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18이다.

박완서의 단편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에서 화자는 아들을 잃었다. 친구들은 주인공 처지를 생각해 동창아들 출세한 얘기 따위에는 입조심을 했다. 결혼식 같은경사에서 주인공의 눈치를 봤다. 주인공은 그들이 부럽지 않다고, 자기 아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죽었다고, 고귀한 죽음이었다고 믿으며 세월을 견딘다. 그랬던 주인공이 한 동창네 집에 간 날 무너졌다. 동창의 아들은 교통사고로 뇌와 척추를 다쳤다. 치매까지 겹쳤다. 꼼짝없이 누워 지냈다. 주인공을 이 동창네로 데려간 친구는‘죽는 게 차라리 나은 상태인 동창의 아들을 보며 주인공이 위로 받길 기대했던 것 같다. 어머니가 아들의 몸을 돌돌 굴려줘야 그나마 욕창을 막을 수 있었다. 아들은 어머니 말고 다른 손길은 거부한다. 주인공은 동창이부러워서 통곡한다
"인물이나 출세나 건강이나 그런 것 말고 다만 볼 수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생명의 실체가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 P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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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5-19 1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울컥하게 되네요. 살아있는 것만으로 감사한 부모 마음 ㅠㅠ

미미 2022-05-19 17:14   좋아요 2 | URL
저도 예상밖이어서 읽다가 눈물이ㅠㅠ 박완서 작가님이 정곡을 찔러주었네요. 마침5.18 이어서 나누고싶었어요~♡

페크pek0501 2022-05-24 16: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 읽었던 기억이 나요. 반전이었죠. 사람 구실을 못하는 아들을 둔 친구가 가여운 게 아니라 무지 부러웠다는...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으니까요. 엄마의 손길만 찾는 그 아들이 있어 친구가 행복해 보였고요. 슬픈 이야기예요.

미미 2022-05-24 18:06   좋아요 1 | URL
네~♡ 페크님. 이 소설 읽어보셨군요! 이 대목 읽고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지와 섣부름도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저도 꼭 읽어보고싶은 작품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