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턴의 시선집은 이처럼 성의 계약이 자기 배반적 상황에 처한 시기에 등장했다. 이 선집에 붙인 로턴의 서문은 개인주의적 요소를 체제 속으로 밀어 넣는 일에 계약의 비유를 더 이상 쓸 수 없다는 점을 분의 을키는 수사명히 한다. 이제 여성의 욕망은 남성을 경쟁적 짐승에서 자비로운 아버지로 변모시키는 수사적 작업으로 향한다. 로턴의 여성선집과 여성의시학은 이런 정치적 명령에서 나왔다. 이 선집은 남성들이 만든 글쓰기에서 여성적 권위를 분리해 냄으로써 여성적 권위를 억압하려는 시도로 간주될 수 있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이 정치적 · 경제적권력에 곧장 접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왜 빅토리아 소설이 갑자기 여성들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남성적인 영역에서 배제할 필요성을 느꼈는가에 대해서는 의심해 보아야 한다.
- P115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Mrs. Dalloway)에서 성적이면서 동시에 정치적인 언어를 예의 바르게 교환하는 것은 여성의 언어로 전락한다. 이제 여성의언어는 소통과 공동체의 부재를 극적으로 드러내는 공허한 담론일 따름이다. 울프는 이처럼 공허한 여성의 언어가 있던 자리에 진정한 자아의 언어를 놓자고 제안한다. 이 자아의 언어는 유동적이며, 남성적인 것도 여성적인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 언어는 사회관계를 조직했던 교환의 인물을 자아 안으로 수용할 수 있다. 

이제 교환의 인물은 여성일 수 없는 목소리로 다가온다. 이 인물은 과거로부터 또 의식을 규제하는 성적 규범으로부터 늘 독자를 소외시키는 자리에서 남성이면서 또한 여성이기도 한 어떤 존재를 재현한다. 울프에 의하면 바로 이것이 현대의 클라리사(Clarissa)가 젠더화된 존재로 자신을 이해하는방식이다.
- P117

우리는 조이스(James Joyce)와 로런스(D. H.
Lawrence) 같은 남성작가들이 과거 소설에서 유지되어 온 성관념, 다시 말해 남성적 담론과 여성적 담론의 구별을 무너뜨리는 성관념을 동시대 여성작가들과 공유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런 성적 경계의 위반은 성적 교환의 모델에 대한 페미니스트적 대응이 아니며, 심지어여성의 대응도 아니다. 

그것은 차라리 일부 작가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문화의 지배적 범주 바깥에 자신을 놓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엘리트 지식인 소수자로 정체화하는 수사적 전략이다. 하지만 자신을자신이 살고 있는 역사적 순간에서 분리된 세계에 놓고 있다는 점에서모더니스트 작가들은 성과 정치를 분리하기 위해 허구적 이야기를 사용한 19세기적 기획을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 P119

여자들이 가정과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에서 평소에 어떻게 지내는지살펴보아야 당신은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릴 수 있어요. 그러지 않고 내리는 판단은 모두 추측이고 운이에요. 그것도 대개는 불운이 될 거예요.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짧게 사귀고 결혼했다가 남은 인생 내내 후회했던가요! — 제인 오스틴,< 에마>
- P121

(18세기)여성용 교육 안내서들은 새로운 지식 분야를 특별히 여성적인 것으로 명료하게 계획했다이 계획을 수행하면서 이런 안내서들은 남성적인 다른 (정치적이고 경제적입에 회, 조인) 기준에 따라 움직이는 세계에서 여성의 진정한 (성적) 정체성을 회복하고 보존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를 정당성의 근거로 삼아 여성적인 것을 정의하는 데 몰두한 글쓰기는 권력에 대한 이해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글쓰기는 각기 가정여성의 영역과 경제적남성의 영역으로 구분되는 문화를 만들어 내면서 친족관계의 언어를정치관계의 언어에서 분리해 냈다.
- P123

이런 품행지침서들에서 우리는 성적 교환의 지배적 (귀족적) 규칙들을 가장 기본적인 수준에서재사유하는 과정에 있는 한 문화를 목격할 수 있다. 이 규칙들은 정치적 편견이 전혀 없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자연법이 갖는 위력을 회득하게 되었다. 그 결과 이 규칙들은 독자들에게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 형태를 제시했고, 사실상 지금도 여전히 제시하고 있다.
- P124

17세기 말 무렵까지 대부분의 품행지침서들은 주로 지배계급의 남성을 재현하는 데 몰두했다. 귀족들이 실제로 이런 교육을 진지하게 받아들였는가 아닌가는 나의 주장에 정말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진짜)중요한 것은 식자층 대중이 무엇을 지배적인 사회적 이상으로 여겼는가 하는 점이다 - P125

오늘날 작가들은 가정에서 젊은 여성들을 교육하기 위한 교과 과정을 기획하지도 않고 여성다운 예의범절을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이야기도 쓰지 않지만, 품행지침서는 여전히 강건하게 살아 있다. 

여성들에게 어떻게 남성을 사로잡아 잘 건사할 것인지를 알려 주는 온갖 서적과 조언 칼럼들, 그리고 아름다운 가정의 이미지를 상상하는 수많은 잡지들 외에도, 대다수 여성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수강해야 하는 가정 경제 교과 과정도 있다. 남녀 학생을 포괄하는 전국적 교과 과정이 구성되면서 품행지침서의 가장 기본적인 신조가 사회적 사실이 되었기 때문에, 품행지침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세기 동안 한층 더 전문화되었다.

날씬한 허벅지,여성 사업가의 매너,그리고 이런 주제를 다루는 것과 같은 빈도로 프랑스식 요리나 영국식 정원 가꾸기 같은 특수한 가사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 P128

18세기가 끝나 가면서 품행지침서의 발행부수가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보이는 까닭은 이 서적들이 재현하는 이상적 여성상이 유행에서 벗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이 무렵이 되면 이런 이상형이 상식의 영역으로 들어갔다고 생각할만한 확실한 이유가 있다. 이 이상형은 상식의 영역에서 다른 여러 유형의 글쓰기에 준거틀을 제공했는데, 그 유형들 중에 소설이 있었다.

🦉🦉🦉🦉🦉
- P130

아내이자 딸, 그리고 어머니이자 친구로서 해야 하는 여러 의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여성들은, 제일 중요한 의무를 비난받을 정도로 무시하면서 날마다 철학식이고 문학적인 사색에 빠져 있거나 허구와맨스에 나오는 마법에 걸린 지역을 높이 날아다니는 여성들보다 훨씬더 유익한 일을 하고 있다."
토마스 브로드허스트 <심성의 향상과 삶의 행실에 관해 젊은 숙녀들에게 들려주는 조언> - P141

남성의 역할을 재현하는 것은그것이 무엇이든 자동적으로 당파적 위치를 규정했다. 그러므로 남성이 이상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를 결정할 때, 허구적 이야기와 품행지침서의 필자들은 모두 이런 일련의 대립하는 주제에서어느 한쪽 편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렇게 한쪽 편을 들게 되면 그에따라 독자층이 제한될 것이다. 이에 반해서 여성은 다른 유형의 글쓰기가 분리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바로 그 집단들을 하나로 결속시켜 줄수 있는 주제를 제공했다. 

사실상 다른 어떤 주제도 직업, 정치적 당파,
종교적 결속관계에 대한 편견에서 그토록 자유로워 보이지는 않았다.
가정의 이상은 적대적인 사회 집단들이 모두 동의할 수 있다고 느끼는가정의 개념을 탄생시킬 때 수평적 결속이라는 허구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이 허구는 한 세기가 지나서야 경제적 현실로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어떻게 허구적인 가정 이야기가 살아남아 명성을 얻은 반면 다른 유형의 글쓰기들은 인기를 얻었다가 쇠퇴했는지 설명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다음 절에 계속되는 기술에서 가정여성의공식화가 어떻게 역사적 조건을 다시 쓰려는 대부분의 다른 계몽주의적 노력에 내재한 갈등과 모순을 극복했는지 증명해 보일 것이다.
-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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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08-24 10: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제 울프, 조이스, 로렌스 책 읽으시겠군요 😆 이미 대부분 책은 읽으셨겠지만~!!

청아 2021-08-24 10:21   좋아요 2 | URL
당분간은 읽다 만 책들 위주로 봐야할것 같아요ㅎㅎ그러고 나서?😆 새파랑님 요즘 읽는 속도 굉장하신듯 합니다👍

새파랑 2021-08-24 10:33   좋아요 2 | URL
독서기계께서 무슨 말씀을 ㅎㅎ 저 요새 독서 슬럼프임 🙄

청아 2021-08-24 10:4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새파랑님 독서슬럼프 결과를 지켜볼께요😆👍

서니데이 2021-08-24 20: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이 책 읽으면서 밑줄 많이 그으셨을 것 같은데요.
인용된 부분이 많네요.
읽었던 책들을 정리해두면 나중에 좋지만, 그게 시간이 걸려서 잘 안되는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 저녁시간 되세요.^^

청아 2021-08-24 20:46   좋아요 2 | URL
네~♡ 공유할겸,나중에 쉽게 찾아볼겸, 리뷰쓸때 넣으려고 이렇게하고있어요ㅎㅎ
이책은 일단 너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