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에게 괴물은 누구일까? 우리가 차마 같은 인간이라는 분류에 포함할 수 없는,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반면교사 삼는 사람들이 있겠다. 히틀러, 스탈린, 피노체트, 바샤르 알아사드,
연쇄살인마, 강간범 등이 모두 우리가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짓이라고 믿고 싶은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괴물이라 불린다. 

고대인들은 우리보다 더 현명했다. 그들의 신과 괴물 들은 초자연적 장점과 결함을 갖추긴 했지만 보통 인간의 장점과 결함 또한 갖고 있었다. 폴리페모스는 어수룩했고, 케르베로스는 탐욕스러웠으며, 켄타우로스는 현명했고, 뤼지냥의 용 아가씨는 유혹적이었고, 페가수스는 자신의 속도를, 히드라는 미모를 뽐냈다. 

이 괴물들은 우리 인간과 마찬가지로 자부심, 증오,욕망, 그리고 질투와 권태까지도 느낄 수 있고, 그래서 우리에게 공포를 불러일으키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처럼 타인의 친절을 원하고 또 우리처럼 고통에 시달리는,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료 생명체로서 존중받기 때문에 그토록 오래 기억되는 것이다. - P145

역사학자 폴 벤느는 "당연히 고대인들은 신화를 믿었다!"고 말하면서도, 그렇다고 그들이 신화를 진실이라고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이렇게 답한다. "진실이란 권력을 향한 의지로부터 우리를 갈라놓는 얇은 막 같은 집단적 자기만족이다."
- P146

무인도에 도착하면 누구든 그곳을 간절히 벗어나고 싶어지게 마련이다. 육지에 묶여 있을 때 우리는 배를 타고 수평선 저 너머 어딘가야생이 살아 있는 해안으로 떠나서 우리 입맛에 맞는 세상을 건설하고 싶다는, 나만의 조그마한 우주를 다스리는 독재자가 되고 싶다는 꿈에 젖곤 한다. 하지만 막상 그런 섬에 도착해 추위, 굶주림,
공포, 권태, 절망에 시달리고 보면 그곳에서 벗어날 방법 외에 다른생각은 못 하게 된다. 무인도로 가져갈 책 한 권을 꼽는다면 무엇이겠느냐는 질문에 G. K. 체스터턴은 "토머스의 실용적인 조선술 안내서"라고 답하기도 했다.
- P148

프라이데이에게, 그리고프라이데이의 후예들에게 한 세기 뒤 프랑스에서 발표된 인권선언 따위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노예제는 물론 폐지되겠지만 다른형태의 예속으로 대체될 뿐이다. 아동노동, 저임금, 토지 수용, 성매매, 집단 학살, 천연자원 파괴, 산업적으로 초래된 기근, 피난, 강제 추방 등등.
- P155

단 하나의 진정한 외계는 우리 몸이다. 다른 공간은 모두 탐험이 가능하다. 아무리 먼 별도, 아무리 깊은 바닷속 골짜기도 인간의 호기심 앞에 열려 있는 데 반해, 소위 우리 것이라는 몸은 순전히 믿음에맡김으로써만 우리 것일 수 있다. 거울을 통해 우리 얼굴을 확인할수는 있지만 그나마도 좌우가 뒤바뀐 모습만 볼 수 있고, 우리 뒷모습은 달의 뒷면만큼이나 미지의 영역이다(이제는 달의 그 은밀한구역마저도 중국인들이 주의 깊게 탐사하고 있지만) - P158

플라톤의 『국가』 제9권에서 소크라테스는 청중에게 이렇게 말한다. "폭정은 좀도둑질과 폭력 행위의 문제가 아니다. 신성하면서도불경한,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대규모 약탈의 문제다. 그러나 영혼을 관찰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진짜 폭군은 비굴한 자세와 노예 신세에 누구보다도 강하게 얽매여 있고, 인간 중에서도 가장 비열한 자에게 아첨하는 사람이며, 자기 욕망을 충족할방법을 찾을 일말의 가망도 없어 대부분의 것이 궁한 처지인, 진정으로 불쌍한 인간이다. 그는 평생토록 공포에 빠져 살며 발작과 고통에 시달린다. 사실상 그는 자기가 다스리는 도시를 닮았고, 더 나아가 그 도시의 살아 움직이는 상像이다. 그리고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폭군이 다스리는 도시 만큼 비참한 곳도 없다."
- P166

우리는 호메로스에게 전쟁에 관해,
소포클레스에게 여성에 관해, 셰익스피어에게 유대인에 관해, 볼테르에게 시민 의무에 관해 묻고, 그들이 이 모든 주제에 관해 우리에게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작품을 남겼다고 믿는다. 

소설이란 설명도, 학설도, 메시지나 교리문답을 전하는 글도 아니라는 것은 잊히기 일쑤다. 그러나 소설은 오히려 애매모호함, 날것이거나 설익은 견해 그리고 암시, 직관, 감정을 토대로 꽃피는 법이다. - P186

존재한다는 것은 지각된다는 것이다
ㅡ영국 철학자 조지 버클리의 주관적 관념론의 기본 명제 - P197

미학의 크나큰 역설은 관습적으로 아름답거나 추하게 여겨지는 것들을 오히려 정반대의 관점에서 보려 한다는 것이다(청개구리 심보에서인지는 몰라도), 즉 아름다운 얼굴은 너무 균형 잡혀서심심하다든지, 밋밋하다든지, 진부하다고 여기는 반면, 추한 얼굴은 흥미롭고, 경험이 풍부해 보이고, 비록 예쁘진 않아도 매력적이라고들 한다. 아름다운 것을 추화化하고 추한 것을 미화하는 경향은 여러 문화권에서 나타난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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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7-07 1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주문해서 모레 받습니다.
느낌을 함께 공유해요. ㅋ

청아 2021-07-07 12:29   좋아요 2 | URL
좋아요!!ㅋㅋㅋㅋ😉

새파랑 2021-07-07 15: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대 최다 밑줄수량이네요~! 망겔선생님 및 끝내주는 괴물들 마니아 1위 예약👍

청아 2021-07-07 15:19   좋아요 1 | URL
ㅋㅋㅋ와닿는 문장이 많아서 자제하는데도 책을 옮겨놓고 있네요.😅