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쓸까? 알 수 없다. 어쩌면 알 수 없다,가 바로 우리의 대답이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글을 쓰고,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글을 쓴다. 희망 없이 그래도 쉽게 체념하지 않으면서, 집념과 탈진과 기쁨을 맛보며 세상을 더 낫게 만들겠다는 한 가지 목표로 쓴다. 눈을 부릅뜨고 전부 보고 하나도 놓치지 말 것. 눈을 깜빡이지 말고, 눈까풀 아래서 쉬지도 말고, 모든 것을 보려다가 자칫 눈이 망가질 수 있다는 위험까지 감수할 것, 하지만 증인이나 예언자와는 다르다. 그렇다 그렇게는 아니다. 어쩔 줄 몰라 하며 가련하게 혼자 서서 떨고 있는 보초, 자신의 죽음과 도시국가의 종말을 알리는 섬광이 솟아오를 어둠을 지켜보고 있는 보초처럼 보아야 한다. p.62


한동안 이곳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마음에 짐이 있었는데 그걸 안고 아무렇지 않은 척 글을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처음에는 그러려고 애쓰다가 버거워져서 내려놓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려놓으면서 숨을 돌리면서 걸으면서 읽으면서. 그러고 나자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머릿속에 질문들로 채워지면 어떤 글을 읽어도 그 질문들의 실마리로 보이는 때가 있습니다. 그냥 텅빈 상태로, 질문까지 놓은 상태로 있고 싶은 때에도 읽는 다는 것은 그런 방식으로 나에게로 돌아오게 만듭니다. 발밑에서 사각거리는 낙엽들, 눈앞에서 살랑이며 떨어지는 낙엽들에 고요한듯 고요하지 않은 가을이었습니다. 안부 물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뭐라 답변해 드리고 싶었는데 할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 즈음에는 설명한다는게 다 가식으로 느껴졌으니까요. 그렇게 마음만 주섬주섬 받았네요. 천천히 다시 기지개를 펴 보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사드립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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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2-11-27 1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환영합니다!!!
힘 내세요!!!

미미 2022-11-28 10:33   좋아요 4 | URL
감사해요 페크님^^*

2022-11-28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28 19: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22-11-28 15: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글 작성하신 날이 23일이군요. 이제야 알다니.. 힘내세요!!!

미미 2022-11-28 19:08   좋아요 2 | URL
네 기억의집님 고맙습니다^^*

2022-11-29 2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30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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