 세상은 더욱 그렇다고 했다. 청년에게 희망을 주라는 말도 사기라고 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식들에게 희망이 아니라 특혜를 준다.  - P109

가장 좋은 먹잇감은 새끼들이다. 아무리 사자라도 새끼라면 들개들의 식사거리가 될 수 있다 - P111

소화가 덜 된 이야기들 - P112

탐사 보도나 고발 프로그램의 내용을 그대로 믿는청년들이 장마철 개구리처럼 많다. 그러나 사건들은 시나리오처럼 뚜렷한 모습을 가진 것이 아니다. 선과 악이, 원인과 결과가 그렇게 쉽게 구분될 수 없다. 만약 쉽게 구분된다면 그건 감정 탓이다. 감정이 이끄는 결론과 확신은 편하지만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 P112

청년들이 하늘같이 생각하는 선배란 겨우 1~2년 더 산 사람들이다. 그런 선배들의 조언을 받는건 63빌딩에서 뛰어내리면서 우산 대신 파라솔을 드는 것만큼 허망하다.
잘못된 조언과 도움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옛말에 병은사람을 죽이지 못하나 약은 사람을 죽인다고 했다.



- P112

사람들은 자기가 모르는 생소한 분야에 대해 한두 사람이 단정적으로 말하면 당황하게 된다. 그 반작용으로 아무리 황당한 이야기라도 의심을 거두고 믿게 된다. 하지만 생소한 곳이라고 해도 사람 사는 곳은 다 마찬가지다. 모델계라고 사채업자에게 대출을 받게 하겠는가. 그건 청산가리가 피로회복제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청산가리가 수민 씨가 살던 곳에서 피로회복제가 아니라면 서울시 서초구에서든 명왕성에서든 마찬가지다.
- P114

모델 지망 여성들에게는 파티에서 서 있기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는파티매니저라고 거짓말을 했다. 서 있기만 하고 돈을 버는 것은 없다. 하다못해 풍선인형도 나름 꺾기 춤을 춘다.
- P119

  일당은 법정에서 반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 실장은 재판장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절절한 반성문을 제출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정작 피해자들에게는 전화를 걸어 검찰에서 피해 진술을 하거나 불리한 증언을 하면 합의를 해주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 P120

피해자에 대한 지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예산도 부족하고 인원도 부족해서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죄지은 자들의 갱생과 재활을 위해서는 그렇게 많은 돈을 쓰면서 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지원을 하지 않는지 궁금하고 짜증났다. - P121

어디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의를 외치는 그 많은 단체와 변호사들 중에서 수민 씨 같은 피해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것이 명예나 정치적인 입지를 주는 것이었다면 그렇게 무관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 P121

양자역학 같다. 남들은 이해한다는데 나는 당최 모르겠다. - P122

두 차량 운전자 중 한명은 분명히 신호를 위반했는데, 둘 다 위반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면 대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판수에게 무꾸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할때는 마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묘한 표정을 지어야만 한다.
그래 봐야 발연기라 아마 다들 눈치챘을 것이다. 검사가 흔들리고있다고,
- P123

진실은 다수결이 아니다 - P127

선배는 나에게 의심스러우면 현장에 나가보라고 했다. 현장에 가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 P127

사람들의 기억은 부드럽고 잘 구부러지면서도 완강하다.쉽게 변하고 변한 후에는 고집스럽다는 뜻이다.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 P129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는 수사기관에서 고의로 허위 진술을 하는 경우 사법방해죄로 처벌받는다. 살림의 여왕이라고 하는 마사 스튜어트 Marth,Stewart 가 실형을 선고받은 것도 주식 내부자 거래 때문이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거짓말을 한 사법방해죄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범죄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법원은 ‘수사기관은 수사를하여 허위를 가리는 것이 본분이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허위로 진술하는 것이 수사업무의 본연을 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를 내세워 사법방해죄 도입을 막고 있다. 그 논리대로라면 법정은 진실을가리는 곳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허위 증언을 하더라도 위증죄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
- P132

그때 나는 검사동일체 원칙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검사 한 명이 잘못하면 모든 검사가 같이 책임을 지는 것이다. 내 책임이 아니라고 한 것은 비겁한 짓이었다.
- P133

마키아벨리는 고결한 덕목이 보상을 받는 것은 이상에 불과하며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 P134

우연히 만난 애덤 스미스의 말이었다. 그가 내게 말했다.
이타심은 건물의 장식품과 같다고,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그것이 없다고 해서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정의는 건물의 기둥과 같은 거라서 그것이 없어지면 건물이 무너지듯 사회도 무너진다고. - P135

마음대로 짓밟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면 그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짓밟힌 것이 오히려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간청해야 한다면 그건 존엄한 것이 아니다. 존엄한 것은 두려운 것이고 원시적인 것이다. 지켜지지 않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소년 전담 검사를 하면서 나는 늘 피해자들에게 너는 소중하고 무엇보다 존엄하다고 말해주곤 했다. 그리고 가해지들과 친구가 되려고 노려할 필요 없다고, 화해하거나 용서하려고노력할 필요도 없다고 했다. 피해를 당한 아이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건 대개 두려움 때문이다. 그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존엄함과 권리를 포기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존엄한 것은 양보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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